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riginal]⑮ 항응고제(혈액응고저지제) '릭시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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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riginal]⑮ 항응고제(혈액응고저지제) '릭시아나'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7.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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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임상 기반…후발주자에서 1위 품목으로

<It's Original>은 뉴스더보이스가 각 제약사의 대표 약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환자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위해 기자가 일반인의 시선으로 궁금한 점들을 해당 제품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품을 의인화한 인터뷰이기에 보다 쉽게 정보가 전달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편집자주>

갑작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는 부정맥증상 중 한 종류인 심방세동은 고령화 시대에 걸맞게 환자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와파린을 복용하며 혈액검사나 식사 조절을 해야 했던 환자들은 2010년을 기점으로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등장하면서 질환을 좀 더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도입된 NOAC 제제 중 가장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한국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성분 에독사반)는 자렐토(성분 리바록사반), 엘리퀴스(성분 아픽사반), 프라닥사(성분 다비가트란) 등 서구를 중심으로 임상을 진행한 품목들과 달리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과 안전성 이슈에서 보다 자유로운 면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 2019년 NOAC제제 1위를 쟁취한 이후 줄곧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릭시아나는 심방세동을 넘어 심혈관 시술 후 혈전예방까지 임상을 진행하며 근거를 축적 중에 있다. 이번 인터뷰에는 릭시아나의 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임상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한국다이이찌산쿄 의학부 황일형 이사와 곽지수 대리를 초대했다.

-먼저 릭시아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드린다.

황일형 이사(이하 황): 1980년 부터 다이이찌산쿄가 계열 최초로 와파린을 대체할 물질로 Factor Xa inhibitor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물질이 개발된 후 특허를 공개했을 때에는 주사제 제형이었다. 와파린이 경구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사제 보다 경구용 약제로 개발될 필요성이 있었기에 모든 제약회사들이 경구제 개발에 착수했고, 바이엘이 가장 먼저 Factor Xa inhibitor 경구제를 개발했다.

다이이찌산쿄는 바로 제품 개발을 하기 보다는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데 10년 정도의 시간을 더 투자했다. 3가지의 후보물질이 발굴되어 임상 1상 시험을 다 같이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선택된 물질이 에독사반이었다.

-임상연구 과정부터 현재까지 릭시아나의 행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황: 임상 초기에는 환자 등록에 집중했지만,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집중했던 것은 오히려 대조군(와파린 투약군)의 프로토콜 관리였다.

와파린은 INR 모니터링이 중요한데, 앞서 출시된 NOAC들의 3상 허가 임상시험에서 와파린의 낮은 TTR(Time in therapeutic range, 치료농도 유지시간)이 관찰됐다. 따라서 임상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대조약으로 잘 치료가 되었는 지 불확실한 가운데 실험약을 비교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국내에서 와파린 INR을 표준목표(INR 2~3)로 유지해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및 프로토콜에 맞추기 위해 임상의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 이런 과정 덕분에 다른 NOAC들 보다 와파린 INR이 잘 조절되어 릭시아나의 유용성이나 안전성을 더 타당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록은 4개의 NOAC중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NOAC 중 릭시아나는 후발주자다.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비결은 무엇인가?

황: 의학부 관점에서 설명드리면, ENGAGE AF-TIMI 임상시험부터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인 환자들이 약 2천 명 등록되는 등, 허가 전부터 아시아인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될 수 있었다.

또 리얼월드에서 의료진들이 참고할 만한 정보가 준비될 수 있었고, 임상시험에 참여하셨던 의료진들 중심으로 사용경험이 축적되면서 한국인에게 적합한 NOAC이라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릭시아나의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릭시아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곽지수 대리(이하 곽): 환자 경험의 측면에선 QD(1일 1회) 용법이라는 점이 큰 편의성을 제공한다. 하루에 두 번 복용하는 것 보다 한 번 복용하는 것을 환자분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QD 약물의 복약 순응도(Adherence)가 높은 편이다. 또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치매 환자 또한 증가하는 추세인데, 최근 유럽부정맥학회 NOAC 가이드라인에서 치매 환자의 기억력 감소의 특성상 QD용법이 선호되고 있다. 즉, 릭시아나는 치매를 동반한 심방세동환자에서 선호되는 약제이다.

