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PD-1'은 착시...그냥 키트루다의 시대
상태바
황금알 낳는 거위 'PD-1'은 착시...그냥 키트루다의 시대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3.05.19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단] 10년차 PD-1 면역항암제 ...매출은 출시순 역전은 없었다

최초의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엄청난 성공과 직후 등장한 옵디보의 눈부신 선전은 면역항암제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가치로 인식되기에 충분한 착시효과를 제공했다.

이어 매출 상위 100대 품목에 포진, 착시효과를 가중시킨 티쎈트릭과 임핀지 등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한 이후 올해 3월 승인된 자이니즈까지 FDA 승인을 받은 품목은 모두 8품목으로 증가했다. FDA가 많은 CRL을 남발했다는 점과 10년차 연식을 고려하면 경쟁품목은 꾀나 많이 늘어났다.

여기에 승인연기 상태인 중국개발 토리팔리맙과 티스렐리주맙이 연내에 승인검토될 확율이 높아졌고 코시벨리맙은 내년 1월 3일 승인목표예정일이 설정돼 있어 조만간 FDA 승인 PD-1 면역항암제는 두자리 수를 채울 공산이 크다.

앞서 살핀 중국개발 2품목을 포함해 현재까지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중국개발 12품목(러시아 1품목 제외)들이 FDA와 유럽 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경쟁품목의 가세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뉴스더보이스는 PD-1 면역항암제 출시 10년차에 키트루다가 전세계 모든 의약품중 가장 높은 매출순위를 자축하는 시점에 시장에 대한 현황에 대해 잠시 살피고 간략한 전망을 제시해 본다.

우선 후발주자의 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의약품 시장에서 동종최고(Best in Class)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PD-1 시장의 경우 예외적이다. 동종최초(First in Class) 키트루다 영향력은 강력했으며 8품목의 매출순위는 정확히 출시순서와 일치한다.

BTK억제제 처럼 선두 매출을 끌어내리지도 않고 CAR-T 시장의 극심한 매출순위변화도 없었다.

면역항암제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적응증 차이에도 품목간의 매출 역전이라는게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구도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9년간의 PD-1 역사는 굴곡이 크지않은 좀 지루한 전개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구도 속에 사노피는 지난해 6월 FDA 승인 6번째 품목인 리브타요(리제네론)와 결별했다. 뒤를 이어 지난 3월 화이자가 바벤시오(머크)관련 오랜 협업 관계를 끊었다. 

이외에도 릴리가 중국개발 신틸리맙 권리를, EQRx가 수게말리맙 권리를, 각각 지난해 4분기와 1분기에 조용히 반납한 상황을 볼 때 제약사 마져도 흥미를 잃고 발을 빼는 모습이다.

PD-1 면역항암제가 더이상 글로벌제약사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싶은 워너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워낙 광범위한 적응증과 강력한 매출구도가 후발주자의 성장할 토양을 메마르게 하고 있어 발생한 현상이다.

실제 정확한 데이터를 유일하게 제시하고 있는 리제네론의 리브타요는 지난해까지 매출보다 더 많은 임상개발비를 투자했다. 이는 특급 유망주의 높은 가능성에도 불구 기다림에 지친 사노피가 결별을 선택한 사유로 해석됐다.

릴리가 신틸리맙의 판권을 반환한 이유도 FDA 승인을 위해 추가 진행해야할 글로벌 3상의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충분한 매출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하지 않았나 추정됐다. 나머지 결별 경우도 비슷한 사유로 진단된다.   

지끔까지의 PD-1 면역항암제 경쟁스토리는 출시시점이 가까운 품목간의 소소한 매출경쟁 조차 없어 드라마틱한 역전 스토리를 집어넣기엔 무리가 따르는 달콤쌉쌀한 멜로드라마 장르에 가깝다. 키트루다만 떼놓고 보면 천하무적 영웅 서사시다.

