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 타그리소 영욕의 세월 겪고 급여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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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 타그리소 영욕의 세월 겪고 급여 청신호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12.01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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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공단 약가협상 타결…건정심 의결 시 내년부터 급여
1차 허가 후 5번째 도전 끝에 5년 만에 급여 현실화 

아스트라제네카의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가 1차 치료제로 급여 도전 5번째만에 급여 관문을 넘게 됐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11월 30일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마무리했다. 경쟁 약물이자 국산 신약인 유한양행의 렉라자 역시 공단 협상 테이블에 올라 약가를 타결했다. 

타그리소는 올해 3월 진행된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급여 설정 이후 9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급여 적정성 심의를 통과 후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을 이어갔다. 

남은 것은 다음 달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보건복지부 고시를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1차 치료에서 급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타그리소는 2016년 허가 이후 2년 뒤인 2018년 1차 치료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이듬해인  2019년 급여 등재를 위한 암질심 테이블에 올랐으나 실패했다. 이후 2020년 1월, 2020년 9월, 2021년 7월 연이은 급여 확대 신청에 모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2022년 12월 다섯번째 급여 등재에 도전해 3월 암질심을 통과하며 급여 진입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단체 성명과 국민청원 성원 등이 이어지며 타그리소의 급여 등재가 사회 이슈로까지 부각됐었다. 

타그리소의 급여 도전은 영욕의 역사이기도 하다. NCCN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 카테고리 1에 오른 타그리소의 보험권 진입은 유독 한국에서만 애를 먹었다.

타그리소의 급여 도전 1차 시기인 2018년 아스트라제네카는 FLAURA 임상을 통해 급여 진입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아시인 하위 분석 결과가 대조군과 미미한 차이를 보이며 급여 진입에 제동이 걸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0년 FLAURA 전체 임상 결과를 제시했으나 이 역시 암질심 위원들의 반대 의견이 우세해 뜻을 펴지 못했다. 

이어진 3차 암질심에서는 FLAURA 중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를 제출했으나 이 역시 통계적 유의성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며 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타그리소의 지속된 암질심 심의 탈락에 관련 학회와 환우회가 나서 타그리소의 1차 급여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 역시 4차 암질심 통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5번째 암질심 문을 두드린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진행된 리얼월드 데이터를 들고 드디어 문턱을 넘어 섰다. 일본인 환자 660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결과는 3상 임상  FLAURA 보다 긴 무진행생존기간 20.0개월, 3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40.9개월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정부가 제시한 재정분담 요구도 수용했다. 

타그리소는 지난 9월 약평위를 통과하며 급여권에 한 발짝 다가섰다. 경쟁약물인 유한양행 렉라자 역시 한 달 차이를 두고 지난 10월 약평위를 통과, 지난 30일 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마치며 마지막 단계인 12월 보건복지부 건정심을 남겨두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 폐암 아카데미를 열어 타그리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AURA3, FLAURA, ADAURA 등을 소개하는 한편 타그리소가 가진 의혹을 직접 해명하며 타그리소 급여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타그리소는 글로벌 지침이 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카테고리 1 중에서도 유일하게 선호요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1차 표준치료제로 급여를 적용받은 국가는 66개국에 이르며 OECD국가 중 아직까지 비급여 국가로 남아있는 곳은 라트비아, 튀르키에, 뉴질랜드와 한국 등 4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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