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56.4% "병원 규모보다 의사 평판 보고 선택"
상태바
암환자 56.4% "병원 규모보다 의사 평판 보고 선택"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3.02 0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톨릭대 산학협력단, 5대 암환자 등 257명 대상 설문조사
심평원 의뢰 '암 적정성 평가 개선방안' 연구 일환
완치환자 71.4% "다니던 병원 계속 다니고 싶어"
암 적정성 평가 인지도 25.3% 불과

암 환자 10명 중 5~6명은 치료병원 선택에 있어서 병원보다는 의사 평판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의사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는 수술환자의 경우 수술 후 장기 생존율, 시술 또는 항암치료 환자의 경우 치료 및 시술 경험을 꼽았다. 

또 수술 후 5년 이상 경과해 완치 판정 받은 환자 10명 중 7명은 다니던 병원을 계속 다니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사실은 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암 적정성 평가 개선방안' 연구용역 중 '암 치료 전·후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1일 보고서를 보면, 이번 연구는 심사평가원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연구책임자는 김성근 교수(위장관외과)이며, 이윤석 교수(대장항문외과)-홍성후 교수(비뇨의학과)-고윤호 교수(종양내과)-백광열 교수(간담췌외과)-김동진 교수(위장관외과)-유태경 교수(유방외과) 등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암환자 입장에서 치료 전·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는 경로, 병원 선택, 적정성 평가의 효용성 등을 알아보고, 암 환자·보호자 입장에서 적정성 평가를 통해 알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다. 

설문결과는 이렇다.

암 치료 병원 선택 경로=병원을 선택한 주체는 본인(66.4%), 자녀(21.6%), 배우자(15.4%) 순으로, 병원을 추천 받은 경로는 지인 추천(40.2%), 원래 다른 질환으로 해당 병원에 다니던 경우(23.2%), 타 병원 의뢰(18.3%)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현 병원을 선택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주위의 평판과 추천'(92%)이 가장 많았고, '가까운 거리', '병원의 시설과 규모'가 각각 64%로 뒤를 이었다. '다른 병원 의료진 추천'은 41%였다.

또 심사평가원 홈페이지의 병원평가에서 정보를 얻었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암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암 적정성 평가 인지도=심사평가원의 암 적정성 평가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25.3%가 '그렇다'고 했다. 또 '그렇다고 답한 사람' 중 95%는 해당 병원의 암 적정성 평가 등급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암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도 암 평가에 대해 알고 있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암 적정성 평가에 대한 홍보가 좀 더 필요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암 치료 병원 선택=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는 병원보다는 의사의 평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답자 중 56.4%는 암 진료에 대한 의사의 평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암 진료에 대한 병원의 평판(23.7%), 병원의 규모(8.7%), 거리(5.8%) 등의 순이었다.

연구진은 "암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와 병원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 전달이 중요함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라고 했다.

의사의 진료 질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경로에 대한 질문에는 주변의 추천이 46.9%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인터넷 검색(27.4%), 병원 홈페이지(2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진료 의사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수술을 받는 환자는 수술하는 의사가 맡은 환자들의 수술 후 장기 생존율(32.4%)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다. 다음은 의사의 경력(학회활동, 연구성과 등), 누적/연간 수술건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시술 혹은 항암치료 대상인 환자의 경우 치료 및 시술 경험에 대한 정보(33.2%), 해당 암의 생존율, 치료 후 합병증 순이었다.

암 진료 관련 병원 의료 서비스=임 진료와 관련된 병원 의료서비스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치료과정에 대한 의료진의 자세한 설명(27.4%), 여러 진료과의 협진 여부(26.6%), 해당 암에 대한 치료 성적(18.3%), 전문의료진이 충분한가(14.5%) 순으로 답했다.

치료 시작 전 알고 싶은 암 치료 관련 정보=재원기간(27.8%), 합병증 발생률(23.2%), 장기 생존율(16.2%), 암 수술 및 시술 사망률(14.5%) 순이었다.

퇴원 후 암 관련 정보를 접하는 경로=수술 등으로 치료받고 퇴원 후 암 관련 정보를 접하는 경로는 치료받은 병원(37%), 인터넷 검색(33%), 주변조언(18%), 환우모임(9%)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퇴원 후 암 관련정보 전달에 병원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결과"라고 했다.

수술 후 5년 이상 지난 환자들=기본적으로 5년이 지나면 더 이상 암환자로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완치 판정을 받은 후 정기 검사 등을 위한 병원 선택에 대한 질문에 다니던 병원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답이 71.4%로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집근처 인근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는 9%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암 진단 후 방문하는 병원과 의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기 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담당할 의사의 수술경험, 치료 경험 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했으며, 병원의 장기 생존율 정보, 수술 후 합병증 정보, 입원 일수, 진료비 등의 정보를 원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 "암 환자에 대한 다학제 진료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전문 의료진의 다양한 분포가 암 치료에 있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해주는 결과"라고 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급성기 치료를 지낸 암 경험자의 경우 병원 방문 역시 해당 병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급성기 치료를 끝내면 지역사회 병원으로 전원해 건강관리를 받도록 하는 방법으로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정책적 의견과는 차이가 있는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역의 인증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꾸준히 해당 병원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최초 치료가 수도권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정책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등을 암 치료 전·후에 외래 방문한 5대암 환자, 전립선암 환자 및 기타 암환자 257명을 대상으로 작년 4~6월 사이에 실시됐다.

병원별로는 서울성모병원(상급종합) 123명, 은평성모병원(종합병원) 60명, 여의도성모병원(종합병원) 74명 등이 모집됐고, 암종별로는 위암 77명, 대장암 75명, 유방암 27명, 간암 17명, 폐암 33명, 전립선암 17명, 기타 암 11명 등이 참여했다. 설문은 연구원과 1:1 면담방식으로 진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