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빈코, 계절 영향 큰 겨울철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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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빈코, 계절 영향 큰 겨울철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적"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12.11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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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가려움증 개선 효과, 피부 증상 개선과 삶의 질 높여 삶의 개선"
아토피피부염 가이드라인 개정, "치료제 '교차 투여' 명시"  

계절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 질환이 있다. 그 중에서도 건조해진 바람과 일교차로 인해 환자들이 고통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아토피피부염이다.  

겨울철 낮은 온도와 습도가 피부 장벽 기능을 전반적으로 저하시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가려움증'에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가장 큰 질환 부담을 안겨주는 증상으로 가려움증과 긁기의 악순환을 유발해 피부 손상과 통증을 증폭시키고 질환을 만성화 시킨다. 실제로 전 세계 8개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61%의 환자들이 최근 병원을 방문한 원인으로 가려움증을 꼽았으며 ‘가려움증의 완화’가 피부증상·병변 개선을 넘어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로 뽑혔다.

아토피피부염에서 가려움증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질환을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가려움증 완화’는 아토피피부염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뉴스더보이스는 가려움증이 절정에 이르는 겨울철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고충과 치료 환경, 실제 처방 경험으로 바라본 지료제의 가려움증 개선 효과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달 26일 고현창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 교수는 최근 새롭게 개정된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연자로,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배경과 설명도 들어봤다. 

다음은 고현창 교수와의 일문 일답. 

고현창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고현창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환절기 계절 변화로 인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높아졌다 들었다. 그 이유가 뭔지 설명 부탁드린다. 

환절기 온도와 습도의 변화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의 ‘가려움증’은 날씨가 건조할 때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극심한 가려움증은 ‘긁기’를 유발하여 피부 염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기존 약물 치료를 통해 잘 관리되고 있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 중에서도 증상이 심해지는 사례가 많다.

생물학적제제 등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로 질환을 관리하는 환자들도 환절기에는 급격한 악화를 겪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염증 반응과 피부 장벽의 약화, 두 가지 원인을 축으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JAK억제제 또는 생물학적제제를 통해 염증 반응을 관리하는 동시에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 장벽을 회복시켜야 한다.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들에게 환절기 낮은 습도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실내 습도 조절 및 보습제 사용을 통해 피부 수분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환절기로 인한 염증과 질환 악화의 초기 증상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 치료제와 및 여러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기에 완화할 수 있도록 한다. 

-시빈코를 비롯한 JAK억제제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생물학적제제 및 JAK억제제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중증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전신 면역억제제로 제한적이었다. 고용량의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의 우려가 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옵션이 없어 처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그중 사이클로스포린의 경우 1년 이상 복용 시 고혈압, 신장 기능 저하 등 부작용 위험도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또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던 스테로이드제제의 경우 장기간 복용 시 고혈압, 당뇨, 녹내장, 백내장, 골다공증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원하지 않는 옵션이었으므로 치료 진행이 어려웠다. 때문에 국소용 치료제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별다른 치료 옵션이 없다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반면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는 1년 이상의 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는 치료제로, 보다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치료를 할 수 있다. 다만, 주사 제형의 생물학적제제는 소아 환자를 포함해 주사에 대한 공포와 통증을 크게 느끼는 환자들에게는 2주 간격으로 투약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JAK 억제제가 순응도를 높이는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자가 투여도 가능하지만, 자가 투여가 어려운 경우 2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투약해야 한다. 반면 경구용 JAK 억제제는 한 번에 1~2달 분량을 처방해 내원 주기를 길게 설정할 수 있는 만큼, 학생 등 바쁜 환자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가려움증이 심한 환자에게 시빈코를 처방했던 사례가 있다면 공유 부탁드린다. 

임상 현장에서 시빈코를 처방한 후 환자들의 반응을 통해 신속한 가려움증 개선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고, 등교조차 힘들어하던 중고등학생 환자들이 시빈코를 처방받은 후에는 복용 당일부터 편안하게 숙면을 취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실제 환자들의 경험담을 통해 가려움증에 특히 시빈코의 효과가 빠르다는 것을 체감했다. 또한, 복용 시작 후 1~2주 이내에는 빨갛게 올라왔던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연한 갈색으로 변하는 증상 완화도 확인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각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환자군이 따로 있는지도 궁금하다.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모두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만 가려움증 개선 측면에서 JAK억제제가 생물학적제제 대비 신속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다. 임상 연구 데이터에서도 생물학적제제 대비 우수한 치료 효과 달성률과 가려움증에 신속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가려움증으로 수면에 지장을 겪었던 환자들이 시빈코와 같은 JAK억제제를 처방받은 바로 다음 날 숙면을 취했다는 케이스도 있다. 따라서 가려움증으로 고충을 겪는 환자한테는 JAK 억제제가 더 좋은 치료 옵션이 된다. 

다만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약제 선택 과정에서 드물지만 알려져 있는 부작용에 대해 환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각 환자의 동반 질환과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권고하게 된다. 

