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의 상급병원 필수요건 '무색'…상급병원 7곳 포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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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의 상급병원 필수요건 '무색'…상급병원 7곳 포기 지속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1.3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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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말, 소폭 증가 326명 그쳐…상종 38개·종병 25개 운영 '불과'
24시간 3형 병동 급감, 채용 대비 경영성 낮아 "과감한 제도개선 시급" 

전공의법과 주요 진료과 임상교수 이탈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이하 입원전담의) 인원은 일부 증가했지만 운영기관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필수요건으로 여겨진 입원전담의 사업의 진일보한 제도와 수가 개선 없이 병원계 운영 활성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상급종합병원 필수요건으로 상징된 입원전담의 제도가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의 운영 포기로 위기를 맞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필수요건으로 상징된 입원전담의 제도가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의 운영 포기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말 현재 인원 수는 326명으로 3개월 전에 비해 14명 소폭 증가했으나 운영기관 수는 63개소로 정체 상태를 보였다.

이 데이터는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회장 정은주)가 정보공개청구로 보건복지부부터 받은 자료이다.

입원전담의 운영기관 수는 2022년 12월말 71개에서 2023년 3월말 69개, 6월말 72개, 9월말 63개, 12월말 63개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종별로 보면, 작년 9월말 상급종합병원 38개소와 종합병원 25개소로 동일하다.

다만, 지역별 운영은 9월말 서울 22개소와 서울 외 41개소에서 12월말 서울 20개와 서울 외 43개로 변화된 양상을 보였다.

서울 지역은 줄고, 서울 외 지역은 늘어난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입원전담의 3형 병동 급감이다.

12월말 기준 1형(주 5일 주간 근무)은 138병동, 2형(주 7일 주간 근무)은 31병동, 3형(주 7일 24시간 근무)은 9병동으로 파악됐다.

■24시간 운영 3형 병동, 18개에서 9개로 급감…젊은 전담의들 메리트 '반감'

3형 병동은 2022년 9월말 9병동에서 12월말 16병동, 2023년 3월말 18병동으로 증가했으나, 6월말 17병동을 계기로 9월말 11병동, 12월말 9병동으로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23년 12월말 현재 입원전담의 운영 현황.
23년 12월말 현재 입원전담의 운영 현황.

30~40대가 다수를 이루는 입원전담의들에게 24시간 근무의 워라벨과 메리트가 반감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입원전담의 관련 환자 설문조사를 통해 주간 근무보다 야간을 포함한 24시간 근무하는 3형 병동 선호와 기대감을 피력한 바 있다.

입원전담의 인원 증가는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외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12월말 현재 326명은 상급종합병원 242명과 종합병원 84명이며, 서울 169명과 서울 외 157명이다.

이는 9월말 312명이 상급종합병원 228명과 종합병원 84명 그리고 서울 165명과 서울 외 147명 양상과 차이를 보인다.

■인건비 대비 낮은 수가 등 채용 동기부여 상실…미운영 병원 다수 상급병원 '지정'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입원전담의를 운영 중인 지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전담의 채용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입원전담의 운영을 포기한 7개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이 2024년 1월 복지부로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은 점은 아이러니하다.

입원전담의 24시간 운영 3형 병동이 빠르게 감소하며 병동당 전담의 업무과중은 늘어나고 있다.
입원전담의 24시간 운영 3형 병동이 빠르게 감소하며 병동당 전담의 업무과중은 늘어나고 있다.

다수의 수도권과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전담의 채용을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상급종합병원 지정 유지에 사활을 건 초기 노력이 사실상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와 의료질평가에서 차지하는 입원전담의 점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그리고 입원전담의 낮은 수가 등이 병원 경영진의 채용 동기부여를 상쇄시켰다는 시각이다.

병원 입장에서 입원전담의 채용에 높은 인건비를 투입하는 것보다 다른 평가지표에 집중하는 것이 경영적 이점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부터 상급종합병원에 새롭게 지정된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은 중증도 관리와 함께 입원전담의를 운영하며 지정 평가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전담의 326명의 진료과는 내과와 외과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내과와 외과 과반수 차지…소청과 60명, 가정의학과 56명, 신경과 18명 '배치'

내과 114명, 외과 56명, 가정의학과 56명, 소아청소년과 60명, 신경과 18명, 산부인과 12명, 정형외과 2명, 흉부외과 2명, 정신건강의학과 2명 등이다.

진료과별 입원전담의 배치 현황.
진료과별 입원전담의 배치 현황.

신경외과 1명, 비뇨의학과 1명, 응급의학과 1명, 방사선종양학과 1명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이비인후과와 마취통증의학과는 입원전담의 신고현황에서 '0명'을 기록했다.

대학병원 입원전담 진료교수는 "입원전담의 인원이 석달 전보다 조금 증가했으나 운영기관은 그대로이다.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위한 종합병원은 전담의 채용과 병동을 유지했으나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운영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입원전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의료질평가에서 필수 평가지표로 강화됐음에도 인원 수가 예상보다 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복지부가 필수지역의료와 입원환자 질 관리 의지가 있다면 입원전담의 제도와 수가의 과감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배치된 입원전담의 326명의 지속성과 확대 여부는 복지부의 세심한 관리과 재정 투입에 달려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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