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건양대·고신대복음병원, 신포괄 꿀물 왜 마다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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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빈센트·건양대·고신대복음병원, 신포괄 꿀물 왜 마다했을까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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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포함 신포괄 질환군, 정책수가 대신 환자 중증도 선택 '무한도전'
1~2점 당락 좌우, 의료진 포함 전체 구성원 총력전 "상급병원 진입 결실"

정책가산 당근책으로 지불제도 개편의 한축인 신포괄수가 참여 병원 수가 당분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부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지정된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모두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에 따라 신포괄수가 참여 병원 확대를 예상했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지정된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모습.
제5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지정된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모습.

보건복지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은 종합병원과 병원을 대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시범사업 종합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격상된 경우 신포괄수가 참여를 용인하고 있다.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중인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이 제4기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된 후 논의를 거쳐 복지부가 참여를 전격 허용하면서 관례가 된 셈이다.

복지부가 1일부로 지정한 제5기 상급종합병원 47개소 중 신규 진입은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3개소이다. 이번에 지정된 병원은 2026년까지 3년간 상급종합병원 자격이 부여된다.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병원은 건보공단 일산병원과 보라매병원을 포함해 96개소이다. 여기에는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유지한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은 신포괄수가 참여병원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약제, 원가 자료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 직원 인건비 및 비급여 자료까지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 제출해야 한다.

수술과 처치는 복지부가 정한 묶음수가로 정해져 있고, 엄격한 성과평가에 따라 최대 35%의 정책수가를 환자별 의료행위에 비례해 가산한다.

신포괄 요양급여 비용은 '포괄수가+비포괄수가+가산수가'이다. 환자들은 비급여가 포함된 신포괄수가로 정해진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병원 입장에서 급여와 비급여 등 방대한 자료제출에도 불구하고 저수가로 불리는 행위별수가 한계를 뛰어넘는 정책수가 실리를 택한 것이다.

■신포괄 정책가산 당근책 대신 상급병원 도전 위한 환자 중증도 '선택'

그렇다면 정책가산 최대 35% 인센티브에 불구하고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이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신포괄수가 참여병원은 최대 35%의 정책수가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신포괄수가 정책수가 평가지표.
신포괄수가 참여병원은 최대 35%의 정책수가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신포괄수가 정책수가 평가지표.

신포괄수가는 603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질환군에는 암과 심장 등 고난도 중증질환과 함께 백내장, 편도, 맹장, 항문 등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은 질병군도 적지 않다.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한 종합병원 입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이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은 역대 최고의 중증도 강화이다.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은 34% 이상이다. 기존 30% 이상에 비해 한결 높아진 중증도. 또한 입원환자전담전문의와 중환자실, 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 코로나 기여도 등 인력시설 지표도 신설됐다.

상급종합병원 도전을 위해 신포괄수가로 포장된 달콤한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환자 중증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평가점수 1~2점으로 당락이 갈리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 무한도전을 한 셈이다.

건양대병원 심사평가실장을 역임한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하면서 정책수가를 받을 수 있는 신포괄수가 참여를 고민하지 않은 게 아니다. 신포괄수가 참여에 따른 시스템 전환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중증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황원민 교수는 "환자 중증도 1% 높이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매주, 매달 외래와 입원 환자 중증도를 점검하고 공지했으며 협력 병의원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의료진과 보험팀 등 모든 교직원이 과거 상급종합병원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채용도 진료과별 노력과 설득으로 평가지표를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 신포괄 참여 속 상급병원 유지 높게 평가 

신포괄수가를 지속하는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은 역대 최고 높은 환자 중증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은 역대 최고 높은 환자 중증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과 신포괄수가 정책가산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경영진과 의료진, 행정직 모두 노력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이 매력적이긴 하나 자료제출과 급여청구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이 신포괄수가 참여를 지속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유지한 것은 경영진과 전체 구성원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한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은 종합병원 시절과 격이 다른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비롯한 복지부 필수지역의료 관련 사업 거점병원 역할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높은 신뢰도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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