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94.8%는 야간·휴일 가산진료 사실상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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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94.8%는 야간·휴일 가산진료 사실상 안한다
  • 홍지연 기자
  • 승인 2016.04.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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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달빛어린이병원 만족도 높지만 참여기관 적어

의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9곳은 수가 가산에도 불구하고 야간시간대와 휴일에 사실상 진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4년 9월부터 평일 야간시간대와 주말·공휴일 진료를 하면 운영비를 지원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하고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연구책임자 곽영호 교수)이 보건복지부 의뢰를 받아 수행한 '소아환자 야간휴일 진료체계 구축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9일 연구결과를 보면, 국내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NEDIS)의 최근 5년 자료를 분석해 응급실 방문 후 한 시간 이내 퇴원·귀가한 경우를 경증환자라고 정의하면 연간 경증 소아환자 약 35만명이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74%는 야간과 휴일에 응급실을 찾았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야간·휴일 가산수가 청구건수 분석에서는 경증 소아환자가 응급실이 아니 병의원에서 평일 야간(20시 이후)과 휴일에 진료받은 건수는 연간 약 1100건이었는데 대부분은 주말과 공휴일에 방문이 이뤄졌다.

공급측면에서 야간휴일 가산수가 청구사례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야간휴일에 병의원에서 진료받는 소아는 2~3세가 가장 많았고, 요구되는 진료수준은 대부분 의원급(1차의료)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작 의원급 의료기관은 야간·휴일 소아환자 진료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전체 청구 의원 2만5747곳 중 야간휴일 청구건수가 연간 1000건 이하(하루 3건 미만)인 기관이 2만4405개(94.8%)에 달했다. 3만 건 이상 청구기관은 병원 27곳, 의원 1곳 등 28곳이었다.

연구진은 일본의 경우 소아환자 야간휴일 진료체계는 정부재정지원으로 지역의사회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조합형태로 자리잡혀 있는 등 외국에서는 야간휴일 비응급(경증) 환자 진료체계가 다양한 형태로 정착돼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와 비응급(경증) 진료가 동시에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야간휴일 비응급실 소아진료체계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으로는 개원의의 경우 주로 기존 병원 시스템을 활용한 대안(응급센터 내 야간외래 개설 등)이, 병원근무자는 개원의 순번제 야간진료 담당을 적절한 형태로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참여를 높이고 더 많은 지역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장단기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응급의료기관 내 야간휴일 소아외래 운영과 소아청소년과의원 연합제.요일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방안을 제안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시간외 진료수가를 신설해 야간휴일 진료 재원을 마련하고 경증 소아환자에 대한 대국민 안내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내놨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30일 오후 3시 대한상공회의소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 같은 자리에서 권근용 복지부 사무관이 달빛어린이병원 만족도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연구책임자인 곽영호 교수 주재아래 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시민연대 회장, 전국아동병원협의회, 대한응급의학회, 복지부 임호근 응급의료과장 등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이어진다. 패널토론 제안을 받은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와 대한소아과학회는 불참 통보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구결과와 각 계 의견을 반영해 4월 중 달빛어린이병원 체계를 다양화하면서 상시공모 형태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수가 관련 보완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가 현리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한 전화설문에서 이용자 80%가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이는 응급실 31.4%보다 월등이 더 높은 수치다.

또 응답자 77%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없었다면 응급실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답했고, 응답자 88%와 82%는 각각 '재방문 의향이 있다', '지인에 추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응답자 43.5%는 10분 이내에 달빛어린이병원에 도착한다고 했고, 대부분(95.5%)은 30분 이내라고 답했다. 또 병원도착 후 진료까지 걸린시간은 35%가 10분 이내, 38%는 30분 이내라고 했다.

이번 만족도조사는 사전동의 후 전화설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수 200명, 신뢰수준 95%, 오차범위6.1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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