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병 무전유병 없는 대한민국, 의료안전망 기금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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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병 무전유병 없는 대한민국, 의료안전망 기금이 답"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3.07.26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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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연합-암협회 "제2차 건보종합계획에 반영해야"...공동 건의
"제약사 위험분담제 환급금 등 활용 안정적 재정확보 가능"

정부가 향후 5년간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운영방향을 정하는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중증질환자와 희귀·난치성질환자를 위한 '의료안전망 기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한국암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공동 건의문을 25일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 건의문에서 "고가의 혁신의료가 신속히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으면 적게는 수천, 많게는 억 단위의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데 돈이 있는 이들은 적기에 치료를 받고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취약계층은 물론, 중위소득 수준의 환자들조차 고액의 치료비 때문에 아예 치료를 포기하고 생을 마감하거나 가족들의 희생 하에 메디컬 푸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가히 '유전 무병, 무전 유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단체는 대안으로 "혁신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건강보험 적용을 기다리다가 생명의 위협에 놓이지 않고,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안전망 기금' 도입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한마음으로 전향적 제도를 모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도 도입 요구 뿐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재정대책까지 내놨다.

이들 단체는 "나날이 발전하는 혁신의료를 적시에 보장하기 위해선 현행 건강보험과 별개인 ‘의료안전망 기금’이 마련돼야 한다. 이 기금은 가계의 경제적인 부담을 넘어선 재난적 의료비나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 보장, 혁신의료 등 의학적인 필수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재정마련을 위해서는 기존 보건복지부의 재난적 의료비 및 지자체 각종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합하고, 제약회사의 분담금(위험분담제 환급금)이나 본인부담상한제에 따른 환급금 등을 재원으로 활용하면 안정적으로 재정확보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하반기 발표될 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의료안전망 기금’이 필히 반영돼 중증희귀질환자들의 혁신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한편, 소득 수준에 따라 삶과 죽음이 선택되는 비극적인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한목소리로 이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의료안전망 기금 도입은 최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미래건강네트워크가 제안했던 아젠다이기도 하다. 

당시 토론회에서 강병중 기획재정부 연금보건경제과장은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실익이 있는 지 (먼저) 검토해 봐야 한다. 실제 운용했을 때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 등에 대한 사전 검토가 철처히 이뤄져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내놨었다.

이후 보건복지부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미래건강네트워크의 제안 중) 받아들일 부분은 종합계획에 담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었다. 

다음은 공동건의문 전문

유전무병 무전유병 없는 대한민국, ‘의료안전망 기금’이 답이다
- 돈 걱정없이 치료받는 세상을 위한 초석 ‘의료안전망 기금’ 도입,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 중증·희귀질환 고가 치료제에 적용되는 제약사 위험분담제 환급금 등 활용 안정적 재정확보 가능
 

암·중증질환과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을 아우르는 우리 단체들은 혁신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건강보험적용을 기다리다 생명의 위협에 놓이지 않고,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안전망 기금’을 도입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한마음으로 전향적 제도를 모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혁신의료, 돈 많은 소수를 위한 희망 vs. 없는 대다수에겐 절망

1회 투여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원샷 치료제’, 꿈의 암 치료기술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 등과 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혁신의료는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이다.

고가의 혁신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은 생명 연장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은 절망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혁신의료가 신속히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으면 적게는 수천, 많게는 억 단위의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데, 돈이 있는 이들은 적기에 치료를 받고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취약계층은 물론, 중위소득 수준의 환자들조차 고액의 치료비때문에 아예 치료를 포기하고 생을 마감하거나 가족들의 희생 하에 메디컬 푸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가히 ‘유전 무병, 무전 유병’라 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급여 평가 및 약가 협상 기간 단축(210일→150일), ▲허가-급여 평가-약가 협상을 병행하는 시범사업 실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고 있지 못하다. 

제약회사 위험분담제 환급금 등 활용, 외국처럼 ‘의료안전망 기금’ 조성해야 

나날이 발전하는 혁신의료를 적시에 보장하기 위해선 현행 건강보험과 별개의 의료비 지원인 ‘의료안전망 기금’이 마련돼야 한다. ‘의료안전망 기금’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가계의 경제적인 부담을 넘어선 재난적 의료비나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 보장, 혁신의료 등 의학적인 필수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안전망 기금을 위한 재정마련을 위해선 기존 보건복지부의 재난적 의료비 및 지자체 각종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합하고, 제약회사의 분담금(위험분담제 환급금)이나 본인부담상한제에 따른 환급금 등을 재원으로서 활용하면 안정적으로 재정확보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2011년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았으나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항암제의 신속한 접근을 위해 암 기금(Cancer Drug Fund)을 조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희귀의약품 기금(Innovative Medicines Fund)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영국 뿐 아니라 미국, 호주, 벨기에,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에서도 국고, 제약사 분담금, 민간단체의 기부 등을 활용한 별도의 의료비 기금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의 향후 5개년 방향을 설정하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하반기 발표될 2차 종합계획에 ‘의료안전망 기금’이 필히 반영되어, 중증희귀질환자들의 혁신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한편, 소득 수준에 따라 삶과 죽음이 선택되는 비극적인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하여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 국회에서도 여·야 한목소리로 이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23년 7월 25일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대한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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