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막외강 시술', 사지마비 등 의료사고 유발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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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막외강 시술', 사지마비 등 의료사고 유발 위험 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3.2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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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중재원, 5년간 47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접수
"과학적인 새로운 경막외강 탐지방법 도입 시급"

척추 주사제 투여 위치인 경막외강을 탐지하는 '경막외강 시술’ 과정에서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막외강 시술’은 척추에 마취주사를 하고 신경차단술 또는 신경성형술 등을 시행하는 걸 말한다. 주로 척추 디스크환자 등에게 시술된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의원(서울은평을)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경막외 시술 관련 의료분쟁 조정·중재' 현황 자료를 보면, 2016년1월부터 2020년 12말까지 5년 간 47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경막외신경차단술(27건)과 경피적경막외강 신경성형술(19건)에 집중돼 있었다. 

환자에게 피해가 심각한 분쟁사유는 '경막외 신경차단술 후 세균감염에 의한 합병증, 사망',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 후 감염 발생, 현재 뇌사상태', '경막외 마취 후 혈종 발생으로 하지마비’, ‘신경차단술 후 경막외 혈종으로 인한 하지마비, 1급장애’, ‘경추 경막외신경차단술 중 신경손상으로 후유증 발생’, ‘경막외신경성형술 시행 후 하지 방사통, 미추통 발생’ 등으로 나타났다.

경막외 시술은 자칫하면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세브란스병원 A교수는 "경막외강 탐지 시 저항소실법에 따라 시술자의 손 감각에 의존해 위치를 파악하는데, 환자가 경추나 흉추에 기형이 있거나 고도 비만인 경우 등 감각만으로 경막외강 탐지가 쉽지 않아 우발적인 경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초임 전문의의 경우 이 시술 시행을 꺼려한다"고도 했다. 의사가 경막외강을 탐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저항소실법'은 바늘이 황색인대를 관통할 때 저항이 소실(消失)되는 것을 의사가 손가락으로 감지하는 방법을 말한다. 시술자의 숙련도에 의해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숙련도를 높이려면 많은 경험과 실습이 필요한 시술이다. 

A교수의 설명처럼 경막외강의 정확한 탐지에 실패할 경우, 척수 손상이나 감염에 의해 뇌사, 사지마비, 하지 및 신체 일부 마비 등이 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신체가 마비된 환자들에게는 장기적인 치료 및 요양이 뒤따르게 돼 국민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커진다. 

경막외강 시술 분쟁은 접수된 47건 중 21건이 조정 결정 또는 합의가 성사됐다. 조정 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의 경우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 위험을 감소시키고, 의사의 시술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경막외강을 적절하게 탐지할 새로운 시술방법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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