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학회들 쓴소리 "복지부 뭐하나…수련제도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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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회들 쓴소리 "복지부 뭐하나…수련제도 지원 시급"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06.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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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소청과·산과·흉부외과 이사장, 재정 없는 전공의 정책 비판
지원 없는 나열식 대책 불과…"의사 멱살 잡히는 드라마 현실 개탄"

필수의료를 대표하는 내과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전문학회 수장들이 정부를 향해 쏜 소리를 했다.

재정 지원 없이 수련제도를 끌고 가는 보건당국의 행태에 강한 비판을 가한 것이다.

대한의학회 주최로 15일 오후 더케이 서울에서 열린 학술대회 패널토의에서 전문학회 이사장들은 의료현실에 기반한 전공의 수련제도와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전문학회 이사장들은 15일 의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지원책 없는 전공의 수련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학회 이사장들은 15일 의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지원책 없는 전공의 수련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은 "정부가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물이 필요한데 정작 다른 것을 생각한다"면서 "일본의 경우, 15년 전 저출산 불구 수가 보호정책과 아동청 신설로 필수의료를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는 2023년도 전공의 확보율 26.2%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김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똑같은 업무를 하는데 다른 과에 비해 인컴(수입)이 낮다. 전공의 수련지원금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일차의료가 무너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대책은 나열식에 불과하다. 대책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수련위원장은 "20년 전에 비해 산부인과 남자 의사는 사실상 전멸상태이다. 171명에서 작년 7명에 불과하다"며 "야간 당직 대부분은 남자 의사가 담당한다. 50대 의사들의 체력적 한계가 오면 분만 인프라가 심각해질 수 있다. 몇 살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며 전공의 기피에 따른 산부인과의 시한폭탄 상황을 전달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경환 이사장은 가치기반 수가개선을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은 정부에서 전공의를 중점 관리하고 있다. 한국은 수련병원에 맡기고 문제가 있어야 드러난다. 학회에 자료를 가져오라고 하지 말고 복지부가 진료과별, 수련병원별 데이터를 관리하고 들여다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가치기반 수가 개선이 없으면 흉부외과는 힘들다. 수련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전하고 "학회도 몇 년 전 3년제 수련전환 논의가 있었지만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련기간을 단축하면 흉부외과는 소멸할 수 있다. 힘들어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과학회도 건강보험과 상대가치 합리적 개선을 주문했다.

박중원 이사장은 "3년제 전환 가장 큰 문제는 치프(기존 4년 레지던트 의미) 역할이 없어졌다. 현재 1~3년차는 각자 수련으로 바쁘다. 학회 차원에서 수련프로그램 개선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진료과 전망은 사회 구조 영향을 받지만 건강보험과 상대가치 영향이 크다. 복지부가 욕을 먹는 일이나 결국 (수가개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이승구 수련교육이사는 의사를 겨냥한 적대적 사회 분위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젊은 의사들은 워라벨과 경제적 보상, 형사처벌 등을 진료과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의사를 때려야 표가 된다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의사 멱살을 잡고, 의사에게 침을 뱉는 장면이 여과 없이 나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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