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경제력 먼저 묻게 되는 삼중음성유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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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경제력 먼저 묻게 되는 삼중음성유방암"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9.13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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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화 교수, "효과적인 혁신신약이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 지적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포함 4개 약제 모두 비급여 영역"
"삼중음성유방암, 사각지대 놓인 희귀질환 조합" 표현

"삼중음성유방암 진단이 내려지면 환자에게 경제적 여력이 있는지, 실비 보험을 들었는지를  먼저 묻는다. 치료제가 의료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수용체 등 암을 타겟하는 표적이 발현되지 않아 다른 유방암과 달리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삼중음성유방암의 치료제 접근성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전한 임상 현장의 현실이다. 

박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에 사용되는 혁신 신약들이 속속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급여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치료제의 옵션도 적지만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질환 조합'"이라고 표현했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삼중음성유방암의 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택토론회'에서 박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의 현황과 위험성을 짚으며 "환자의 생존 혜택을 입증한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정부에서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법은 수술,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 방사능 치료로 제한되고 있으며 약물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치료로 적용되고 있다. 때문에 환자들은 잦은 다약제 내성으로 인해 낮은 반응율을 보이고 있으며 1차 화학요법 실패 시 무진행생존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다. 

그는 "삼중음성유방암의 특징은 젊은 여성 세대에게서 더 높은 발생율을 보인다"면서 "임상 양상이 공격적이고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 요법이 거의 없어 사망하는 환자가 많은 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발율이 높아 환자 2명 중 1명은 3~5년 사이 재발을 경험한다"면서 "전이성 4기 삼중음성유방암은 다른 아형의 전이성 유방암보다 예후가 더 나쁘고 화학요법에 대한 반응도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13개월에 불과하며 전신 요법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환자가 암으로 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 때문에 삼중음성유방암은 조기에서 완치를 향한 치료가 필수”라면서 “초기 치료에서 완전관해를 이룬 경우, 재발확률이 76% 감소했고 사망확률 또한 81%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통해 암을 없애는 것이 장기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기에 쓸 수 있는 약물이 의료보험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삼중음성유방암 수술 후 잔존암이 남아있는 환자는 젤로다를 6개월 투여하는 방법 외에 달리 치료법이 없다. 이런 배경 때문에 3년 사이 재발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이날 박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삼중음성유방암 진단 시 환자에게 경제력을 먼저 묻게 되는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의료보험 내 없어 진단 후 환자들에게 치료할 여력이 되는지, 실비가입이 되어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면서 "환자들에게 약제 사용에 따른 비용 부담 이야기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진행성/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2차 이상의 전신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효과적인 치료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고, 해외 주요 유방암 진료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치료법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현재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펨블로리주맙, 아테졸리주맙, 올라파립, 사시투주맙 등이 있지만 모두 보험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 린파자(성분 올라파립),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는 주요 임상을 통해 각각 무진행생존기간 9.7개월, 7,4개월, 7개월, 4.8개월을 나타냈다.

또 생존율은 23개월, 25.4개월, 19.3개월, 11.8개월을 나타내 사망위험을 최소 27%에서 49%까지 감소시켰다. 

이들 약제 중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 티쎈트릭, 린파자는 PARR억제제, 트로델비는 Trop-2플 표적으로 하는 ADC(항체약물접합체)로 분류된다. 
  
박 교수는 "이들 약제들은 임상을 통해 무진행생존기간, 전체 생존기간 연장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생존 혜택을 입증한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자들이 치료제 투여를 두고 경제적인 부담을 이유로 (투여 여부를)고민하지 않게 보험 혜택을 적용해 달라"면서 "효과적인 혁신신약이 지금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상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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