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전문병원 활성화 관건…지정 후 실질적 지원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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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전문병원 활성화 관건…지정 후 실질적 지원 방안"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11.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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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 소아 전문병원 현실과 개선책 제언
전문의 기준 완화 미봉책, 평가 지원금 미비 "오늘도 버티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인력기준 규제 완화보다 지정 후 지원 방안 확대입니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지난 17일 전문언론과 간담회에서 늘어나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현실과 개선방안을 이 같이 요약했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은 17일 열린 전문언론 간담회에서 소청과 전문병원 역할을 설명했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은 17일 열린 전문언론 간담회에서 소청과 전문병원 역할을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전문병원 중 소아청소년과는 구로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 우리아이들병원 2개소뿐이다.

전국 백 여개 아동병원이 있지만 전문병원 신청을 꺼리는 게 현 주소이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간섭과 규제만 늘어날 뿐 경영적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중소병원계 시각이다.

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유입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기준을 6명에서 4명으로, 환자 수 기준도 100명에서 80명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현장은 소아 진료 특성을 간과한 허울뿐인 개선책이라는 지적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락하면서 소아 대상 동네 병원의 오픈 런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아이들병원 역시 오픈 런을 겪으면서 모바일 예약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소아와 부모의 이른 아침 대기시간과 주차난을 대폭 줄였다.

정성관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기준을 완화한 것이 겉으로 보면 진입장벽을 낮춘 것처럼 보이나 소아 진료를 위한 외래와 입원 등 전문의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기간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며 "전문의 4명이 외래와 병실 당직을 서며 진료를 지속하는 것은 정신적, 체력적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구로(60병상)와 성북(62병상)을 합쳐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전문의 49명이 주말과 공휴일, 명절, 평일 야간까지 사실상 365일 진료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한 해 동안 외래 50만명과 입원 4만명을 기록했다.

정 이사장은 "아동병원은 많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우리아이들병원 2곳에 한정된 이유가 있다. 의료인력 기준 완화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병원 지정 후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전문병원 문턱만 높고 지원책은 미비하다는 것이 많은 아동병원장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전문병원 문턱만 높고 지원 적어 "의료질점수 상승해도 지원금 효과 미비" 

또 다른 문제점은 의료질 평가지원금과 전문병원 관리료이다.

소청과 전문의인 정성관 이사장은 전문병원 활성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제언했다.
소청과 전문의인 정성관 이사장은 전문병원 활성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제언했다.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은 현장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학회 SCI 저널에 다수 논문을 발표하며 작지만 강한 전문병원 위상을 높여 나가고 있다.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이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의료질평가 점수는 3년 사이 10점 이상 증가했다. 구로는 2021년 76.54점에서 2023년 87.96점, 성북은 같은 기간 81.89점에서 90.33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전문병원에게 지급되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

전문병원 홍보 역시 병원 자체적인 예산을 투입한 홍보에 그칠 뿐 복지부의 노력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성관 이사장은 "전문병원이 의료전달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복지부도 인정하고 있다. 의료진 채용과 의료기관 인증 등 지정조건에만 연연하기보다 지정됐을 때 지원책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나온다면 지역 아동병원들도 전문병원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병원 역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우리아이들병원이 아니면 누가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을 하겠느냐는 심정으로 오늘도 버티고 있다"며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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