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방불 콜린협상...숫자 '1' 보여줘야 '올타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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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방불 콜린협상...숫자 '1' 보여줘야 '올타결' 간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7.1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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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환수율 20% 속속 합의...받아라"...미합의 업체에 종용
제약 "회사마다 다른 사정 감안해야...20-∝% 기대"

뇌혈관질환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약품비 환수 재협상이 오늘(13일) 종료되는 가운데, 1차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건보공단과 제약사 모두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는 게 눈에 띠게 달라진 점이다. 

협상 중인 57개사 전체 타결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건보공단이 숫자 '2'를 고수하느냐, 아니면 '1'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협상 만료일을 하루 앞둔 이날 약품비 환수계약에 합의한 콜린업체들이 속속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보공단이 환수율을 30%에서 20%로 더 낮추면서 콜린업체들 사이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하지만 콜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은 여전히 날을 세우면서 건보공단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수율 20%는 그 자체가 근거가 없는 수치이기도 하지만,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과 직결되는 숫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합의 업체들의 불만과 희망사항은 이렇다.

"건보공단은 20%에 합의한 업체들이 많다며, 20% 합의를 강하게 종용하고 있다. 20%가 건보공단이 제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이걸 안받는 제약사는 타결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데 있다. 위탁제조사나 CSO(영업대행사) 위탁사, 원료가격 차이 등 여러 사정으로 같은 콜린성분 약제여도 원가구조가 다른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사정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미합의 업체들은 호소하고 있다. 20% 환수율은 특히 손익분기점에서 한참 벗어난다. 건보공단이 타결을 원한다면 '20-∝%', 손익분기점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올 필요가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재협상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이익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손실을 감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최소한 '1자(20-∝, 19~15%)'를 보여줘야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건보공단에게는 부담스런 일이다. 만약 '20-∝'에 합의된 업체가 나온다면 이미 20% 환수율에 합의한 업체들까지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 환수율에 차등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타결을 성사시키 위해서는 숫자 '1'도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수가협상을 보자. 매년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의과의원과 약국 등은 숫자 '3'을 보기위해 막판까지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숫자 '3'은 3%를 의미한다. 협상시한도 넘겨 매년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수가협상은 추가 재정분담안(벤딩)을 놓고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장기간 토론을 벌인 탓에 협상시한 다음날 오전 6시가 넘어서 협상이 타결된 유형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건보공단과 재정운영소위의 이런 노력은 추가 재정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가능하면 협상을 타결짓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콜린 재협상도 막판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수가협상 분위기를 방불케하고 있다. 미합의 업체들은 어떻게는 숫자 '1'을 보고 싶어한다. 결국 선택은 건보공단의 몫인데, 숫자 '1'을 선택하느냐, '2'를 고수하느냐에 따라 전체 타결이냐, 일부 타결이냐로 판이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협상시한도 오후 6시에 마무리되는 다른 협상과 달리 자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사용량-약가연동 등 다른 협상은 오후 6시로 통지하는데 이번 건은 협상시한(날짜, 시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건보공단이 종료시점을 처음부터 탄력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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