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입랜스보다 늦으면 안돼"...버제니오, 등재 속도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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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입랜스보다 늦으면 안돼"...버제니오, 등재 속도전 성공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5.18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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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평가연계로 허가보다 빨리 급여 신청
국내 허가 1년 1개월만에 6월부터 급여
첫해 예상청구액 240억...블록버스터 예약

5.15 건정심 의결 약제=(2) 버제니오와 입랜스

릴리의 유방암치료제 버제니오정(아베마시클립)의 급여등재 속도전이 통했다. 국내 허가 1년 1개월만에 급여목록에 등재되게 된 것인데, 무엇보다 선발약제인 화이자제약의 입랜스캡슐(팔보시클립)과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급여화할 수 있게 된 건 릴리 입장에서는 큰 성과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버제니오정50mg 등 3개 함량 제품 급여등재안이 지난 15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돼 6월1일부터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될 수 있게 됐다.

버제니오정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쓴다. 허가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투여단계 1차로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에게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해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 사용된다.

또 투여단계 2차 이상에서는 '1차 치료 후에 질병이 진행된 호르몬 수용체 (HR) 양성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여성'에게 파슬로덱스주와 병용해서 사용된다. 이들 허가사항 요법은 이번에 등재되면서 급여기준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단독요법으로는 지난해 4월26일부터 폐경 후 여성에게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버제니오정은 사실 국내 허가단계부터 마음이 급했다. 버제니오가 국내 허가 전인 지난해 3월21일 한국화이자는 선발약제인 입랜스캡슐을 파슬로덱스와 병용해서 쓸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확대해 달라고 신청했다.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이 사실상 동일한 버제니오 입장에서는 입랜스캡슐 스케쥴을 따라잡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같은 계열로 지난해 10월 국내 시판 허가받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리보시클립숙신산염)의 존재도 부담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버제니오가 채택한 게 바로 2014년 9월 도입된 허가-평가연계제도였다. 릴리는 이 제도를 활용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토가 완료되고 허가증이 발급되기 전인 지난해 4월30일 급여등재 신청서를 심사평가원에 냈다. 국내 시판허가는 다음날인 5월1일에 나왔다. 

버제니오는 이후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입랜스캡슐과 같은 날인 지난해 9월4일 통과했다. 하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입랜스 2월, 버제니오 3월로 한 달 차이가 발생했다. 그런데 약가협상은 입랜스 3월7일, 버제니오 3월11일로 비슷한 시점에서 시작했고, 5월6일(입랜스)과 7일(버제니오) 잇따라 협상을 타결지었다.

버제니오는 NCCN 가이드라인(미국종합암네트워크 진료지침)에서 '카테고리1(높은 권고 수준)'으로 권고되고 있고,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16.4개월)의 경우 대조군(7.8개월)과 비교해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두 배 이상 개선시키는 임상결과를 토대로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어렵지 않게 넘었다. 

비용효과성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폐경 후 여성 일차 내분비요법(대체약제와 비용최소화 분석), 내분비요법 후 암이 진행된 여성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대체약제와 투약비용 분석) 모두 입랜스와 비교해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물론 환급형 RSA를 적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유방암학회, 종양내과학회, 암학회 등은 기존 치료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이는 등 임상적 항종양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약제라는 의견서를 보험당국에 제출했다.

버제니오는 A7 국가에는 이미 모두 등재됐었다. 조정평균가는 50mg 기준 8만6933원이었는데, 국내 상한금액은 50mg, 100mg, 150mg 모두 4만9587원 동일가로 정해졌다. 복지부는 "건보공단 예상청구액 기준 연간 재정소요액은 약 240억원 규모"라고 했다.

한편 입랜스도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 급여기준 확대를 환급형 RSA로 진행했다. 여기다 상한금액도 급여기준이 확대되는 6월1일부터 3개 함량제품 동일하게 10.8%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입랜스75mg 등 3개 함량제품 약가는 6월부터 모두 12만5900원이 된다.

복지부는 "건보공단 예상청구액 기준, 급여기준 확대로 예상되는 재정 소요액은 연 약 165억원 규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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