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의대교수협의회 전공의·의대생 협박 관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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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전문] 의대교수협의회 전공의·의대생 협박 관련 입장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2.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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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책 발표 때문에 벌어진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1977년 국민건강보험이 시작된 이래 수십 년간 정부는 의료를 정치적인 도구로만 이용해 왔고 법안으로 제정된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정책 수립과 전문가의 의견수렴은 제대로 시행된 바 없다.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발표한 소위 ‘필수의료 패키지’는 국가의 책임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고 이미 과거에 수없이 논의되었지만,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탁상공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 정부는 의사들이 전문성과 소신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의지도 없으면서 근거도 없는 2000명의 의사 증원을 이야기하며 여기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을 매도하고 국민의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의과대학 교육은 강의실 숫자를 늘리고, 병원을 짓는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 교육을 담당할 기초와 임상의학 교수진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가졌는지가 중요하지만, 현재 발표된 2000명의 입학정원의 증원이 이루어질 경우, 적절한 교육은 불가능하다.

의사 수가 많아지면 필수의료는 낙수효과에 의해 ‘낙수 의사’가 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주장은 지금까지 묵묵히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젊은 의사들을 폄훼하고 이들이 스스로 의료 현장을 떠나게 한 시발점이다.

우리는 지난 2020년 어린 두 아이의 엄마인 대학병원 교수를 단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한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의사들이 살벌한 의료 환경에서 진료를 하도록 내몰린 것은 그동안 정부가 의료를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하면서 의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등의 잘못된 정책들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실망하고 사직서를 낸 전공의, 정부가 법정 최고형을 내릴 수도 있다고 협박하는 바로 그 전공의들이 정부가 말하는 바로 그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의과대학교수협의회에서는

1.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결정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2. 전문가의 검토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가 이루어졌다면 그 근거를 정부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
 
향후,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는 전공의와 의과대학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협박과 불이익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밝힌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현 정부에게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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