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질환 보유 아토피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옵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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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질환 보유 아토피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옵션 고려해야"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7.17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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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아토피 절반 이상이 '흡연·고령·심혈관계 질환' 보유 
국내 성인 아토피환자 기반 위험인자 보유 연구 진행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기획이사)

올해 3월 대한피부연구학회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가 발표됐다. 국내 19세 이상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10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면연구에서 환자 50.9%가 심혈관계 위험인자, 악성 종양을 비롯해 과거 흡연 이력, 고령 등 최소 한 가지 이상 건강 위험인자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최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가 잇따른 승인을 받으면서 일부 치료제에서 위험 인자가 보고되고 주요 보건의료당국들이 관련 조치를 취하면서 학계의 관심과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실제 국내 임상현장에서 위험 인자에 해당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됐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이지현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기획이사(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앞서 2021년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지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고지혈증,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말초혈관질환 등이 발생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관련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토피피부염에서 면역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자가면역을 조절하는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어 처방 가능한 약제가 다양해졌지만,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연령, 흡연 이력,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과 같은 건강 위험인자와 치료제의 투여 시 주의 사항 등을 사전에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연구가 가지는 의의를 전했다. 

뉴스더보이스는 국내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동반질환, 건강 위험 인자에 대한 연구의 주요 저자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를 진행한 배경, 연구결과의 의미와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에 시사하는 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올해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국제학술대회 IASS(International Atopic Dermatitis Summit Seoul)에서 국내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동반질환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셨다고 들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질환으로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하며 동반질환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 이에 환자가 겪을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를 확인해 효과적이면서도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아토피피부염에서 동반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토피피부염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인해 질환이 발생하고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면역학적 기전이 동반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제2형 면역 반응(Th2, T helper type 2)으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며 이외에도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이 만성적으로 활성화되어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은 동반질환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진료나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 피부과학회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성인 환자에서의 동반질환 이해 및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피부과학회지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사 증후군, 심혈관계 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정신 질환 등에 대한 연구가 게재됐다. 

-오랜 기간 아토피피부염을 앓은 환자들이 정신 질환 등 동반질환을 겪게 되는 비율이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가?

다른 만성질환과 정확하게 비교한 데이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아토피피부염은 얼굴이나 보이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고 가려움증으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학교나 직장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환자의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피부 관련 삶의 질 지수) 등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등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 대상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흡연, 심혈관계 위험인자 보유 여부, 고령 등으로 정의했는데, 이러한 요인들을 연구 대상으로 정한 이유가 있는가?

고령 환자의 경우 다른 동반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고 특히 남성에서 45세, 여성에서 55세 이상의 연령은 잘 알려진 심혈관계 위험 인자 중 하나다. 그리고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위험 요인으로 설정하게 됐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고혈압 또는 당뇨 동반 여부도 유의한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생물의약품인 듀피젠트가 만 6세 이상 소아청소년, JAK억제제가 만 12세 이상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급여 적용됐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어떠한 기준에 따라 두 약제를 처방하는지 궁금하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듀피젠트를 먼저 권하는 편이다. JAK억제제는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나 특정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다만 주사에 지나치게 거부감이 있거나 얼굴, 목 부위의 증상이 심한 환자, 빠른 효과가 필요한 환자, 그리고 주기적 내원 자체가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경구제를 권하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하셨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치료제 처방 시 환자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효과,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한 장기적인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는 듀피젠트를 처방하는 경우가 아직은 대부분이고 JAK억제제는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JAK억제제를 주로 젊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 처방하고 있고 아직 처방 기간이 길지 않아 미국 FDA 블랙박스 경고(blackbox warning) 등에서 기술하고 있는 심각한 이상 반응은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볼 때 듀피젠트의 안전성은 어떤가?

상당히 안전한 치료제라는 생각이 든다. 일부 환자에서 결막염이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 외에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발견할 수 없었다. 국내에서도 3년 이상의 안전성 데이터가 쌓인 것으로 알고 있고 계속해서 데이터를 쌓아갈 예정이다.

-학회 차원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에 추가적으로 의견을 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듀피젠트는 만 6세 이상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되었지만, 이미 생후 만 6개월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도 나와 있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환자 접근성이 더 개선될 수 있다. 

그리고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치료를 통해 관해되는 경우가 있어 산정특례 기간을 5년이 아닌 3년으로 줄이고 전문가가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간 교체 투여나 병용 투여 시 보험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없어 제도적 보완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듀피젠트가 개발된 이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보시는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병원에 내원하지 않던 많은 환자들이 내원을 통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고 질환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좋은 치료제를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과거에는 치료제를 사용해도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하다 보니 피부과에서는 독한 약을 쓴다는 잘못된 인식이 많았다. 이제는 치료제 개발로 이러한 인식이 개선되어 더 많은 환자들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받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더 효과적으로 치료받기 위한 다음 단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환자분들이 규칙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체크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환자분들이 실망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규칙적인 내원을 통해 증상 개선 경과나 동반질환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선의 경우 생물의약품이 개발되면서 거의 100% 조절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아토피피부염은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 특성상 치료만으로 100% 조절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생물의약품 치료 외에도 보습제나 국소 스테로이드제 사용, 음식 섭취, 마인드 컨트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신경을 써야 해 환자, 보호자의 질환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계속해서 희망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환자와 보호자분들도 힘내시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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