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일화, 식품-인삼 주력 벗고 제약으로 승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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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일화, 식품-인삼 주력 벗고 제약으로 승부 가능할까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8.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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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일화제약으로 출발...고려인삼제약-일화생수-초정약수 합병
81년 '맥콜'로 음료시장 강자 등극..천마축구단 창단 이례적 행보
일본-북미 등 해외시장 진출로 40여개국 수출...카페시장도 진출
2018년 창사이래 최고 매출 2911억원 달성..분양시장 실적 포함
개발비 지난해 9억원에 불과...제약분야 성장동력 연구투자 미미
일화 춘천 GMP공장
일화 춘천 GMP공장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통일교)가 주인인 일화는 지난 1971년 12월 일화제약으로 첫발을 시작했다. 설립 5년이 지난 1976년 상호를 현재의 '일화'로 변경한 후 79년 고려인삼제약과 81년 일화생수를 인수했다.

79년 인삼탄산드링크 '징생엎'을 발매하면서 일화를 이름을 널리 알리며 드링크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81년 일화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후 이듬해 국내 첫 보리탄산음료 '맥콜'을 내놓으면서 대표음료로 성장시키며 현재까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맥콜의 힘을 받아 87년 용인에 음료공장을 준공하고 그 다음해 충북 진천에 캡 제조공장마저 준공하면서 음료시장의 강자로 나서게 됐다.

이후 91년 초정약수를 합병했으며 2000년 초정탄산수 사업팀을 발족에 이르렀다. 2002년에는 '가토 사이다'를 일본에 수출에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눈을 돌렸다. 같은해 베트남에 '레사신정'을 수출하고 이듬해 일본에 '천마우황청심원'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같은해 세계 첫 유산균 발효인삼 '비삼'을 출시하고 2004년 참웰빙 하우스 1호점을 분당에 개점했다.

이어 2006년에는 이례적으로 여자축구단인 일화천마여자축구단을 창단하는 체육문화 활성화에도 신경을 썼다. 앞서 89년 일화 천마축구단을 창단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일화 맥콜 골프단 창단까지 이어진다.

2010년에는 신규 인삼제품 브랜드 '진스트15' 출시와 인삼제품 전문점 '진웰스' 1호점을 개점하는 등 인삼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홍콩을 비롯해 일본, 북미지역에 회사를 설립하고 국내시장에서는 '카페 코나 퀸즈'로 카페시장에 발을 담갔다. 해외수출은 중국 등 40여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일화는 첫발을 음료시장에서 시작한 터라 의약품시장보다는 식품과 인삼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청량음료와 식품,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인삼을 주요 사업으로 나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화의 주요 제품과 그간의 영업실적, 연구개발 등을 통해 미래 발전의 가능성을 엿보고자 한다.

 

◆주요제품과 그간의 실적 현황

먼저 식품의 경우 대표인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진웰스'를 내놓고 있으며 태극삼 등 12품목을 공급하고 있다. 음료는 맥콜을 비롯해 천연사이다, 민속식혜, 탑씨 등 다양한 종류를 내놓고 있다.

제약의 경우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총 271품목이며 이중 일반약은 50품목, 전문약 218품목, 한약재 3품목이다. 한약재를 제외하면 모두 완제의약품이다.

유비스트에 등록된 처방의약품은 총 122품목이며 이들의 지난해 처방조제액 예상액은 약 500억원 수준이었다.

처방약 중 주요 매출을 올리고 있는 품목을 보면 지난해 기준 말초순환개선제 '크레인' 30억원, 클린제제인 뇌기능개선제 '글리이틴' 25억원, 고지혈증치료제 '아토타틴' 22억원, 위십이지장궤양치료제 '스토린' 20억원, 항진균제 '플루카졸' 16억원, 호흡기치료제 '아라스틴'과 위십이지장궤양치료제 '파마겐' 각 13억원, 항생제 '일화 세파클러' 12억원, 만성위염약 '아크라톤'과 대상포진치료제 '팜비르'는 12억원에 근접했다.

위궤양약 '레바겐' 11억원, 역류성식도질환약 '판터롤' 10억원, 무좀약 '롤핀'이 10억원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중 스토린은 2017년부터 처방시장에 들어오면서 빠르게 안착해나가는 상황이다.

일반약의 경우 일화쌍화탕을 비롯해 소화제 '일청액', '일화우황청심원액', 각종 한방과립제 등을 공급하고 있다.

2020년 부문별 매출액.
2020년 부문별 매출액.

이들 제품을 통해 올린 그간의 매출을 보면 20년 전인 2001년, 998억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원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듬해 949억원으로 주춤하면서 내려앉았다. 2003년 880억원, 2004년 873억원으로 하향세를 지속했다. 2005년 828억원, 2006년 671억원으로 내려갔다. 이는 국내매출 감소와 회사정리계획 변경 등에 따라 주식 8주를 액면가 5천원의 보통주식 1주로 병합, 이에 납입자본금이 감소하는 등 대내외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07년 701억원으로 회복한 후 2008년 848억원, 2009년 938억원, 2010년 1078억원으로 드디어 1000억원대 회사로 등극했다. 2011년 1197억원, 2012년 1214억원, 2013년 1232억원, 2014년 1398억원까지 치솟았다.

2015년에는 1627억원, 2016년 1722억원, 2017년 2090억원으로 7년만에 2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2911억원의 매출을 올려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17년 구리 수택동 부지에 733세대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개시해 100%분양을 완료함에 따른 것이다.

2019년에는 역시 분양 등의 영향으로 24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20년 1744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식품부문은 759억원, 제약부문 570억원, 인삼부문 205억원을 나타내면서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분양부문이었다. 전년 88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210억원으로 670억원이 빠지면서 이같은 성적을 내놓았다.

 

◆연구개발 투자와 주주 현황

일화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9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4억원에 비해서는 배이상 증가했지만 여타 제약사의 규모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일화의 경우 신약보다는 제네릭 위주와 식품 제품군으로 구성돼 있어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별 매출에서도 볼 수 있듯 제약사업보다는 식품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중심축이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 일화의 지분은 어떻게 나눠져 있을까.

일화는 지분 92.3%을 지니고 있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 최대주주이다. 이어 카라사와 야스히토(KARASAWA YASUHITO)가 2.2%, 허미회 1.5%,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 1.4%, 일성건설 1.2%, 기타 1.4%로 나뉜다. 현재 김상균 대표이사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1998년 IMF시절 법정관리 신청과 일화용인음료공장 매각 등을거쳐 2005년 회사정리절차 종료까지 만 7년간의 고난의 세월을 보내면서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일화는 이후 식품판매점 설치와 폐점을 연이어 하면서 맷집을 키웠다. 다만 제약회사로서의 면모는 부족함이 있어보인다. 무엇보다 제약으로의 승부수를 거는 모습보다는 '복제약을 통한 유지' 전략이 상대적으로 짙다는 것이다. 전체 매출 2000억원에 달하는 업체로서 신약개발의 의지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백화점식 제네릭 위주로 품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50년이라는 긴 역사를 지닌 일화가 마음과 뜻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는 '성심성의(誠心誠意)'를 사훈으로 삼은 것처럼 제약부문에도 세계인의 건강을 지킨다는 일념을 담아 새로운 도전을 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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