임상의 경험의 측면에서는 용량 조절(Dose reduction) 기준이 간편하다는 점, 출혈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가 우수하다는 점, 고령 환자에서도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장점이 있다.

서양인 환자에 비해 우리나라 환자들은 저체중으로 분류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 환자들에겐 표준용량 보다는 저용량이 적합한 경우들이 많다. 에독사반은 용량 조절을 위한 세 가지 조건(신기능, 체중, 동반 약제) 중 한 가지만 만족시키면 쉽게 감량이 가능하다. 일부 NOAC의 경우 두 가지 이상 조건을 충족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임상의들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항응고치료를 할 때 출혈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 그 자체로도 큰 장점이 되지만, 특히 아시아인 대상 에독사반의 안전성 데이터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에독사반은 3상 임상시험에서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가 40% 정도의 높은 비중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고령에서도 임상적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다른 NOAC에 비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또한 일본과 더불어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처방에 중요한 정보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와파린에서 NOAC으로 판도가 확실히 바뀐 이유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황: 단순히 약가만 비교해 본다면, 10원 대의 와파린에 비해 1,000원이 넘는 릭시아나를 처방하는 것이 (와파린의 단점을 극복한다 해도) 과연 현실적일지 의문이 있었다.

NOAC이 와파린에 비해서는 가격이 더 높지만, 약가 대비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환자가 느끼는 효과가 얼마나 개선되는지 등을 종합해 평가했을 때 충분히 보상이 되는 약제였기 때문에, 에독사반을 포함한 NOAC의 처방률이 점차 상승하게 된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예방 외에도 NOAC 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들어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님이 올해 4월 ACC에서 발표한 연구(ADAPT-TAVR)는 TAVI 시술을 받은 환자 중 경구용 항응고제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에독사반을 사용했을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를 살펴본 것이었다.

심방세동 외에 다른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관련 시술을 받는 환자들에게 NOAC을 사용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연구자들이 많이 계셔서, 저희에게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제안도 많이 주고 계시다.

회사 또한 그러한 데이터가 많이 쌓일 수록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 드리고 있다. 그 결과 2~3년 전부터 관련 연구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TAVI시술 받은 환자들에게 -xaban 계열 제제들이 효과가 있는가?

황: 박덕우 교수님 팀의 연구결과는 설계 당시 표준요법이었던 DAPT(Dual Antiplatelet Therapy, 이중항혈소판요법)에 비해 SLT(Subclinical Leaflet Thrombosis, 무증상 판막엽 혈전증)를 줄이는데 통계적 유의성이 있진 않았지만 수치 상으로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TAVI시술이 올해 5월부터 보험 급여가 적용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TAVI 후 NOAC을 사용할 환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TAVI 시술이 대부분 고령자(평균 70~80세)인 데다 비싼 시술비로 부담을 느껴 시술하기를 주저하셨던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치료 영역에 대한 탐색을 꾸준히 지속한 이유가 있는지?

황: 본사 뿐 아니라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연구개발 및 제품에 관해 가지고 있는 철학 때문이다. 한국인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만들고 배포하고 활용되도록 하며, 활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충족되지 않는 임상 치료 요구를 보완하는 순환적 사이클을 만들어 낼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릭시아나가 출시된 지 10년도 안 되었음에도 이런 사이클의 순환이 가능했던 이유는, 메바로친, 에피언트 등 릭시아나보다 앞서 출시된 제품들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충족되지 않는 임상 치료 요구를 찾아 연구 및 평가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릭시아나 담당자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황: 사내에 환자들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는 팀(MIS)도 있다. 주로 노인 환자분들이 전화를 주시는데, 와파린을 사용하시다 릭시아나를 사용하며 ‘좋아졌다’, ‘편해졌다’ 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해주실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

곽: 종합병원 교수님들이 전해주시는 피드백을 통해 ‘릭시아나는 우량주이구나’ 싶을 정도로 환자에게 이로운 데이터가 잘 나오는 것을 보고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나아가, 충족되지 않는 임상 치료 요구에 대한 연구 지원이 활발하다 보니 새 연구를 기획할 기회도 많고, 리얼월드를 포함한 각종 데이터도 꾸준히 축적되는 것을 볼 때도 보람을 느낀다.

