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헌혈? 피 구하는 고통서 벗어나 투병에만 전념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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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헌혈? 피 구하는 고통서 벗어나 투병에만 전념하도록"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8.1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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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의원, 환자단체와 손잡고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
안기종 대표 헌혈공가제·헌혈외출제 활성화 등 제안

"환자와 환자가족은 피를 구하는 고통에서 벗어나 투병·간병에만 전념해야 한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백혈병환우회와 쿠키뉴스가 공동 주관한 '환자와 환자가족이 헌혈자를 직접 구하는 지정헌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의 메인테마다.

최혜영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헌혈 참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들처럼 꾸준히 적혈구·혈소판 수혈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들에게 특히 헌혈 참여가 낮은 방학이나 연휴 기간은 그야말로 지옥과도 다름없을 것이다. 그동안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에서 환자가 피까지 직접 구해야 하는 혈액 부족 상황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그래서 오늘 정부·국회·환자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지정헌혈제도의 현실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 논의된 사안들을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은 보건복지부 혈액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임영애 아주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안기종 한국백혈병환우회 대표가 '환자와 환자가족이 헌혈자를 직접 구하는 지정헌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이어 임지향 은평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박기홍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헌혈증진국 국장, 황유성 대한산업보건협회 한마음혈액원 원장, 김범준 지정헌혈 플랫폼 ‘피플’ 대표, 조건희 동아일보 기자, 김정숙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 과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했다.

주제발표하고 있는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대표
주제발표하고 있는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대표

발제자인 안 대표는 우리나라 지정헌혈 현황, 환자와 환자가족 입장에서 지정헌혈 문제점, 헌혈자 입장에서 바라본 지정헌혈 문제점, 지정헌혈 문제 개선방안 등의 순서로 발표했다. 그는 " 2016년부터 지정헌혈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2021년에는 한 해 동안 총 헌혈건수 260만4427건 중 5.4%에 해당하는 14만2355건이 혈액 부족으로 환자와 환자가족이 직접 혈액을 구해야 했다"며, 국내 혈액부족 실태에 대해 언급했다.

안 대표는 '전혈 및 성분채혈혈소판 지정헌혈 문제 개선방안'으로는 ▲헌혈공가제 활성화 ▲헌혈외출제 활성화 ▲헌혈조퇴제 활성화 ▲성분채혈혈소판 채혈장비가 있는 헌혈의집 등 평일 운영시간 1시간 연장 시범사업 검토 ▲헌혈의집 등 토요일·공휴일 운영 종료시간 오후 8시로 통일 ▲성분채혈혈소판 채혈방지 신규 설치·추가 구비 ▲헌혈예약 실시간 전체 확인 시스템 도입 ▲의료기관과 혈액원 간 혈소판 사전예약제 활용 고도화 ▲'오늘의 혈액보유량'과 '오늘의 지정헌혈 의뢰건수' 공개 ▲혈소판성분헌혈 대국민홍보와 교육 ▲적정수혈 인센티브 등 적정수혈 유도정책 추진 등을 제시했다. 

한편 주제 발표에 앞서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인 이성구 씨와 다회헌혈자인 이기연 씨가 환자와 헌혈자 입장에서 지정헌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성구 씨 사례를 들으면서 눈씨울을 붉히고 있는 최혜영(오른쪽) 의원
이성구 씨 사례를 들으면서 눈씨울을 붉히고 있는 최혜영(오른쪽) 의원

이성구 씨는 "백혈병이라는 병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몸도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지만 정신은 더욱 무너져 내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지인들에게 헌혈을 부탁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수혈을 제때 받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걱정했던 날들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환자들이 혈액에 대한 걱정을 덜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 개선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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