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영상 희생 전제한 소청과 진찰료 파격 인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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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영상 희생 전제한 소청과 진찰료 파격 인상 '시도'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07.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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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소아진찰료 200% 가산…전체 의원급 진찰료 1% 인상 '상정'
의료단체 반발, 건정심 정회 후 조정안 의결 "진료 분야 쪼개기 우려"

보건당국이 검체와 영상 진료과 희생을 전제로 의원급 소아 진찰료의 파격적 가산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진찰료 200% 가산을 위한 재정 투입 시 전체 의원급 진찰료는 1% 인상에 그쳐 의료계 내부 분열과 대립으로 갈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는 시각이다.        

건정심을 주재한 박민수 제2차관 모습.
건정심을 주재한 박민수 제2차관 모습.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의원급 환산지수(의료수가) 조정안으로 검체와 기능, 영상 환산지수 동결을 전제로 의원급 소아진찰료 200% 가산을 제시했다.

이날 건정심은 건강보험공단과 협상 결렬될 의원과 약국의 2024년도 환산지수 의결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의원급은 1.6% 인상, 약국은 1.7% 인상 등 공단 측이 최종 제시한 인상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의원급 환산지수 조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복지부는 의원급 환산지수를 1.6% 인상하되 검체와 기능, 영상 환산지수 동결안을 제시했다. 동결에 따른 약 780억원을 의원급 소아진찰 가산에 투입하는 방식을 내놨다.

소아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의원급 소아진찰 가산을 200% 확대하는 방안이다.

세부적으로 1세 미만 및 1세 이상 6세 미만 초진과 재진 상대가치점수를 200% 높여 53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반면, 의원급 초진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1% 인상을 위한 242억원 투입에 그쳤다.

복지부가 상정한 의원급 환산지수 조정 초안.
복지부가 상정한 의원급 환산지수 조정 초안.

이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결의 사항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정운영위원회는 2025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시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을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활용할 것을 건정심에 권고한 바 있다.

의료단체는 강력히 반발했다.

검체와 기능, 영상 관련 진료과 희생을 전제로 소아진찰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상대적으로 의원급 초진 진찰료를 1% 인상에 국한하는 것은 의료계 내부의 분열과 대립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건정심 정회를 요청하고 복지부와 협의해 조정안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격론 끝에 의원급 환산지수 1.6%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기본진료료와 처치 및 수술료를 별도 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복지부는 의료단체 강력한 반발로 건정심 정회 후 협의를 거쳐 새로운 조정안을 의결했다.
복지부는 의료단체 강력한 반발로 건정심 정회 후 협의를 거쳐 새로운 조정안을 의결했다.

복지부는 의원급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진찰료 조정에 투입되도록 하고, 이를 2024년 환산지수 적용 전까지 건정심에 보고하기로 했다.

의료단체 임원은 "검체와 영상 등 동료 의사들의 수가 재정분을 특정 진료과에 몰아주는 형태는 문제가 있다. 국고 지원 등 별도 재정을 통해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는 "복지부가 환산지수 초안이 극단적이라는 의견을 수용해 추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새로운 원칙을 마련한 것 같다. 내년부터 환산지수 협상 시 진찰과 검체영상, 수술 등 별도 협상으로 나눠질 수 있다"며 "그동안 동일한 점수였던 진료 분야 환산지수가 쪼개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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