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의 '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 골절 위험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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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의 '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 골절 위험 막아"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6.07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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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리아, 10년간 장기 임상 통해 지속적인 골밀도 개선 효과 확인"
스티븐 커밍스 명예 교수, "초기부터 강력한 치료제 사용 고려해야"

고령인구의 골절 예방을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목표 지향적 치료 (Goal Directed Treatment) 전략'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한국을 찾은 스티븐 커밍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명예 교수는 뉴스더보이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의 핵심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골절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프롤리아(성분 데노수맙)의 대표적 임상인 FREEDOM과 FREEDOM Extension를 주도한 그는 임상 의의에 대해 "지속적인 골밀도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이라면서 "골다공증 치료 시 먼저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해 치료를 시작한 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치료제를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때마침 보건당국도 연관 학회의 잇따른 지적에 골다공증 진단기준인 'T-SCORE -2.5'를 넘으면 급여 투여를 중지하는 골다공증치료제 급여 투여기간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골다공증 치료에서 전략적 수행 가능성이 열린 것. 이에 대해 커밍스 명예교수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는 골다공증 환자는 약 30%에 불과하다"면서 "더 많은 환자들의 골밀도를 측정하고 골절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더욱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의료진에게 성공적인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무엇보다 "골다공증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골절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 예방에 가장 주안점을 두며, 골밀도를 나타내는 T-score가 -2.5 이하인 환자의 경우 초기부터 강력한 치료제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의 핵심 포인트를 전했다.

다음은 그와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스티븐 커밍스 명예 교수
스티븐 커밍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명예 교수

-골다공증의 ‘목표 지향적 치료’란 무엇인가? 기본 개념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재 표준치료(Standard treatment)에서는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환자들, 즉 골밀도가 낮고 골절 경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제로 대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와 같이 값이 저렴하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치료제들을 고려한다.

‘목표 지향적 치료’는 이와 다르다. 모든 환자들이 똑같이 저렴한 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하기 보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골절 위험도를 중심에 둔다. 이를 종합적으로 살펴 환자를 위한 치료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치료제를 찾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따라서 ‘목표 지향적 치료’에서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골밀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골다공증의 치료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는가?

골밀도 검사로 T-score를 확인하면 환자의 골 소실 정도와 골다공증 심각도를 살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골밀도를 얼마나 회복해야 할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 T-score가 -2.5 이하라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므로 T-score -2.0 달성을 치료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치료 목표를 달성하려면 치료 옵션의 골밀도 개선 효과가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T-score -3에서 -3.5까지는 상당히 중증의 골다공증이다. 목표 지향적 치료에서는 환자의 T-score가 -3.5 수준이라면 -2.0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강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때 치료를 통해 환자의 T-score가 -2.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더라도 그 이후의 골절 위험도는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을 기반으로 할 때, 실제 골다공증 치료제 옵션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앞서 설명한 대로 목표 지향적 치료에서는 환자의 골밀도를 확인하고 치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치료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폐경 후 여성들의 T-score 범위는 +1부터 -4까지 상당히 넓게 나타나는데, 기존의 표준 치료 방식대로라면 T-score가 -2.5 이하인 환자들에게 모두 동일하게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할 것이다.

반면, 목표 지향적 치료에서는 환자의 골밀도를 확인하고 T-score -2.5라는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치료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때문에 목표 지향적 치료 방식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살펴, 어떤 환자에게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를 먼저 투여하겠지만, T-score가 더 낮은 환자라면 치료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프롤리아(성분 데노수맙)와 같은 더 강력한 약제로 1차 치료를 시작할 것이다. 프롤리아는 5~10년에 걸쳐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보다 골밀도를 더 강력히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표준 치료와 목표 지향적 치료의 차이가 나타난다. 표준 치료에서는 약제를 통한 골밀도 개선 효과가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의 경우, T-score가 -2.8인 환자를 3년간의 치료 기간에 걸쳐 -2.4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T-score가 그보다 낮은, 가령 -3.0 이하의 환자라면 목표 지향적 치료의 관점에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제가 아닌, 다른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목표 지향적 치료가 제시하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나?

골다공증의 치료 목표를 한 달만에 달성할 수는 없다. 목표 달성에는 수년이 걸린다.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투약 기간에 따른 골밀도 증가 효과다.

먼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들은 대개 2~3년 가량 투여할 경우, 투여 기간 동안 척추 부위의 골밀도를 3~5% 가량 개선시킨다. 한편 그 이후로는 투여 기간에 따른 골밀도 상승을 설명하는 그래프가 수평을 그리기 시작한다. 일정 기간 이후에는 더 이상의 골밀도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들은 3년 이내에 이러한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이후로는 추가적인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없다.

반면 프롤리아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과 기전이 다르다. FREEDOM 및 FREEDOM Extension 연구에서 프롤리아는 치료 10년 시점까지 매년 골밀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T-score가 -3 내지 -3.5로 골밀도가 매우 낮다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는 기간 동안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 환자에게는 프롤리아 또는 골형성촉진제(anabolic agent)가 최적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프롤리아 임상연구인 FREEDOM와 FREEDOM Extension를 주도했다. 목표 지향적 치료 관점에서 해당 임상 연구를 평가한다면?

