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인 3명 중 2명 "병원내 감염 발생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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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 3명 중 2명 "병원내 감염 발생위험 높다"
  • 홍지연 기자
  • 승인 2015.07.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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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연구원, '병원안전 인식도 조사' 연구

병원급 이상에서 근무하는 의료기관 의·약사나 간호사들 가운데 3명 중 2명 이상은 원내 감염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 조사된 것임에도 이 같은 문제인식이 드러난 것은, 우리나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안전실태에 정책적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네카)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이용자 및 종사자의 병원안전 인식도 조사연구(연구책임자 김수경·유명순)'를 최근 수행하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14일 네카에 따르면 이 연구는 지난 2~3월 두 달 간 서울시내 병원 2곳, 종합병원 1곳, 상급종합병원 2곳을 이용하는 입원환자와 보호자 478명, 병원에서 일하는 의·약사와 간호사 46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먼저 병원이용자와 종사자는 '병원 안전'에 대해 낙상(417건)이나 감염(330건), 사고(236건), 화재(181건), 투약(117건) 등을 꼽았다.

병원 안전에 대한 평소 인식을 답하는 질문에는 병원 이용자가 종사자보다 더 안전하다고 인식했다. 특히 원내 유형별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 '병원 내 감염 발생 가능성'을 '높다(43.4%)' 또는 '매우 높다(21.9%)'고 응답해 65.3%가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를 '전혀 없다'부터 '매우 높다'까지 5점 만점으로 계수화시킨 결과 '병원 내 감염'이 3.8점으로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유형별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심각성에 대해서는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 '마취 사고와 시술·수술 사고' 심각성을 가장 높게 인식하고 있었고, 오진과 의약품 사고, 병원 감염, 의료기기 사고 문제를 뒤이어 꼽았다.

전체적으로 병원 이용자보다 의·약사와 간호사와 같은 병원 종사자들이 원내 안전사고 심각성을 더 높게 인지하고 있었다. '병원 내 감염'에 대해서도 종사자(81.2%)가 이용자(73%)보다 그 심각성을 크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용자(28.3%)와 종사자(40.8%) 모두 '부족한 인력' 문제를 동일하게 지적했다.

이용자의 경우 부주의(13.5%), 진료시간 부족(12.5%), 숙련도 부족(11.1%), 환자 정보 공유 부족(10.4%)을 이어서 꼽았고, 종사자의 경우 안전관리 시스템 미흡(12.1%)과 부주의(11.5%) 순으로 응답했다.

병원 이용자와 종사자가 병원 안전문제 개선에 중요하다고 인식한 항목은 ▲의료인 수 확충 ▲교육훈련 확대 ▲환자 당 진료시간 증가 ▲의료인 근로시간 단축이었다. 또한 관련법과 규칙 제정, 의무적 병원안전사고 보고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병원 안전문제 개선의 주체로 병원이용자는 병원 경영자(31.4%)와 정부(30.1%)를 꼽는 등 병원체계 및 제도적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병원종사자들은 의사 개인(25.2%)과 병원 경영자(24.5%)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번 연구사용한 인식도 조사는 메르스 사태 이전(2~3월)에 진행돼 현 시점의 병원안전 인식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인 위험인식 조사도구를 의료에 적용해 조사도구 타당성을 확인해보는 기초연구로서, 서울 지역 병원급 이상 5개 병원에서 소규모 이용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수행돼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대된 전국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수경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에서 환자안전법 관련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인과 일반대중의 병원안전 인식수준을 주기적으로 조사·점검해 환자안전 정책에 반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책임자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학회와 언론 등에서 환자안전 의제 공론화, 정부·의료계 주도 병원안전 정보 공개, 안전 커뮤니케이션 방안 개발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보건의료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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