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뻥튀기'…공익감사 청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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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뻥튀기'…공익감사 청구키로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6.04.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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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노조-시민단체 연대..."금융당국 요금인상 길 터줘"

민간의료보험 영역인 손해보험사들이 올해부터 보험료를 무려 22~44% 올렸다. 2014년 손해율이 137.6%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손보사 업계가 내세운 손해율 산정 근거에 의문을 품고 급기야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건강보험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경실련, 건강세상네트워크,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연대해 "3200만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폭탄세례'를 퍼부은 손보사들의 손해율 산출방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25일 이들 단체에 따르면 손보업계 보험료는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보험료(위험보험료)와 모집인 수수료, 광고,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그런데 손보사들은 높은 손해율을 산출하기 위해 부가보험료 수입을 제외하고 위험보험료 수입만을 사용해왔다는 것이다.

"손해율 80%, 엉터리 산출방식으로 137%로 늘렸다"

보험료 조정을 위한 손보사 손익정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가보험료 수입을 고려해 손해율을 산출해야 함에도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이를 감추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제기의 첫 발이다.

손보사들의 계산 방식대로 한다면 부가보험료 비중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손해율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이들과 똑같은 산출방식(분모에 위험보험료 수입만을 사용)을 이용해 건보공단이 지난해 연구한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합리적 발전방안(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14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96.6%에 불과한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 단체는 "부가보험료 수입을 고려해 손해율을 산출할 경우(분모=위험보험료+부가보험료) 2014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80.1%가 된다는 건보공단의 보고서와도 일치한다"며 "손해율에 대한 이 같은 산출방식은 미국 건강보험법(Affordable Care Act)도 동일하며, 미국은 보험자의 손해율 80% 이상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 자율화 조치…실손보험료 인상폭탄 허용"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6조3000억원(생명보험 3조6000억원, 손해보험 2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000억원이나 늘었으며, 이는 은행권보다 2조7000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지난해 건보공단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민간보험사들은 2013년부터 내년 건강보험 보장성확대 소요액(11조2500원)의 13.5%인 1조5000억원(연평균 3000억원)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보험료 자율화 조치를 통해 보험사들이 마음껏 실손의료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릴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해진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 수준의 적정성을 위해서는 정확한 손해율 산정이 전제돼야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일방적 주장대로 원가계산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았다"며 유착 의구심을 제기했다.

"건보 무력화 시키는 실손보험…공익감사 청구할 것"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간보험사들은 실손의료보험의 부가보험료 규모 등을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자신들의 손해율 산정이 자의적이란 점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건보노조와 시민단체들의 또 다른 문제제기다.

실손의료보험의 무한팽창과 보험료의 무차별적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위축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이들 단체는 건강보험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건보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과 보험료 인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하기로 했다.

공익감사 청구는 ▲실손의료보험료에서 부가보험료의 비율조사 및 공개 의무화 규정마련 ▲실손의료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금융당국 점검의 적정성 여부 등이 골자로, 보험사들의 횡포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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