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치료에서 버제니오 급여적용은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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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치료에서 버제니오 급여적용은 희소식"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6.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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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 센터장 "생존연장에 대한 근거 제시..예후불량자에게도 혜택"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버제니오(릴리)’의 혜택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버제니오는 생존연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효능은 예후가 불량한 내장전이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건강보험을 적용 받으며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이근석 센터장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근석 센터장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은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버제니오 급여적용 기자간담회에서 전이성 유방암과 치료에 대한 전반을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유방암 1·2기는 완치가 가능하지만 전이성은 불가능하다. 전이성 유방암은 보통 4기를 지칭하며, 폐·뼈·간 등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 가량이 전이성으로 진단된다”고 안내했다.

이어 그는 “유방암은 40~69세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사회활동이 활발한 45~49세에서 발병률이 높은 특징이 있다. 환자 가운데 폐경전 여성의 비율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삶의 질을 유지하는 치료옵션에 대한 요구가 컸다”고 덧붙였다.

전이성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HR)와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의 음성 혹은 양성 여부에 따라 총 4가지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HR+/HER2- 유방암은 전체 전이성 유방암의 7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HR+/HER2-를 포함한 전이성 유방암에는 여성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사용됐다. 그러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주요가이드라인의 개정을 불러온 계기가 마련된다. 바로 세포 분화∙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억제하는 약물의 등장이다.

해당계열 치료제 중에선 '입랜스(화이자)'가 선구자 역할을 했다. 입랜스의 도입은 국내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 유지에 기여했다. 하지만 생존율 개선 측면에선 여전히 증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했다. 반면 버제니오는 생존율 개선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지난 1일부로 급여를 적용 받으며 접근성도 확대됐다.

급여 결정은 MONARCH2(3상·이중맹검·위약대조·무작위배정)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에는 내분비요법을 경험한 HR+/HER2- 유방암 환자 66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모집됐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또는 위약·풀베스트란트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전체생존기간(OS),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은 주요지표로 측정됐다.

그 결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버제니오 병용요법 투여군 46.7개월, 대조군 37.3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버제니오 병용투여군 16.4개월, 대조군 9.3개월로 집계됐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투여군 35.2%로 대조군(16.1%)보다 높았다. 이와 함께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은 버제니오 병용요법군(50.2개월)이 대조군(22.1개월)보다 약 28개월 길었다.

버제니오의 효능은 예후불량 환자군에서도 일관됐다. 내장전이군을 살펴본 결과, 버제니오 병용요법군이 대조군보다 전체생존기간 및 무진행생존기간 측면에서 더 좋은 경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버제니오 투여군에서 보고된 흔한 이상사례는 설사와 복통 등이었다. 호중구 감소증 발생률은 다른 CDK 4/6억제제에 견줘 낮았다.

이 센터장은 “전이성 유방암에서 생존기간연장을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버제니오는 대조약보다 전체생존기간을 9.4개월이나 늘렸다. 유병인구가 주로 젊은 환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지표”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무진행생존기간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버제니오 투여군은 16.4개월간 질환이 진행되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결과는 아시아 환자군 대상 하위그룹분석에서도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버제니오가 항암화학요법 방학기간을 28개월 가량 연장시킨 점도 짚었다. 특히 내장전이군에 대해 전체생존기간 및 무진행생존기간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를 참고하면 내장전이군 치료에서 CDK4/6억제제가 항암화학요법보다 우선 시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해선 보험급여 혜택을 받는 치료 선택제가 없었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유의미한 생존기간 연장이 필요한 환자들과 효과적인 항암치료가 필요했던 예후불량군을 고려할 때, 버제니오의 급여 적용은 희소식”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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