다음은 간략히 정리한 FDA 승인 8품목의 매출 현황이다. 참고로 유로와 파운드 매출은 현환률기준으로, 바벤시오 매출은 화이자와 머크 합산. 리브타요 22년 매출은 사노피와 리제네론 합산으로 대략적인 달러전환 매출추이다. 

출처: FDA 각제약사 실적보고 식약처 수입보고 등/정리 뉴스더보이스
출처: FDA 각제약사 실적보고 식약처 수입보고 등/정리 뉴스더보이스

키트루다 단일매출이 나머지 품목의 합보다 크고 상위 4품목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또 임핀지가  CTLA4 트레멜리무맙(상품명 임주도/Imjudo)과 병용 등으로 상하위격차를 더 선명하게 했다.

바벤시오가 출시 6년만에 블럭버스터 등극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 PD-1 면역항암제가 갖는 항암치료 영역에서 존재감을 고려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젬퍼리의 2년차 1분기 매출은 늦깍기 후발주자에게 얼마나 가혹한 경쟁상황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또 각 품목 국내 수입실적도 글로벌 시장과 큰 차이 없이 같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분명 면역항암제의 시대인 것은 맞지만 모든 품목에 적용되지 않은 부익부빈익빈 선발주도의 고착화된 시장 구도다. 이는 적응증 수의 차이와 다양한 병용요법의 격차를 사유로 한다.

관련해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 계열 항암제 임상건수는 연구자 임상 포함 지난해 2월 기준 약 5700여건, 이중 절반에 가까운 임상이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몰려있다. 개발 추이를 봐도 앞으로도 이같은 구도의 변화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FDA  리차드 파즈두르(Richard Pazdur) 종양학 연구센터장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서부개척시대 같다며 중복되고 과도한 경쟁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다수의 리뷰논문 등을 통해 헤드투헤드 빅매치를 독려하지만 그 많은 임상중 PD-1 품목간에 우열을 가리는 임상은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맞승부를 통한 격변 조짐은 한동안 없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젬퍼리와 키트루다간의 비교임상은 딱 한차례 있었지만 친선전 성격이라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 억지를 써가며 변수를 꼽자면, 피하투약 개발순서와 특정 품목의 병용요법의 성장, 메디케어 약가협상에 따른 약가 인하, 중국개발 항암제의 진출 그리고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 등장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제약사가 PBM과 보험사에 지불하는 리베이트로 관철되는 미국시장의 특성상 메디케어 약가협상을 통한 약가인하는 역으로 리베이트 지불능력의 상실로 이어져 경쟁구도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앞으로 5년 후에나 발생할 이슈다.

같은 리베이트를 이유로 좀 더 저렴한 옵션 선택지를 제시하는 중국 면역항암제 역시 가장 큰 시장인 미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낮은 약가를 통해 선진국 이외 개발도상국 등에서 영역을 확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FDA 승인은 미국매출의 극대화라기보다는 글로벌 승인 확대를 위한 관문 역할이 더 클 수 있다.

실제 중국 최초 PD-1 토리팔리맙을 보유한 준시바이오는 코헤루스와 북미, 유럽 협업외 나머지 판권은 지역의 강자들에게 나눠서 판권을 매각하고 있으며 노바티스와 협업중인 베이진도 티스렐리주맙의 중국이외 한국판권은 꼭 쥐고 있다. 

나머지 피하주사, 특허만료, 바이오시밀러는 한 묶음으로 엮여 있다. 키트루다 등 선발 품목이 피하주사 개발를 통해 독점권 유지와 연장에 주력한다는 점은 대부분이 아는 내용이다.

결국 무심하게 지켜보는 관찰자 입장에서 변화없는 밋밋한 스토리 라인에 애써 찾은 변수일 뿐, 키트루다의 무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관련 특수했던 코미나티의 매출을 제외한다면 최대 연매출, 최대누적매출 등 상당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