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라게브리오, 엉켰던 실타래 풀어가는 MSD
상태바
키트루다·라게브리오, 엉켰던 실타래 풀어가는 MSD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3.24 0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키트루다, '트레이드-오프' 카드로 폐암 1차 급여 진입
팍스비로드 밀렸던 라게브리오 3월 도입 '물고 터'

MSD가 2021년과 2022년을 관통하는 겨우내 풀지 못했던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라게브리오(성분 몰루피라비르)에 대한 엉켰던 실타래를 풀어내는 모습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다.

키투르다는 한국 시장 진입의 최대 허들이었던 폐암치료제 1차 급여라는 관문을 '트레이드-오프'라는 카드를 쓰며 3년 만에 풀어냈고, 코로나19 최대 수혜자로 올랐다 막강한 경쟁 약물의 등장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던 라게브리오는 국내 공급을 3월이 되서야 시작하게 됐다.

먼저 라게브리오는 막강한 경쟁자 팍스비로드의 등장으로 막혔던 국내 유입 통로가 3월에야 열리게 됐다.

앞서 라게브리오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예산 확정 이후 심속심사 절차를 거쳐 국내 환자에게 처방 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당시 보건당국은 경증·중등증 성인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라게브리오를 도입하기 위해 우선심속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40일로 앞당기기도 했다.

정부와 협상 과정을 밟고 있던 MSD는 비슷한 시기 화이자가 팍스비로드에 대한 중간 연구를 마친 결과가 발표되자 위기를 맞았다. 팍스비로드가 라게브리오 보다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중간 보고 결과를 내놓으면서 우선 심사 순위에서 밀리게 됐던 것.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라게브리오는 정부와 협상을 거쳐 지난해 12월 27일 국내 도입 채비를 마무리했으나 보건당국이 팍스비로드 도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면서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당시 MSD는 최우선 공급을 목표로 3만명 분 물량을 도입한 바 있는데 이 물량은 23일 식약처의 긴급승인으로 곧바로 환자들에게 투여될 수 있게 됐다.

MSD는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에 대해 "라게브리오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요한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라게브리오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줄이고, 환자들의 증상 개선과 빠른 일상 복귀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라게브리오는 보건당국과 10만명 분에 대한 계약이 체결된 상태지만 화이자의 팍스비로드 공급 물량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추가 도입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팍스비로드 공급 물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탓에 돌파구를 찾게 된 라게브리오는 추가 물량 도입이라는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트레이드-오프'라는 카드가 만든 1차 관문 통과

MSD의 올해 최대 난제로 급부상 중이던 키트루다의 폐암치료 1차 급여 벽이 드디어 열리게 된 것도 3월이다. 회사는 급여라는 난관을 뚫기 위해 블록버스터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 패밀리를 포함한 15개 약제의 약가를 인하를 수용했다.

이런 노력 끝에 키트루다는 이달 1일부터 폐암 1차 급여 확대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된 편평·비편평상피세포암 포함 모든 환자가 1차 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반긴 건 의료계다. 폐암치료에서 가장 수요가 높았던 면역항암제를 드디어 수용할 수 있게 되면서 또 하나의 '무기'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의 1차 급여에 대해 "항암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반응을 보이는 지 여부인데 키트루다는 생존율이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이며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면서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완벽한 1차 치료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과거 항암요법이 기본으로 깔고 키트루다를 썼다면 이제는 PD-L1 발현율에 따라 키트루다 단독 혹은 병용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키트루다는 무조건 써야 하는 약제로 패러다임이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키트루다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PD-L1발현율(TPS) 50% 이상'이라는 장벽도 깨졌다.

이달 21일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박세훈 , 최윤라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모델을 이용해 종양침윤림프구의 밀도와 분포에 따른 폐암 면역학적 형질 분석을 환자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의 밀도가 높아 활성인 경우, 그만큼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발휘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데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종양침윤성림프구가 활성인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를 투여 받은 환자 중 종양침윤성림프구가 활성인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8개월로 비활성환자 11.9개월 보다 크게 늘었다. 무진행 생존기간 또한 활성환자가 15.6개월로, 비활성환자 4.8개월 보다 연장됐다.

기존 바이오마커인 PD-L1의 발현율이 1~49%인 경우에도 활성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가 도움이 됐다. 치료 반응율을 보면 22.8%으로 비활성환자 3.9%보다 높았다.

이세훈 교수는 “환자들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가 무엇인지 찾는 것은 치료 성공으로 향하는 첫 걸음”이라며 “새 바이오마커를 보조수단으로 삼는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자칫 소외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가 의료현장에 적용되기 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키트루다에게는 환자 투여 범위가 넓어지는 계기가 하나 더 마련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 MSD는 지난해 목표했던 두 약물의 한국시장 입지 구축을 위한 의미있는 발자취를 3월, 봄이 되어서야 남기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