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부천세종·소청과 우리아이들, 전문병원 왕관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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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부천세종·소청과 우리아이들, 전문병원 왕관 애처롭다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1.0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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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제도 13년차, 제도·수가 경직성 중소병원들 유입 한계 지속
복지부 제5기 포함 전국 109개 지정…"전문병원 명분과 당근책 시급"

심장질환 전문병원과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등의 외로운 왕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지난 1일부터 보건복지부의 제5기 1차년도(2024~2026년) 전문병원 지정에 따라 전국 전문병원은 109개소로 재편됐다.

복지부는 앞서 제5기 1차년도 전문병원 지정을 신청한 18개 분야 109개 병원을 대상으로 환자 구성 비율과 의료질 평가 등 7개 지정기준 충족여부를 서류심사 및 현지조사, 전문병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94개 병원을 선정했다.

제4기 2, 3차년도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15개 병원을 합쳐 2024년 1월부터 109개 전문병원이 지정 운영 중인 것이다.

전문병원 지정제도는 중소병원 육성과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 완화 그리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 2011년 도입됐다. 

현재 관절과 뇌혈관, 대장항문, 수지접합, 심장, 알코올, 유방, 척추, 화상, 주산기 및 한방중풍, 한방척추 등 12개 질환 그리고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한방부인과 등 7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 13년차를 맞은 전문병원 제도는 제대로 운영 중에 있을까.

지정 현황을 보면, 관절 25개소, 척추 15개소, 한방척추 10개소  등 관절척추 전문병원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척추관절 병원에 비해 적은 수지만 비급여 진료 등 의료 세태를 반증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중 한방척추 전문병원 경우, 10개소 중 9개소가 자생한방병원을 위시해 지역별 동일 병원명을 지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어 뇌혈관 4개소, 대장항문 4개소, 수지접합 5개소, 알코올 8개소, 화상 5개소, 산부인과 10개소, 안과 11개소, 외과 3개소, 이비인후과 2개소, 한방중풍 1개소 등이 지정됐다.

특이점은 심장과 유방, 주산기,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분야이다.

심장질환은 부천세종병원이 제도 시행부터 현재까지 유일한 심장 전문병원으로 독보적 존재를 과시했다. 

유방질환은 부산의료선교회 세계로병원이, 신경과는 해븐리병원이, 수산기 질환은 현대여성아동병원이 전문병원 명맥을 잇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은 구로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 2개소이나 모두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소속이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면 전문병원 관리료와 의료질평가지원금 벌도 수가를 받는다.

■별도 수가 불구 늘지 않은 전문병원, 현장 간과한 경직된 제도 '지속'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전문병원 별도 수가를 지원하는 데 전문병원 수는 왜 크게 늘지 않을까.

2024년 현재 복지부 전문병원 지정 현황.
2024년 현재 복지부 전문병원 지정 현황.

특히 심장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질환과 진료과 전문병원 정체는 무엇 때문일까.

전문병원들은 제도와 수가 실효성을 지적한다.

전문병원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대비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강보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관리료와 의료질평가지원금에서 외면 받고 있는 의료급여 입원환자 중심인 알코올 전문병원 그리고 많은 의료인력 투입이 불가피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의 동일한 수가잣대는 전문병원 제도 불합리성의 단면이다.

복지부는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전문병원', '전문' 용어를 사용해 광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 검색과 블로그를 통한 전문병원 유사 용어 사용과 함께 유명인을 모델로 광고하는 상당수 중소병원이 전문병원보다 더 많은 인지도를 구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병원 제도와 현장의 괴리감이 13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병원 병원장은 "현정부가 내세운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문병원은 중요한 한축이다. 전문병원 지정도 어렵지만 3년간의 지정 유지를 위해 병원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입된다. 환자 수와 진료량, 의료인력, 의료기관 인증 등 경직된 지정기준 그리고 정체 상태인 수가와 병원 자체 홍보로는 수많은 중소병원을 전문병원 활성화에 끌어들일 명분도 당근책도 없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분야 전문병원 진입 한계를 인정하고 지정 평가 기준을 대폭 개편해 우수 중소병원을 진입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심장수술 분야 대학병원을 뛰어넘는 자타공인 부천세종병원과 진료예약 독자기술 개발로 오픈 런을 해소한 소아청소년과 우리아이들병원 등 전문병원 왕관의 희소성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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