FREEDOM, FREEDOM Extension은 직접 진행했던 연구 중 가장 장기간의 연구다. 해당 연구는 프롤리아가 치료 10년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골밀도를 개선시킴을 확인해 목표 지향적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로도 유사하게 10년 연구를 진행했지만, 골밀도를 지속적으로 개선시키지 못하는 등 그래프 양상이 다르다. 프롤리아는 척추 골절 위험을 약 7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가 약 40~50% 감소시킨 것과 비교된다.

또 FREEDOM, FREEDOM Extension 연구는 프롤리아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프롤리아는 골다공증 치료 시의 주요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프롤리아 치료군은 골다공증 치료 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1만 명 중 1명 이하로 보고되는 등, 안전성 프로파일이 우수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경우 10년 복용할 경우 비정형 대퇴골 골절 위험도가 4% 가량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비정형 대퇴골 골절은 아시아 지역 여성에게 발생할 위험이 백인 여성에게서 발생할 위험보다 5~6배 높다. 비정형 대퇴골 골절은 여성에게 굉장히 심각한 골절이기에 비스포스포네이트는 10년까지 사용해서는 안되며 복용 3~5년 후부터는 안전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치료 시작 후 3년 시점까지 효과가 없다면 치료를 중단해야한다. 반면 프롤리아는 치료 10년 시점까지의 장기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FREEDOM Extension 연구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골다공증 치료 현장에서는 골절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을 구분하고 있다. 목표 지향적 치료 방식에 따르면 각 환자군에 대해서는 어떤 치료 전략이 효과적인가?

고위험군에게는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골밀도 개선효과를 보이는 치료 옵션이 필요한 프롤리아가 최적의 치료 옵션이다. 그러나 이보다 골밀도가 낮아 매우 높은 골절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very-high-risk)’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목표 골밀도를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척추나 팔에 골절이 발생있어서 1~2년 내에 재골절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은 환자들, 고위험임박군(high imminent risk group)의 경우에는 T-score에 관계 없이 보다 강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프롤리아도 강력한 치료제지만, 이와 같은 초고위험군에게는 더욱 강력한 골형성촉진제가 요구되므로 1차 치료로 골형성촉진제인 이베니티를 사용한 후 골흡수억제제인 프롤리아를 사용하는 순차치료가 필요하다. 목표 지향적 치료에서는 목표 골밀도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절 위험도를 최대한 강력하고 빠르게 낮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스티븐 커밍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명예 교수
스티븐 커밍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명예 교수

-목표 지향적 치료에 따르면, 현재 환자에게 시행하는 골다공증 치료가 적합한 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는가?

먼저 치료 과정에서 면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했다면, 치료 진행 과정에서 골밀도의 변화를 살펴 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골밀도의 작은 변화가 아니다. 목표 골밀도에 도달하는 것이다. 치료 반응이 있었느냐보다도, 치료 목표를 달성했느냐를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만약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치료제로 치료한 환자가 2~3년 후의 추적 검사에서 T-score -3.2에서 -3.0으로 개선이 나타났다면 어떤 의료진은 환자가 치료에 반응이 있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는 아직 골다공증의 치료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지금 투여하는 치료 옵션으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목표 지향적 치료 관점으로 보면 이 환자는 치료제를 바꿔야한다.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치료제를 계속 사용하며 골절 혹은 치료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을 남기면 안된다.

-그렇다면 치료 목표를 달성한 이후의 골다공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골다공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골밀도를 모니터링하며 목표 T-score 이상으로 골밀도를 유지해야한다. 먼저 목표 수치를 달성했다면 골다공증 치료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2~3년 후, 5년 후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골밀도가 목표 T-score를 상회하면 괜찮지만, 골 소실이 생겨 -2.7 이하로 낮아지면 이는 다시 치료를 시작하는 지표가 된다. 골 소실이 크지 않다면 다시 기존의 치료제를 투여하면 된다. 그러나 골 소실이 크다면 목표 지향적 치료 원에 따라 더 강력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후 추가적인 골밀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에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한다.

-한국 관련 학회에서는 골다공증의 높은 치료 중단율 때문에 고민이 깊다. 치료 지속율을 높이기 위해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먼저, 의료진이 환자를 잘 추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들의 진단 기록을 상세히 작성하고 보관해야 한다. 환자가 치료를 위해 내원해야하는 일정을 파악하고 이를 환자에게 적기에 알려야 한다. 이와 동시에, 환자 교육이 중요하다. 환자가 임의로 치료제를 중단하거나 휴약기를 가지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만일 프롤리아로 치료하는 환자들이라면 매 6개월마다 투약을 위해 내원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골다공증을 진료하는 한국 의료진에게 성공적인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한 조언의 말씀 부탁드린다.

현재 골다공증 환자가 치료 목표를 달성하고 평생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돕는 치료 옵션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는 골다공증 환자는 약 30%에 불과하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 중 적어도 2/3가 치료 받지 않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골다공증을 관리하고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골밀도를 검사하고, 골절이 발생하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더 많은 환자들의 골밀도를 측정하고 골절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더욱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을 고혈압처럼 생각하면 된다. 고혈압 환자가 평생 동안 목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측정 도구와 치료제는 이미 존재한다. 골다공증도 이제 이러한 도구와 옵션들이 있다. 골다공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고, 그들의 치료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평생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과 마찬가지로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해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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