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낮추는 게 이익이면 과감히 기준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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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C 낮추는 게 이익이면 과감히 기준 완화해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1.04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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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센터, 급성기 치료 지역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
재발 방지위한 예방·교육분야 정부 지원 지속 필요

김효수 대한심장학회 신임 이사장에게 듣는다=(3)권역센터와 위험요인 모니터링

 

 

 

 

 

 

"지방에서도 급성기 심장-뇌혈관질환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지역간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있다. 권역별심뇌혈관센터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권역센터는 심혈관/뇌혈관 치료 부서가 중심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예방/교육 센터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자급자족을 재촉받는 상황에서 이윤이 나지 않는 예방 분야에 병원이 투자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심장-뇌혈관 환자 재발의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위험인자는 혈당/혈압보다 콜레스테롤과 혈전형성 가능성이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고가라고 해도 이익이 되는지 따져보고, 이익이 된다면 과감하게 보험적용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

김효수 대한심장학회 신임 이사장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정부의 지속적인 권역센터 자립압박은 위험요소라고 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은 치료만큼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 및 교육이 중요한데 이 분야에 대한 정부지원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는 유병력자 관리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중증 및 응급 치료 센터가 많이 필요하다. 권역별로 이러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중증 치료 센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센터에서 예방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했다.

위험요인인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예전보다 더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100이하로 봤다면, 7~8년 전에는 70 이하가 적정수준이었고, 5~6년 전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나오면서 목표치가 더 하강해 50 정도가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PCSK9 차단 효과가 있는 항체 주사제, 예를 들면 에볼로큐맵이 출시되면서 LDL 콜레스테롤을 30 정도까지 낮추는 것이 심혈관 예방 측면에서 더 좋다는 근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0까지 낮출 경우 재발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고가여도 이익이 되는지 따져보고, 이익이 된다면 과감하게 보험적용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 일문일답이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구축 뒤 진료현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  

=지방에서도 급성기 심장-뇌혈관질환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지역간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립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수가가 원가의 80%에 불과한 상황에서, 특히 응급/중증질환 수가가 인원 투입 대비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자립은 쉽지 않다. 더구나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하고 그만큼 많은 인원이 필요해 자립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정부가 계속 지원해야 할 것 같다. 심장-뇌혈관질환은 적기에 치료를 못 받으면 응급 상황에서 바로 사망할 수 있다. 암과 같은 질환은 지역에서 진단받고 느긋하게 서울로 전원해도 사망하지는 않지만,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은 바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구축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무너지지 않도록 계속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씀하신 것처럼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심뇌혈관질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 나가기 위해 유병력자 재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진료 현장에서 재발 고위험군 환자를 위해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고위험자를 사전에 식별해 집중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병력자의 재발 위험인자들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고지혈증, 혈압,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재발을 줄이면 국가의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런 유병력자 교육과 모니터링 시스템은 적은 지원으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예방을 잘 하면 재발 건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치료비용을 절감하면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는 유병력자 관리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중증 및 응급 치료 센터가 많이 필요하다. 권역별로 이러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중증 치료 센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센터에서 예방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재발 예방을 위해 위험요인인 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퇴원환자에게 이 같은 위험요인 모니터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가장 중점을 두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심장-뇌혈관 환자 재발의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위험인자는 혈당/혈압 보다 콜레스테롤과 혈전형성 가능성이다. 최근 연구를 보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예전보다 더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100이하로 봤다면, 7~8년 전에는 70 이하가 적정수준이었고, 5~6년 전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나오면서, 목표치가 더 하강해 50 정도가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최근에는 PCSK9 차단 효과가 있는 항체 주사제, 예를 들면 에볼로큐맵이 출시되면서 LDL 콜레스테롤을 30 정도까지 낮추는 것이 심혈관 예방 측면에서 더 좋다는 근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보면 여전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80~90인 환자들이 많다.  의사와 환자의 관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70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 환자들은 50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데, 다른 의사가 제 환자를 보고 콜레스테롤이 너무 낮아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의사와 환자 모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구약으로 70 정도까지 낮추지 못하는 환자들이 상당히 존재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고가이지만 에볼로큐맵과 같은 주사제를 사용해 안전한 수준까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춘다면 재발율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0까지 낮출 경우 재발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으로 유지하는 환자와 50으로 유지하는 환자의 3~5년 뒤 재발률을 비교할 수 있다면 향후 치료 전략과 재발 시 사회적 비용을 산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재발에 대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고려해서 주사제의 비용부담이 있더라도 LDL 콜레스테롤을 50 정도로 낮춰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생기는 효과가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면, 유병력자에 대한 공격적인 보험 적용 기준이 더 이익인 셈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진료 현장에서의 분석 결과도 필요하다. 따라서 근거를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중립적, 과학적 의견을 기반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고가여도 이익이 되는지 따져보고, 이익이 된다면 과감하게 보험적용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전문가 중심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예산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정부가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고 집행하는 관행이 정립될 필요가 있다. 

