"투병과정도 어려운데"...혈소판 성분 지정헌혈 7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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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과정도 어려운데"...혈소판 성분 지정헌혈 7배 늘어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10.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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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의원, 대한적십자사에 제도개선 강력 요구키로

투병 중인 환자가 헌혈자를 직접 구하는 이른바 '지정헌혈' 량이 최근 4년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환자들의 고통이 클 수 밖에 없는데 국회의 제도개선 요구에도 관리기관인 대한적십자사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2021년 헌혈 현황'에 따르면, 일반 헌혈량은 2018년 285만7115유닛에서 2021년 246만279유닛으로 해마다 꾸준히 줄었다.

반면 지정헌혈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8년 1만9344유닛에서 2019년 4만5557유닛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0년 7만7334유닛(전년대비 1.7배 증가), 2021년 14만2355유닛(전년대비 1.8배 증가) 등으로 급증세다.

헌혈은 뽑아내는 혈액제제의 종류에 따라 혈액의 모든 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장, 혈소판)을 채혈하는 전혈헌혈과 성분채혈기를 이용해 특정 성분만 채혈하는 성분헌혈(혈장, 혈소판, 혈소판혈장)로 나뉜다. 

이중 백혈병, 항암제 투여, 재생불량성빈혈 등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의 경우 주로 혈소판 성분헌혈을 쓴다. 그러나 일반헌혈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환자가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지정헌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혈헌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혈소판 성분헌혈 중 일반헌혈 대비 지정헌혈 비중은 2018년 1.9%, 2019년 4.9%, 2020년 8.6%, 2021년 11.7%로 상대적으로 높고 상승세도 크다.

이처럼 일반헌혈로 채혈되는 혈소판제제가 부족하다보니 투병과정도 견디기 힘든 환자들이 혈소판 성분 지정헌혈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주변에 투병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심리적·금전적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SNS나 인터넷카페에서는 환자가 혈소판 성분 지정헌혈을 요청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혈액수급을 담당하는 대한적십자사는 지정헌혈을 최소화하고 일반헌혈을 확대할 개선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혜영 의원은 "해마다 헌혈량이 줄어 혈액수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지정헌혈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증·난치질환 환자가 주로 수혈받는 혈소판 성분헌혈은 더 적어서 환자들이 투병과 더불어 지정헌혈자 구하기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2020년부터 국정감사와 토론회 등 의정활동을 통해 대한적십자사에 제도개선을 요구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들은 여전히 같은 고통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오늘(12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장에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분을 모셔서 구체적인 문제점을 직접 청취하고 혈소판 헌혈 활성화와 지정헌혈 제도개선을 강력하게 지적할 예정이다. 환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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