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혈액관리 기본계획안 '좋거나 아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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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혈액관리 기본계획안 '좋거나 아쉽거나'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2.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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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안전 분야 까지 혈액관리 범위 확장 큰 의의
"환자가 혈액 구해야 하는 현실 언급없어 유감"
백혈구여과제 도입 구체적인 목표제시 필요성도

공단협상 중인 고용량 철분주사제급여화 관심도
복지부, 혈액관리 기본계획 온라인 공청회

정부가 2년만에 한국형 혈액관리 체계 구축방안을 다시 내놨다. 5년마다 혈액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한 '남인순법'에 근거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온라인 공청회에서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연내 확정하기로 했다.

혈액관리 사업에서 헌혈목표관리제를 도입하고, 국가책임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축이다. 또 백혈구제거 혈액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혈장가격을 고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날 공청회 지정토론자들은 기본계획안에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아쉬운 대목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지적했다. 댓글로 의견을 개진한 온라인 참석자는 고용량 철분주사제제 급여화 필요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엄태현 인제대의대 교수는 "전체 계획의 틀은 바뀔수없지만 구체적 계획은 5년내 달성 가능한 것과 그다음 목표로 나눠서 긴호흡으로 계획을 세우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게 과다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이어 "혈액수가 등이 수혈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서 수정보완해 가는 절차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헌혈환부적립금 지침 마련, 임상의사에 대한 연구 지원체계 마련, 헌혈자에 대한 예산지원 방안 마련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신영 연대의대 교수는 "2018년 종합계획 수립 때 백혈구여과제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는데 뚜렷한 진척이 없는 것 같다. 이번 기본계획안에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보지만 당장 어려우면 단계적 전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혈액관리 업무 관련 인프라, 구체적으로는 핵산증폭검사장비 등 노후장비 교체, 각 혈액원 시설 개선 및 장비 교체 등에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보조하기 어렵다면 혈액수가 조정을 통해서라도 적기에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의료기관, 의료진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수혈 전문의 없는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황유성 한마음혈액원장은 "남인순 의원이 발의해 5년마다 혈액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한 건 굉장히 의미가 크다. 이대로만 추진된다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고 했다.

황 원장은 그러면서 홍보전문가 확충, 시민참여형 헌혈추진협의회 및 캠페인 추진, 채혈금지 기준 등 재검토, 혈장가격 고시 등을 중요하면서도 유의미한 계획으로 지목했다.

다만 "적십자사 전문성 강화와 혈액사업 독립성 확보, 식약처와 복지부를 포괄하는 감독체계 등이 검토되지 않은 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팬데믹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인데, 감염병 위기가 혈액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본계획 수립 이후에 계속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번 기본계획에 환자나 환자가족이 직접 혈액을 구입하는 상황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지정헌혈 문제도 제도개선 과제로 반영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 "혈액관리위원회에 적어도 국민을 대변할 헌혈자 대표, 다시 말해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비영리민간단체 등의 위원을 4명 정도는 포함시켜야 한다. 헌혈증진 활동에서 이들 단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헌혈자 불만은 헌혈시간이다. 퇴근하고 헌혈의 집에 가서 혈소판 헌혈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퇴근한 후에 집 근처에 가서 할 수 없다. 헌혈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면 안된다. 주말에 여유있을 때 하고 싶은 데 주말에 열지 않는 헌혈의 집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준년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혈액안전감시과장은 "모든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수혈은 불가피한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은 비감염성 수혈 부작용"이라며 "이번 기본계획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혈액관리의 범위를 혈액제제의 안전성과 품질에서 끝나는게 아니고 수혈(환자) 안전까지 확장한 데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온라인으로 공청회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이날 의견을 개진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중에는 환자 혈액관리 차원에서 사용가능한 고용량 철분주사제제 급여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는 질문도 있었다.

이와 관련 수술 때 수혈 대체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용량 철분주사제인 페린젝트주((카르복시말토오스수산화제이철착염)에 급여 등재 협상이 현재 건강보험공단과 JW중외제약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 

페린젝트주 급여요구는 관련 전문학회가 제기한 것인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수혈을 최소화하는 환자중심의 치료개념인 '환자혈액관리(PBM)'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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