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처음과 끝 장식한 정기석 "의사 증원 필수의료 효과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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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처음과 끝 장식한 정기석 "의사 증원 필수의료 효과 미비"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10.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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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신 피력 뭇매…문케어 효과 부인 발언 감사 중단 사태 이어져
강중구 원장 젊은 의사 세태 지적…정기석 이사장 의료현장 입장 전달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의사 출신 기관장들이 전문가와 공공기관장 사이에서 국회의원들의 추궁과 비판으로 곤혹을 치렀다.

특히 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국정감사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전문가로서 견해와 사과, 소신을 이어가며 여야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여당 강기윤 의원과 공단 정기석 이사장 질의와 답변 모습.
여당 강기윤 의원과 공단 정기석 이사장 질의와 답변 모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신동근)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가까이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불씨는 오전 질의 문케어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문케어를 절하하는 현정부 기조를 비판하면서 뇌 MRI 보장성 강화 공단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조기발견과 예방 효과성을 강조했다.

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보고서에 나온 일시적 허혈 상태인 TIA가 조기 발견이라는 개념과 임상적으로 다르다. 연구원에 의사가 없다보니 개념을 잘못 잡은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정 이사장은 "의원실에서 자료를 급하게 요청해 자료를 보완할 것을 지시했음에도 자료가 그 상태로 나갔다. 누구든지 납득할 자료를 내도록 하겠다. 한두 달로 끝날 자료가 아니다"라면서 "자료 제출을 강요 받아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답했다.

야당은 발끈했다. 야당 주장을 부인하고 무시하는 답변이 화를 돋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과를 요청했고,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정 이사장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설전을 이어갔다.

정 이사장은 "강한 요청이라는 말이 잘못 표현된 것 같다. 사과드린다"고 답했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국감의 자료제출은 당연하다. 의원들이 강요했나.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감사는 중단됐고 속개된 국감에서 정 이사장은 "사과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이번에는 여당이 발끈했다.

오후 9시 넘어 이어진 질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의사 증원 관련 필수의료 낙수효과를 부인하는 정 이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정기석 이사장은 "의사 증원은 필요하다. 다만 필수의료 강화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미비하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의사 증원이 필수 진료과 전공의 충원으로 이어지는 기대효과가 적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많은 여야 의원이 의사 증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필수의료 낙수효과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정부와 여야 의원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정색하면서 "의사로서가 아니라 기관장 입장에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의사 증원 낙수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현장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공단이 아닌 개인 입장이라고 처음부터 말씀드렸다"며 전문가로서 소신을 고수했다.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의사 출신 기관장과 공무원 입장을 요구했다.

의사 출신 신 의원은 대치동 초등학생 대상의 의대 입시학원을 지적하면서 호흡기내과 전문의 정기석 이사장과 외과 전문의 강중구 원장 그리고 예방의학과 전문의 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을 지목하며 의견을 물었다.

강중구 원장은 "시골 출신이라 대치동 상황은 잘 모른다. 전공의들과 얘기해보면 의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있어 깜짝 깜짝 놀란다. 의사를 하는 목적이 순수한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며 젊은 의사들의 달라진 세태를 토로했다.

정 이사장은 "대치동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수한 사람들은 이공계로 가서 우리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건강보험정책국장 자격으로 국감장에 와 있어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다. 양해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외과 교수와 병원장을 지낸 강중구 심평원장은 국정감사를 처음 받는 새내기 기관장이고, 내과 교수와 의료원장을 역임한 정기석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질병관리본부장으로 국정감사 경험을 갖고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을 관리 감독하는 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들 기관장보다 10년 이상 차이나는 후배 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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