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기 유방암, 검진과 치료 만큼 재발 위험 관리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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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기 유방암, 검진과 치료 만큼 재발 위험 관리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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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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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룡 충남대병원 외과 교수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은 1999년부터 20년 이상 지속 증가하며 10만 명당 환자 수가 1999년 12.5명에서 2020년 48.5명으로 4배 가까이 높아졌다. 유방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존 기간이 길어진 만큼 재발 위험이 높아 꾸준하고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한 암이기도 하다.

유방암은 조기 유방암과 재발 이후의 유방암으로 나눌 수 있으며, 재발에는 국소 재발과 전신 재발(뼈, 간, 폐, 뇌 등)이 있다. 유방암의 첫 재발은 보통 20%가 국소 재발, 80%는 전신 재발로 나타나는데 특히 전신 재발이 환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유방암이 재발하면 환자들은 힘들었던 치료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발 환자의 절반 이상은 또 다시 재발을 겪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재발을 겪지 않은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는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하지만, 전신 재발 이후의 치료 방향은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은 재발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림프절 전이 여부, 종양 등급과 크기, 세포 증식 속도, 호르몬 수용체(HR) 또는 HER2 양성 여부 등이 알려져 있다. 보통 재발 고위험군이란 병기 상 2기 후반을 넘어서거나, 보다 조기 단계라 하더라도 암세포의 성질이 순하지 않은 HER2 양성을 가리킨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비교적 젊은 40~50대 연령층에서 여성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젊은 연령도 유방암 재발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예후 인자다. 젊은 유방암 환자의 암세포는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 재발과 사망 위험이 높기에, 이들에게는 보다 세심한 재발 관리가 필요하다.

유방암의 내분비요법 치료 후 재발률은 약 14~23%로, 2006년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재발 환자 10명 중 7명(70.9%)은 수술 후 3년 내 재발을 겪는다. 이러한 재발 위험은 앞서 언급한 요인들을 가진 재발 고위험군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최근 조기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된 아베마시클립 monarchE 임상의 RWE 연구에 따르면,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의 5년 재발률(29.8%)이 저위험 환자군(9.1%)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군이 저위험군에 비해 생존율이 약 10% 차이가 났다.

조기 유방암 환자 가운데 임상적으로 재발 고위험군으로 정의되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유방암 아형별로 아베마시클립(HR+/HER2-), 네라티닙(HR+/HER2+), 올라파립(HER2-), 트라스트주맙 엠탄신(HER2+) 등이 최근 조기 유방암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러한 유방암의 재발 위험은 진단 후 1~2년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나므로, 신약들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을 통해 장기적으로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 옵션의 진보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치료 혜택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려면 정부, 학계, 제약사 등의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치료제들은 기존의 표준 치료가 완료된 이후 이어 사용되므로 아직은 인식이 생소하고 현실적으로도 보험 적용 및 치료 비용 부담 등 아직 조기 유방암 치료옵션에 대한 치료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임상적 유효성을 보인 효과적인 치료제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최소화한다면, 재발에 대한 환자들의 두려움과 재발 치료 과정에서의 고통을 미연에 대응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재발 이후 치료에 소요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효율적인 보건의료 재정 운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유방암 검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원 확대로 조기 유방암 환자 비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만큼, 이제는 이들의 완치율을 더욱 높이고 건강한 여명을 위해 조기 유방암의 재발 위험과 이에 대한 관리 중요성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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