생물학적제제인 두필루맙은 IL-4/13 염증 반응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천식이나 비염을 동반질환으로 갖고 있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사용할 경우 동반질환의 증상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두필루맙을 사용하는 환자의 약 20%에서 눈의 충혈과 심한 건조를 증상으로 하는 결막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얼굴과 목 부위의 붉은 염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치료 시작 전 결막염을 동반하거나 얼굴 부위에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JAK억제제를 권한다. 

한편, JAK억제제 복용 시 2~3개월 주기로 콜레스테롤 검사 등 모니터링이 필요한 반면, 생물학적제제는 주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심혈관계질환을 동반하는 고령 환자에서 JAK억제제의 부작용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슈가 제기된 바 있으나, 논문 기반의 메타분석을 해본 결과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는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악성 종양 위험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JAK억제제 사용시 감염 및 단순포진의 증가 양상이 보고되어, 단순포진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생물학적제제가 권고될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JAK억제제 간에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세 가지의 JAK억제제 모두 신속한 염증 개선 효과를 보이나, 임상 연구 결과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시빈코와 린버크(성분 유파다시티닙)는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EASI-90 달성률을 확인한 만큼 현재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들이다. 실제 치료제를 선택할 때 환자들에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함께 말씀드린다. 

두 약제 모두 좋은 효과를 보이나, 부작용 측면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린버크는 여드름 발생 빈도가 조금 더 높으며, 시빈코는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메스꺼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여드름이 발생하기 쉬운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시빈코를 더 선호하는 반면, 원래 약을 복용할 시 메스꺼움 등 소화기 증상을 자주 겪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시빈코를 선택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시빈코는 50mg의 저용량 옵션을 제공하는데, 신장 기능이 저하된 일부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등장을 통한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며,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현재의 치료제들이 등장하기 이전인 10년 전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가 정말 어려웠다. 환자들도 결국에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극심한 증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내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여러 신약에 대한 정보를 알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환을 조절하고자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다만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는 여러 옵션이 존재하는 만큼, 치료 한계에 봉착했을 때 다른 치료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아토피피부염은 특정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없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과 연령대, 동반질환 등 임상적 특징을 고려해서 치료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자들이 예기치 못한 이상반응이나 불충분한 효과로 인해 특정 치료제에 불만족하더라도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즉, 환자의 치료 경과를 예측할 수 없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불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등의 경우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증상 관리에 대한 조언 부탁드린다. 

아토피피부염은 특정 원인만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 반응, 환경적 요인 두 가지 모두가 영향을 미친다. 또 나이가 들수록 점점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치료제를 통해 염증을 조절하다 보면 치료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환자나, 염증 조절을 위해 주사제나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들도 꾸준히 치료를 지속하며 점차 질환을 개선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치료를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직접 발표하셨다. 개정된 내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지난달 12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제23차 학술대회에서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 변화에 발맞춰 개정된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내년 중 학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약 5년 전만 해도 아토피피부염 치료 옵션은 스테로이드제제와 전신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메트로트렉세이트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등 획기적인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여 이를 개정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가이드라인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제시하는데, 특히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크게 변화한 부분은 치료 옵션 간의 ‘교차투여(스위칭)’를 명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치료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다른 치료제로 전환하도록 했다.

현재 국내 출시된 세 가지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그리고 출시가 예정된 약제들은 약효와 부작용에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현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급여 기준에서 ‘교차투여’를 인정하지 않아,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 해당 치료제에 불충분한 효과나 부작용을 보이더라도 치료제를 교체할 수 없다. 치료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첫 치료와 동일하게, 4달 간의 국소치료제 및 전신 면역억제제 투여 과정을 거친 후 다른 치료제를 사용하는 절차를 따라야 한다. 치료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악화를 경험하는 과정은 환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가이드라인은 전문가의 견해와 논문 등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정되는 만큼 심평원의 급여 기준과는 괴리가 있다. 따라서 현 급여 기준에 교차투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만큼, 급여 기준의 변경 없이는 실제 임상 현장과 치료 가이드라인 간의 간극이 있을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어떤 의의를 갖는가? 

현재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에서는 중증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 사용에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의 상황에서도 치료제를 변경할 수 없고 투약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 옵션을 시도할 수 있도록 교차투여를 제시한다는 점이 가장 주요한 변화인 것 같다. 또 연령대, 임신 및 수유 여부 등 환자군 별 특성을 고려해서 각 환자군에 적합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교차투여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답답한 부분이다. 

현재 국내 급여 기준과 산정특례 기준은 EASI 점수를 기반으로 한다. EASI 점수 산출에는 체표면 면적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염증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병변이 넓은 환자들은 훨씬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반면, 면적이 적은 얼굴 부위에 증상이 심하거나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는 환자의 경우, 체표면 면적이 적기 때문에 EASI 점수가 낮게 산정돼 보험 급여나 산정특례를 적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아토피피부염의 관리에는 우수한 치료제를 꾸준히 투여해 염증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부 보습, 스트레스 관리 등 환경적 요인을 잘 관리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며, 완치에 다다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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