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중중천식 치료제 급여, 안타까움 넘어 부끄러움 느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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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중중천식 치료제 급여, 안타까움 넘어 부끄러움 느껴야"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6.2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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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언론, 입 모아 ‘산정특례·위험분담제’ 적용 제안
비슷한 질환 대비 치료제 접근성 낮아…“사회 문제이자 제도 문제” 비판
언론, 코리아패싱 첫 사례 ‘졸레어’ 언급…"위험분담제 적용 가능해야"
정부, “유효성과 비용효과성 간과 못해“…3개 약제 급여 논의 중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

중증질환 중에서 유독 신약의 도입이 미진했던 중증천식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환자단체와 언론이 입을 모아 위험분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신약 접근성에 있어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급여 시장 진입을 위해 위험분담제를 활용 가능할 지 들여다 보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환자단체는 중증천식 신약 도입 지연에 대해 “허가와 급여 사이를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며, 유연한 제도 변화를 이끌지 못하는 보험당국과 높은 약가를 고수하는 제약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3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중증천식 진료현황과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아토피와 중증건선의 치료제 도입과정을 보면서 중증천식은 왜 이렇게 환경이 다를까 생각했다”면서 “천식치료제의 도입 과정을 보면 국내 허가와 보험급여 사이에 안타까움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천식치료제는 노바티스 졸레어가 2007년 허가 이후 13년 만인 2020년 7월 보험급여를 적용 받았다. 졸레어는 허가 이후 약가 협상 과정을 밟았으나 다른 국가 대비 낮은 약가로 인해 급여 절차를 중단하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졸레어는 글로벌 신약의 ‘코리아패싱’의 대표 사례가 됐다.

이후 누칼라(허가 2016년), 싱케어(허가 2017년), 파센라(허가 2019년) 등 인터루킨5 제제가 급여 시장 진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산정특례 적용 이후 위험분담제 예외 적용을 받아 아토피치료제 시장에 진입한 듀피젠트 역시 중증천식치료제 급여 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은영 이사는 “졸레어 이후 4개의 약제가 급여 시장에 들어오지 못한 것은 많은 걸 이야기 하는 것 같다”면서 “임상적 유효성과 근거 부족이 아니라면 급여가 안 되는 것은 비용효과성이나 제도의 문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질환연합회 사무국장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질환연합회 사무국장

이어 “중증아토피치료제가 도입될 때 위험분담제가 새롭게 들어왔다”면서 “사후관리 등 급여권에 들어가면 허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유연하고 전향적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환자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가슴없는 행정(정부)과 과도한 이익추구(제약사)로 환자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라면서 “유연하게 환자를 가운데 놓고 전향적으로, 환자 중심으로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돼 도입(허가)됐지만 환자들은 (급여를)기다리는 상황”이라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약제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환자들로부터 들으면 슬퍼진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정부가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환자들이 치료제 없이 고통 속에 있는 사각지대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치료제 접근성이 낮은 질환에 대해 산정특례 적용 확대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두 환자단체의 산정특례 확대와 치료제 접근성 향상에 대한 의견에 지영구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은 “학회도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학회가 '우아하고 고상하게' 임상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서 지냈다. (치료제 접근성에 대해서는)적극적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언론을 대표해 토론에 나선 최은택 뉴스더보이스 편집국장 역시 위험분담제를 통해 중증천식치료제의 환자 접근성을 조속히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은택 뉴스더보이스 편집국장
최은택 뉴스더보이스 편집국장

최 편집국장은 위험분담제 적용 사례인 듀피젠트를 언급한 뒤 “위험분담제는 환자 접근성 개선을 하면서 보험재정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이유가 실제가격과 표시가격이 있어 그 갭만큼 보험재정이 덜 나가기 때문”이라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보험재정도 크게 부담이 안 되고, 제약사에도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 부담은 약제별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표시가격 기준일 것”이라면서 “위험분담제로 환급 받고, 후발 약제들이 들어오고 시장이 분배되면 분담금 역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위험분담제를 경제성평가 예외로 보는 인식을 이제는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짚기도 했다.

최 국장은 “위험분담제는 통상 선별목록제도의 예외적인 제도라고 인식돼 왔었다”면서 “그러나 위험분담제 대상 약제도 경제성 평가를 다 하고 있어서 예외 통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문에 위험분담제를 예외 규정으로 보는 것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산정특례제도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등재할 때 활용하지 말고 등재된 다음 적용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미영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실장은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을 따져 신약의 급여를 책정하는 제도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선별등재라는 특성으로 인해 중증천식 치료제 도입이 지연된 배경을 설명했다.

유미영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실장
유미영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실장

유 실장은 역시 졸레어의 급여 과정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3개의 인터루킨5제제 중 두 약제는 2020년 신청을 했고 한 약제는 여러차례 가격을 맞추기 어려워하다 지난해 결정신청을 했다”면서 “이들 약제가 경쟁을 하다보니 일반등재 절차로 신청한 약제도 있고, 위험분담안을 제시한 약제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는 비용효과성 때문에 경제성평가 자료를 보고 있다. 이르면 7월 중 위원회 논의를 거쳐 하반기에는 급여로 들어오는 약제가 있을 것이다. 위험분담안이 적용 가능한 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림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그간 정부는 약가협상 기간 단축, 등재절차 간소화,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대체약제가 없고 삶을 질을 개선하는 약제를 빠르게 등재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면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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