-대한심장학회를 중심으로 유관학회가 진료지침을 만들어서 정부에게 권고하고, 급여기준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하면 좋을 것 같다. 
 
=지금도 각 질병을 주관하는 학회들이 진료지침을 만들어서 의사들에게 배포하고 지침 활용을 권고한다. 그 치료지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심장학회와 같은 모학회와 유관 자학회 들이 모두 참여해서 리뷰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있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지침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주관하지만, 대한심장학회를 비롯해 유관학회가 함께 참여해 최종안을 확정한다. 

진료지침을 만들면서 정부와는 보험적용 기준을 논의한다. 진료지침과 보험 적용기준이 일치해야만 진료현장에서 혼란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지침과 보험 적용 기준 사이에 괴리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도 논의하고 있다. 

-끝으로 각 권역 별 심혈관/뇌혈관/예방센터/재활센터가 유기적으로 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한게 있다면

=권역센터는 심혈관/뇌혈관 치료 부서가 중심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예방/교육 센터도 중요할 것이다. 특히 치료 전후로 예방 및 재발 방지가 필요한데, 현재는 예산이 치료에 집중돼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치료 분야는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예방과 재활분야는 수익 창출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급자족을 재촉받는 상황에서 이윤이 나지 않는 예방 분야에 병원이 투자하기는 어렵다. 예방 재활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돈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질환 발생률과 재발률이 줄어든다면 궁극적으로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이렇게 줄어든 돈을 예방에 재투자하면 된다. 다시 말해 예방을 통해서 재발방지, 예산절감이라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권역센터는 현재 응급심장-뇌혈관질환자 치료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2단계 액션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권역센터에서 치료받은 고위험자에 집중해서 '생활요법 중요성 경고 사인'이 보내져야 한다. 이렇게 유병력자들을 관리하고 모니터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유병력자의 재발을 낮추기 위한 예방조치에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권역센터의 역할을 장기적으로 인정하고 예방기능에 대한 예산지원을 통해서 그 기능을 강화시키면 궁극적으로 재발을 경감시키면서 사회적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김효수 대한심장학회 이사장(서울대학교병원)
현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을 맡고 있으며, 순환기내과 분야 명의로 알려져 있다. 1984년 서울의대를 졸업했고,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소장과 첨단세포유전자치료센터 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줄기세포 분야와 심혈관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국내 일인자로서 20년동안 최고수준의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아산의학상, 분쉬의학상을 수상하고, 연구업적을 인정 받아서 국가로부터 근정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심근경색증 환자를 위한 사이토카인-기반의 줄기세포치료법(매직셀치료법)을 개발해 진료현장에 도입했고, 관동맥질환의 만성폐쇄성 병변을 개통시키는 고난이도 시술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2016-2017),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사장(2017-2018), 21차 국제혈관생물학회 세계대회 조직위원장(2019-2020), 앙코르서울-심혈관중재시술-국제대회 조직위원장(2007~ )을 맡는 등 학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대한심장학회(The Korean Society of Cardiology) 소개  
대한의사협회 산하 학술단체로 순환기학 혹은 심장-혈관학의 연구와 진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1957년 설립돼 올해로 64주년을 맞이한다. 

'미래를 위해서 심장-혈관 건강증진에 앞장선다(To Enhance Cardiovascular Health for Our Future)'는 미션을 바탕으로 연 2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12회 전문학술지를 발간한다. 주요 사업으로서는, 심장-혈관질환 진단/치료법 연구와 개발, 심장-혈관질환 치료/예방지침 제정과 전파, 대정부 정책제안과 대국민 건강캠페인 등이 있다. 심장혈관 학문의 발전과 국민건강증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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