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동희 군 사망사건, 복지부 차원 진상 규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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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동희 군 사망사건, 복지부 차원 진상 규명 필요"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3.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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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유족 "의료과실·구급대 이송 수용거부 이유 밝혀야"
기일 맞아 양산부산대병원 앞서 기자회견

환자단체들와 환자 유족이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119구급차로 이송중인 응급 환아 고 김동희 군의 수용을 거부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한 보건복지부 차원의 진상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희 군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연합회 소속 9개 환자단체는 "3월 11일은 사망 당시 6살이었던 동희 군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동희 군 기일에 유족과 환자단체들은 동희 군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정문에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이 같이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동희 군은 2019년 10월 4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편도수술을 받았다. 통상 1시간 정도 걸린다던 수술이 2시간 이상 걸렸지만 '수술은 아무런 문제없이 끝났다'는 집도의사의 설명에 동희 군 부모는 안도했다. 

그러나 동희 군은 약과 죽은 물론,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의료진은 동희 부모의 추가 입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같은 해 10월 6일 퇴원시켰다. 다음날인 10월 7일 부모는 동희 군을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있는 동네의원에 데려가서 진료를 받았다. 

동네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양산부산대병원 의료진과 달리 동희 군의 수술 부위에 심한 화상(burn) 자국이 보이고, 동희 군의 목 통증이 너무 심해 어떤 것도 섭취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재입원을 권유했다. 이에 동희 군은 10월 8일부터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동희 군은 10월 9일 새벽 1시 45분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수술 받은 편도 부위가 터져 분수처럼 피를 쏟은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1시 46분 편도수술을 받았던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했고, 1시 47분 119구급대에 신고를 했다. 1시 48분 119구급대가 출동했고, 119구급차는 1시 50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동희 군을 태운 119구급차는 양산부산대병원에 사전 통보를 하고 1시 56분 병원을 출발했다.  

하지만 동희 군을 태운 119구급차가 양산부산대병원 도착 5~6분을 남겨두고 있을 때 의료진이 CPR(심폐소생술) 중인 응급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며 양산부산대병원에서 119구급대로 수용 거부 연락을 해왔다. 

119구급대 대원은 동희 군의 응급 상황을 고려해 한 번 더 전화를 걸어 수용을 요청했으나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거부했다. 

119구급대는 어쩔 수 없이 왔던 길을 돌아서 동희 군을 부산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했고,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상태에 빠진 뒤였다. 이후 동희 군은 5개월이 지난 작년 3월 11일 사망했다.

(故)김동희 어린이 기일인 3월 11일 유족과 환자단체들은 양산부산대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복지부 차원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故) 김동희 군 아버지 김강률 씨.
(故)김동희 어린이 기일인 3월 11일 유족과 환자단체들은 양산부산대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복지부 차원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故) 김동희 군 아버지 김강률 씨.

이들 단체는 "동희 군이 부산동아대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망하지 않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것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수용거부를 하지 않고 신속히 응급 치료를 했다면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표적인 예방 가능한 응급의료 환자안전사고다. 동희 군 부모는 권역응급의료센터·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상급종합병원인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응급 환자 한명을 CPR(심폐소생술)하는 것 때문에 분초를 다투는 응급 환아인 아들의 수용을 거부했다는 사실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희 군이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받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제거 수술' 중 집도의사의 과실과 의무기록지 허위기재가 있었는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퇴원 후 다른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수술 받은 편도 부위가 터져 분수처럼 피를 쏟은 응급 환아 동희 군을 119구급대가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하다가 도착 5~6분을 남겨두고 수용을 거부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기소를 통해 형사재판이 진행돼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장기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대표적인 예방 가능한 응급의료 환자안전사고인 동희 군 사건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주장하는 이송중인 응급 환아 동희 군의 수용거부 이유가 허위로 밝혀지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취소 등 그에 합당한 행정처분를 실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진상조사를 통한 원인 규명과 신속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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