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리미드·다잘렉스 등 혈액암 급여권 진입 요원 여전"
"혁신적인 신약의 등장으로 혈액암은 완치의 길이 열렸지만 치료제 접근성은 요원해 여전히 환자 치료에 길이 막혀있는 상태다."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혈액암 및 골수이식센터)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혈액질환 치료환경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주제 발제를 통해 "혈액암 치료제 급여 지연과 고가의약품의 불명확한 급여기준이 치료제의 접근성 저하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혈액암은 고형암 대비 젊은 환자 비율이 높고, 진행성 병기에도 완치 또는 장기 생존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위험군의 경우 매우 빠르게 질병이 진행하고 있다"며 신약의 빠른 급여 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급여 지연의 사례로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와 다잘렉스를 꼽았다.
레블리미드는 2009년 허가 이후 2014년 2차 Rcd 요법 급여를 받는 데까지 5년이 소요됐다. 유지요법은 2018년 허가를 받아 4년 만인 2022년에야 급여권에 진입했다.
다잘렉스 역시 2017년 11월 허가를 받은 이후 2019년 RRMM 4차 단독요법에 급여가 됐지만 RRMM 1차 급여는 5년이 넘은 지금까지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혈액암 치료제 접근성을 막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고가의약품의 불명확한 급여기준'에 대해서도 짚었다.
윤덕현 교수는 초고가약제이자 CAR-T치료제인 킴리아를 소개하며 "킴리아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치료제로 급여기준을 보면 투여 대상에 '불응성'이라는 조건이 붙여졌다"면서 "그러나 이 불응성의 의미가 DLBCL에서 충분한 주기의 항암화학요법 후 반응평가에서 완전반응(CR)이 획득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되고 있지만 '충분한 주기의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명확한 세부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아 의료현장에서는 급여 삭감 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세부기준이 없으면 삭감을 우려해 의료현장에서는 진료의 혼선이 빚어지고, 최적의 CAR-T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적합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면서 "킴리아와 같은 고가의 약제로 최고의 기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으려면 최적화된 시점에 환자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가이드라인, 문헌, 전문의 의견을 통해 국내 급여기준의 명확한 해석 및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재정 건전성과 환자 접근성 모두를 고려한 급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마지막으로 "혈액암은 질환의 특성상 치료 실패를 거듭할수록 환자의 바이올로지 자체가 변화하고, 내성 기전이 더욱 복잡해져 진단 후 첫 치료 단계에서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혈액암치료제의 반복되는 급여지연과 고가의약품의 불명확한 급여기준은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최적의 치료를 제한할 수 있다"고 혈액암 급여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