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치료비, 크기·종류 따라 1000만원 VS 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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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치료비, 크기·종류 따라 1000만원 VS 100만원?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8.3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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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특례 유무에 따라 환자본인 부담금 최대 10배 차이
"PASI10·BSA10 이상이라는 기준에 DLQI 포함해야"
건선학회, 손발바닥 농포증 희귀질환 지정 신청 마쳐 

"환자들은 판상건선은 산정특례가 되는데 왜 농포성건선은 안되느냐고 묻는다. BSA 기준을 맞추기 힘들어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 투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현 교수 

질환 부위와 발현되는 증상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들 사이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중증 건선을 앓는 환자들은 산정특례 적용이 되면서 생물학적제제 투여에 드는 비용적 부담을 어느정도 해결했다. 

산정특례 기준을 보면 중증 보통의 건선 진단을 받은 환자는 MTX(메토트렉세이트)와 사이클로스포린, 아시트레틴·피부광화학요법, 중파장자외선 중 2가지 이상의 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야 적용을 받는다. 이외에 체표면적 10% 이상, PASI 10점 이상의 임상적 소견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런 기준에 들지 못하는 다른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손발바닥 농포성 건선이다. 

산정특례를 받은 환자는 본인부담금 10%를 적용 생물학적제제 투여시 100만원 정도를 소요한다. 반면 산정특례 적용을 받지 못한 손발농포성 건선 환자의 경우 급여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본인부담금 100%를 부담해야 한다. 이런 환자들의 치료비용은 1000만원 정도다. 

손발바닥 농포성 건선은 손과 발에 고름을 동반하는 건선으로 다른 건선에 비해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 의료계 지적이다. 

김병수 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29일 한국얀센 본사 3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환자의 삶의 질과 최신 지견'을 주제로 한 미디어 세션에서 "건선의 종류는 판상건선, 농포성건선, 간질부위 건선, 물방울 모양 건선, 홍피성 건선 등으로 크게 나눠지며 판상건선이 80%를 차지한다"면서 "판상 건선의 경우 산정특례를 받아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은 10%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농포성건선은 손과 발에 고름이 잡히는 건선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은 다른 건선을 앓는 환자들 중에서도 나쁜 편에 속한다"면서 "노출부위인 두피, 손톱, 손발바닥, 생식기 주변 등 노출부위 건선환자와 DLQI 10점 이상으로 건선이 삶의 질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자, 건선성관절염 동반해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 등은 삶에 영향을 많이 미쳐 관심이 필요한 환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건선은 BSA(body surface area)와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로 평가된다. BSA는 신체 표면적의 약제로 건선의 침범 면적이 체표면적에서 차지하는 백분율을 의미한다. PASI는 건선 중증도 지수로 건선 병변의 침범 면적과 병변의 중증도를 결합시킨 복합지수다. 

김병수 교수는 "판상건선은 산정특례까지 받아 치료비 10%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산정특례를 적용받지 못한, 치료제 급여만 인정되면 환자 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 60%, 종합병원 50%, 의원은 3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는 "노출부위 건선은 치료가 어렵고 다양한 증상으로 환자 삶의 질(DLQI)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삶의 질 척도에서 성기 부위 건선이 있을 때, 손발바닥, 얼굴, 손톱 등 노출부위 건선이 있을 때 자살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은 활동성, 셀프케어, 일반적인 활동, 통증, 불안·우울 의 모든 측면에서 노출부위 건선이 아닌 부위의 건선이 있는 환자 대비해 대체로 낮은 삶의 질을 나타냈다"면서 "약제를 쓰고 싶은 환자들도 PASI10이라는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이 설정돼 있어 자조적으로 대상이 안되고 있다는 말을 한다"고 의료현장의 반응을 전했다. 

김 교수는 또 "생물학적제제는심각한 기능 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된 국소 건선 병변(두피, 얼굴, 손톱, 성기)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 내용을 건선학회에서 2023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정기헌 경희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바닥농포증에 대한 최신 지견'을 주제로 다루면서 "대부분의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은 통증 등으로 인한 심각한 삶의 질의 저하를 경험한다"면서 "2022년 기준 치료를 받은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는 연간 1만명에 달하며 이중 2400명이 종합병원 이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손발바닥농포증은 낮은 유병률과 높은 질병 부담으로 불구하고 아직 희귀질환지정으로 등록되지 않아 환자부담금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발바닥농포증에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구셀쿠맙은 52주차에 2명중 1명이 PPPASI 75%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보통 50% 이상이면 좋은 효과로 간주하는데, 이는 아주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또 "구셀쿠맙은 급여 기준에 맞추면 본인 부담금이 60%"라면서 "손발 농포증에서는 급여기준에만 맞춰져 있고 산정 특레에는 포함되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김병수 교수는 "건선학회에서 지난 3월 손발바닥 농포증에 대한 희귀질환 지정 신청을 한 상태"라면서 "희귀질환 지정과 산정특례 적용을 위해 학회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호주와 캐나다 등 DLQI 환자가 직접 설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학회에서도 건선 적용 기준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는 피부질환이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도구로 환자가 자신의 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평가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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