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소아협력체계 퇴짜 이유 "단톡방 만든다고 수가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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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소아협력체계 퇴짜 이유 "단톡방 만든다고 수가 주나"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4.0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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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심 위원들 난색…"의료진 간 정보공유에 건보 재정 투입 의미 있나"
우리아이들병원 모형 보완없이 차용…실행안 구축 노력과 설득력 '부족'

소아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이 건정심에서 보류됐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간 야간과 공휴일 진료 분담 네트워크 구축 방안이 건정심 위원들 반대에 부딪친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보건복지부는 3월 28일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다.

복지부는 지난 3월 건정심에 소아진료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상정했으나 위원들 반대로 보류됐다.
복지부는 지난 3월 건정심에 소아진료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상정했으나 위원들 반대로 보류됐다.

복지부는 건정심 종료 후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안건을 삭제해 달라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당초 보도자료 초안에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내 소아진료 지역협력 활성화 지원 과제 이행 일환으로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소아환자가 사는 지역에서 일차진료부터 중등증, 중증질환 진료까지 공백 없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 간 모바일을 활용한 직접 소통으로 진료가 차질없이 연계되고, 의료진 부담이 큰 야간과 공휴일 진료 분담으로 365일 소아진료가 가능한 '지역 협력 네트워크'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범사업 참여 병의원 대상으로 수액요법 및 모니터링, 치료 후 재평가 상담이 필요한 저연령 소아환자가 외래에서 집중관찰이 가능하도록 진료과정 전반에 통합적인 관리수가를 신설한다고 했다.

가칭 '소아전문관리료' 수가는 의원급 1세 미만 5만 8000원, 1~6세 미만 4만 8000원 그리고 병원급 1세 미만 6만 3000원, 1~6세 미만 5만 3000원으로 설정했다.

여기까지가 보도자료 초안 주요 내용이다.

복지부 상정 안건이 왜 퇴짜를 맞은 것일까.

비공개로 진행된 건정심 논의에서 가입자와 공익위원 등은 소아진료 네트워크 시범사업 재정 투입 근거와 실효성을 지적했다.

■네트워크 구축이 단체 카톡방?…네트워크 당 2억원, 20개 지역 연 40억원 소요

건정심 자료에 따르면, 지역 네트워크 개념을 소아진료 협력 모형으로 제시했다.

직통연락체계(핫라인) 운영과 진료정보 공유 그리고 병의원 협력을 통한 365일 소아진료 제공 등 네트워크 활성화가 핵심.

직통연락망 운영은 별도 행정절차 없이 전문의 간 직접 소통과 정보 공유로 신속하게 치료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소아진료 네트워크 참여 병의원 신설 수가 방안.
소아진료 네트워크 참여 병의원 신설 수가 방안.

중심 병의원 1개소를 중심으로 참여 병의원 최소 5개소 이상 구성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참여한 배후병원 확보가 최소 요건이다. 

쉽게 말해, 지역 소아진료 전문의 간 단체 카톡방을 통해 야간과 휴일 소아 환자 발생 시 직접 소통으로 진료 가능 의료기관에 의뢰 회송한다는 의미다.

건정심 위원들은 고개를 꺄우뚱했다.

소아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네트워크 운영은 동의하나, 수가를 부여하는 실행모형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의사들 간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환자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에 수가를 부여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반문이다.

이날 건정심에 의사협회 위원 2명은 의대 증원 정책 항의 차원에서 불참했고, 병원협회 위원은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통연락망 모형은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의 자체 협력 의료기관 체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구로와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은 소아환자 오픈런과 중증환자 신속 대응을 위해 지역 의원급 그리고 대학병원과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박민수 제2차관이 우리아이들병원 현장방문 시 병원 경영진이 소개한 소아환자 대응 방안 중 하나이다.  
 
당시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지역 의원급 그리고 대학병원과 구축한 의료진 네트워크를 설명했고, 박 차관은 깊은 인상을 받고 정책적 시행방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고려의대 동문을 중심으로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야간과 휴일, 평일 중등증과 중증 소아환자 발생 시 실시간 환자정보를 교환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의뢰 회송하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 모형 보완 노력 없이 상정 "건정심에 소아현장 설명할 용이 있어"  

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2~3회 실무회의를 거쳐 소아 네트워크 시범사업 모형을 신설해 건정심에 상정했다.

사업을 담당하는 필수의료총괄과 측은 건정심 위원들의 네트워크 개념 이해 부족을 보류 주된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건정심 위원들 의견은 다르다.

복지부가 내놓은 단체 카톡방을 통한 네트워크 실행모형이 어설프다는 것이다. 재정 투입을 심의하는 건정심 위원들을 설득할 명분과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6월 소청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현장 방문한 박민수 제2치관 발언 모습.
지난해 6월 소청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현장 방문한 박민수 제2치관 발언 모습.

우리아이들병원 측은 "소아진료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건정심에서 보류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 단순한 카톡방에 그친 것이 아니다. 복지부가 요청한다면 건정심에 참여해 현장에서 이뤄지는 실제 상황과 환자정보 교환의 중요성을 설명할 용이가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단순 감기 소아환자를 의뢰 회송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열과 경련 등 중증등과 중증 소아환자를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 간 핫라인을 통해 의원과 전문병원, 아동병원, 대학병원이 실시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지역별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소아진료 공백과 사각지대 해소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우리아이들병원 현장 모형을 날것 그대로 옮기다보니 이행력과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단체 카톡 대화 형식을 탈피해 네트워크 참여 병의원 진료 상황을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노력과 설득 논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건정심 위원은 "심뇌혈관 네트워크와 달리 소아 네트워크는 쉽게 와 닿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소아 중증환자는 응급실로 가면 되는데 의사들 카톡방 만든다고 수가를 주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은 소아 병의원과 괴리감 등 추가적 대책이 전무했다. 과거 달빛어린이병원 사태와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20개 지역을 가정해 지역 네트워크 당 2억원 씩 연간 운영비용 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는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모형을 보완해 건정심에 재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 시행은 당초 6월에서 8~9월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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