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회, "젊은 뇌전증 돌연사 막아달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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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회, "젊은 뇌전증 돌연사 막아달라" 촉구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1.2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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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이사장, "제 환자 죽음에 책임 통감" 고개 숙여 
문 대통령에 "100억 예산 확보 시 1만명 생명 지킬 수 있어" 호소 
. 뇌전증 돌연사로 세상을 떠난 이윤희씨의 영정 앞에 선 주치의 홍승봉(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교수
. 뇌전증 돌연사로 세상을 떠난 이윤희씨의 영정 앞에 선 주치의 홍승봉(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교수

대한신경과학회가 뇌전증으로 인한 돌연사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환자 사례까지 공유하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학회는 26일 언론에 배포한 '뇌전증 돌연사,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란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사망한 뇌전증 환자 이윤희씨의 사연을 공유하며 뇌전증 환자 사망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학회는 먼저 뇌전증 돌연사로 사망한 이윤희씨 어머니의 발언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윤희씨 어머니는 "31세 꽃다운 나이의 우리 딸이 뇌전증 돌연사로 그제 세상을 떠났다. 남편 전화를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뇌전증 환자였지만 항상 명랑하고 피아노를 잘 치며, 임신 3개월로 곧 엄마가 될 천사 같은 딸이었다"고 전했다.  

학회는 이어 뇌전증 사망 현황을 공유하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돌연사 위험은 일반인의 50배가 넘는다"면서 "한국에 뇌전증 환자가 약 36만 명이 있는데 돌연사의 고위험군은 약 5,000-10,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뇌전증 돌연사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발작감시장치 ▲뇌전증 수술과 신경자극술 ▲뇌전증 도우미견 등을 제시했다. 

발작감시장치
발작감시장치

학회는 먼저 발작감시장치에 대해 "뇌전증 환자가 손목에 차고 있으면 대발작을 할 때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람이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면서 "그럼 바로 119에 연락을 하고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발작감시장치의 값은 약 30만 원이고, 1년 이용료가 약 20만 원"이라면서 "1년에 약 20-30억이면 돌연사 고위험군인 약 10,000명의 젊은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전증 수술과 신경자극술에 대해서는 "1년에 200명씩 약 40억 원이면 5년 동안 1,000명에게 시술이 가능하다"면서 "심장마비의 위험률이 10%가 넘으면 제세동기 삽입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미주신경자극기를 뇌전증 돌연사 초고위험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이 확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뇌전증 도우미견에 대해서는 "뇌전증 환자가 경련 발작을 할 때 짖어서 주변에 알리거나, 환자 몸 아래 들어가서 환자가 다치지 않게 보호하고, 경보를 울리는 것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훈련되어 있다"면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 뇌전증 도우미견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회는 "젊은 뇌전증 환자들의 돌연사에는 1원도 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다"면서 "정부는 뇌전증 돌연사 예방에 100억 원을 추경으로 지원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승봉 이사장은 "젊고 천사 같았던 제 환자 이윤희 씨의 돌연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면서 "오늘 영안실에 갔었는데 도저히 혼자 보낼 수가 없어서 영정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마음이 이런데 남편과 부모님의 고통은 이루 상상할 수가 없다"면서 "1년에 100억 원이면 10,000명의 젊은 생명을 지킬 수 있다. 특단의 대책을 지시해 달라"며 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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