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누가 키우나?'...식약처, 인력에 목마르다
상태바
'소는 누가 키우나?'...식약처, 인력에 목마르다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5.25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축근무에 남직원 육아휴직까지 빈자리 곳곳서 나타나
임시로 계약직 뽑아 땜짐식 업무투입...전문성 악화 우려

이런저런 이유로 식약처의 업무가 순조롭게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현상황을 한마디로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단축근무에 육아휴직을 여직원뿐만 아니라 남직원까지 하는 터라 업무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턱턱' 끊기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약처 내부 인사에 따르면 많은 정부기관이 그렇듯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수도권에는 남아있는 정부조직의 경우 되도록 가정 또는 특별한 사유로 인해 직원들을 배치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일이 많다.

이런 업무환경은 식약처도 예외가 되지 않고 있다. 오송 식약처(본처)와 지방식약청이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지방식약청이 더욱 인력 이탈이 많다는 전언이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최근 뽑이는 공무원 중 여성이 비중이 놓아지고 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이 잦고 일을 해도 단축근무를 하는 일이 많다"면서 "정부정책방향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진하고 있어 충분히 시대적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일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볼 때 다소 어려움이 발생하는 경향도 잦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육아 등의 이유로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또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직원들이 적지않고 아예 휴직을 하면 그 자리를 계약직을 뽑아 대체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곧바로 충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동료의 업무부담이 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남직원도 유아휴직을 쓰는 분위기여서 업무을 진행하는데 지장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이후 식약처가 마스크 공급에 집중하면서 더더욱 기본업무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담당지역 (마스크)업체들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몇 명씩 빠져야 하고 그렇다보면 원래 일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고 쌓이게 된다"고 하소연을 했다.

무엇보다 정규직이 빠진 자리에 계약직이 채워지면서 업무 책임성부터 내부인력간 갈등도 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방식약청의 경우 업무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경력직은 본부로 빠지면서 한층 그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쓸만한 경력직원은 모두 본처로 가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지방식약청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또 휴직이나 여러 이유로 빠진 정규직에 급한대로 임시계약직을 뽑아 활용하고 있어 책임성이나 전문성도 갈수록 옅어지고 있는 환경"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부처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업무에 따른 대대적인 인력 재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여기에 "내달부터 과장급까지 퇴직 후 3년까지 관련 업체에 취직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식품관련 과장급 인사들이 줄줄이 이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부조직인 계약직이, 상부조직인 퇴직이 늘고 있는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식약처의 난처한 상황을 조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