RCT는 비교적 건강한 환자들이 모집되어 시행되었다면, 정말 NOAC으로 치료가 필요함에도 위험요인이 있어 RCT에서 제외되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다양한 리얼월드 연구가 진행되었다.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RCT와 일관되게 에독사반은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타 국가(중국, 대만 등)에서도 높게 평가하며 활용하고 싶어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연구 중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 대상의 연구도 있다.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연구라도 그 결과로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고, 더 큰 연구를 위한 기반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이점을 높게 평가해 주시는 교수님들도 계시다. 이런 선순환의 과정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보람이다.

-한국에서 진행된 리얼월드나 임상시험 데이터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도움이 되는가?

황: 그렇다. 지난달 중국 의료진과의 인터뷰에서 ‘에독사반이 가지는 임상적 이점’에 대한 순위를 평가한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실시된 아시아인 대상 임상 결과(다른 NOAC과 비교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전체 내용 중 세 번째로 신뢰성과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에독사반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저널이 Impact factor가 높기에(Stroke 등), 타 아시아 국가 의료진들의 관심도 높다. 논문 발표뿐 아니라 한국 의료진들이 강연회를 하고 케이스를 공유해 주신다. 올해 대한부정맥학회에서 한국인 대상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될 예정인데, 에독사반 최근 연구들에 대한 강연과 더불어 한국의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내용을 공유했더니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릭시아나의 경우 치료 패턴, 레퍼런스 활용, 데이터 도출 등에 있어 한국 의료진의 우수한 연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

곽: 덧붙이자면, 2021년 EHRA의 NOAC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되었다. 여기에 한국에서 진행됐던 에독사반 관련 리얼월드 데이터(서울대, 연세대 등)가 영향을 줄 만큼의 위력을 발휘했다.

보통은 서구권에서 진행되었던 연구 결과가 주도적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아시아 국가가 주도한 리얼월드 연구가 유럽의 가이드라인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기존에 EHRA guideline에서는 정상신기능 환자(Supernormal renal function)대상으로 에독사반은 주의투여였지만, 에독사반의 실제 사용 결과를 분석한 세브란스 리얼월드 데이터가 근거가 되어 결국 ‘신 기능이 좋은 환자에서도 에독사반을 권고한다’고 변경되었다.

이렇게 글로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고, 그러한 근거를 만드는 데 앞으로 더 기여하고자 한다.

-부작용 문제는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다.

황: 출혈 발생 위험성이 있는 카테고리의 약제다 보니, 역전제(Reversal agent)를 출시한 회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와파린과 비교해서 NOAC의 반감기가 적다 보니 복용을 중단하면 출혈 위험도 조절이 가능한 측면이 있고, 역전제 없이도 출혈을 핸들링 할 수 있는 약제들이 생겨 나면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졌다.

ENGAGE AF-TIMI 등 NOAC에 관한 연구들에서 위장관 출혈(GI Bleeding)이 와파린에 비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ENGAGE AF-TIMI 연구의 아시아인 대상으로 한 Sub-analysis에서는 에독사반은 와파린과 비교하여 GI bleeding 을 증가시키지 않음이 입증됐다.

모든 의약품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기에, 시판 중에도 비중재 관찰 연구, PMS 등을 통하여 실제 처방 후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를 전부 수집해서 인과성 평가를 진행한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반영하여 향후 환자들의 복용에 이로울 수 있도록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PMS의 규정은 3천례 내외로 정해져 있지만, 릭시아나에 관해서는 4천례까지 수집했다. 또한 ETNA 라는 리얼월드 관찰연구를 통해 2천 명 대상 안전성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했다. 이 외에 안전성에 관한 다른 연구도 준비 중이다.

-릭시아나의 차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황: 단기적으로는 2020 ESC(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ELDERCARE-AF 연구를 바탕으로 출혈 위험성이 높은 환자 대상 데이터들을 발표해 나갈 계획이다.

고령 환자에게 NOAC을 사용해야 할 경우, 출혈 위험성 때문에 NOAC 뿐 아니라 와파린까지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뇌졸중 예방이 어려워지는데, ELDERCARE-AF 연구는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에독사반 15mg을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살펴본 연구이다. 연구결과가 나온 후 한국에서도 허가 변경이 이루어졌다.

비교적 젊은 환자들 대상으로는 이미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근거가 확보된 상황이고, 이제는 출혈 위험성 때문에 OAC 처방이 어려웠던 노쇠한(frail)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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