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 있으면 뭐하나"…외과·흉부 외상전문의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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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외상센터 있으면 뭐하나"…외과·흉부 외상전문의 '급감'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07.0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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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학 세부전문의 2010년 86명에서 2023년 16명 감소 경향 '뚜렷'
복지부 1.33억원 인건비 지원, 현실과 격차 "입원전담의·중소병원 이직"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이직 러시와 외상 세부전문의 배출 감소 속에서 외상 진료체계 개선이 가능할까.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외상학 세부전문의 배출이 최근 5년 사이 외과와 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응급의학과를 중심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외상센터 핵심 인력인 외상학 세부전문의 배출이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감소했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 화면 캡쳐.
권역외상센터 핵심 인력인 외상학 세부전문의 배출이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감소했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 화면 캡쳐.

외상학 세부전문의 제도는 교통사고 등 중증외상환자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설치한 권역외상센터 전문인력 확보 차원에서 마련됐다.

초기 세부전문의 지원 자격은 외과와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4개 진료과에서 비뇨의학과, 성형외과, 응급의학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등으로 폭넓게 확대한 상황이다.

2010년 배출된 외상학(기존 외상외과) 세부전문의는 86명에 달했다. 전국 권역외상센터가 속속 개소되면서 전문의 수는 2013년과 2016년을 제외하고 20명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9년 18명, 2020년 6명, 2021년 15명, 2022년 24명, 2023년 16명 등 최근 5년 줄어든 경향이 확연했다.
 
2010년과 2023년 세부전문의 취득 진료과별 비교해 보면, 외과는 30명에서 7명으로, 신경외과는 10명에서 1명, 정형외과는 16명에서 3명, 흉부외과는 19명에서 2명, 응급의학과 6명에서 1명 등으로 급감했다.

올해 비뇨의학과와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전공 외상학 세부전문의는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13년 외상학 전문의 351명…비뇨·성형·이비인후과, 올해 세부전문의 '‘0명' 
  
지난 13년간 배출된 외상학 세부전문의는 351명이다.

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원광대병원, 목포한국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안동병원, 을지병원 등을 중심으로 외상 전문의 잇따른 사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65일 24시간 대기 상태인 외상센터는 전담전문의와 간호사 등 외상 의료진 팀워크가 핵심이다. 사직에 따른 전문의 공백은 동료 전문의 당직과 근무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외상 전문의 공백이 지속되면 채용공고를 내도 외상학 전문의들이 외면하고, 남아있는 전문의들이 지쳐서 이직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외상센터 전담전문의 1인당 1.33억원(당직 수당 제외)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인건비는 2018년 이후 정체된 상황.  

외상 전문의들이 높은 연봉과 주간 근무인 대학병원 입원전담전문의와 중소병원 봉직의 등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다. 

대학병원 외상 진료교수는 “권역외상센터 외상 전문의들의 사직으로 세부전문의 절반 가까이 중소병원 봉직의와 입원전담의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안다. 워라 벨을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중증외상 환자 치료를 위해 사명감만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는 지났다. 그들을 외상센터로 다시 복귀시키기 위한 정부의 제도적,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복지부가 외상센터 문제점을 모르고 있을까.

■외상학회, 복지부 간담회에서 인력확보 건의 "상종 지정·의료질평가 항목 추가"

복지부는 지난 5일 오후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서울 달개비에서 대한외상학회(이사장 박찬용)와 외상환자 진료체계 개선 및 향상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대구와 경기 지역 등에서 발생한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기관 수용거부 문제 방지 차원의 현장의견 수렴이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지난 5일 열린 외상학회와 간담회 모습.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지난 5일 열린 외상학회와 간담회 모습.

외상학회는 중증외상환자 치료 핵심인 인력 확보 방안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가점 부여와 의료질평가 항목 신설 등 외상센터 운영 병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개선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외상학회 의견에 공감하며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피력했다.

박민수 차관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 응급환자가 적시에 적정 응급실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응급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오늘 간담회 후에도 다양한 의료현장과 국민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지속 보완해 나가고, 추가적 지원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외상학회가 이날 간담회에서 얻은 분명한 소득은 그동안 배제된 중앙응급의료지원단 회의에 외상학회를 추가하라는 복지부 차관의 지시가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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