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바토', 다음 타깃은 급성자살충동 환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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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바토', 다음 타깃은 급성자살충동 환자군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8.2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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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얀센, 'ASPIRE I/II' 임상결과 근거 적응증 확대 모색

항우울제 ‘스프라바토’(에스케타민 비강스프레이/한국얀센)가 국내에서 적응증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타깃은 급성 자살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스프라바토의 적응증 확대를 계획 중이다.

스프라바토는 우울장애 분야에서 30여년만에 등장한 신약이다. 신경전달에 관여하는 NMDA 수용체에 작용하며, 분무형 약물로 고안돼 약효가 빠르게 나타난다. 국내 허가는 지난 6월에 나왔다. 경구용 항우울제와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저항성 성인 우울장애 환자에게 사용 승인됐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ASPIRE I/II 임상결과를 근거로 이뤄질 전망이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스프라바토는 우울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ASPIRE I/II(3상) 임상시험에는 경증-중증 주요우울증(MDD) 환자 449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자살충동 및 행동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스프라바토+표준치료 또는 위약+표준치료를 시행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약효는 투여 24시간 시점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평가척도(MADRS)로 측정됐다.

그 결과, 우울증상 감소폭은 스프라바토 투여군 15.9~16점, 대조군 12~12.2점으로 집계됐다. 스프라바토 투여군에선 약효가 4시간만에 나타나기도 했다. 아울러 우울증 관해율은 스프라바토 투여군 41~43%, 대조군 27~34%로 확인됐다. 스프라바토 투여에 따른 이상사례로는 해리(dissociation), 어지러움, 진정, 혈압상승 등이 보고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스프라바토는 최근 미국에서 급성자살충동을 느끼는 주요우울증 환자 치료에 허가된 바 있다.

그동안 우울증 치료분야에선 미충족의료가 존재했다. 기존의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등은 약효 발현까지 최소 4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저도 환자의 30~40%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스프라바토가 제공하는 이점은 분명하다. 스프라바토는 치료저항성 우울장애 치료에서 재발 위험을 50% 가량 줄이는 효과를 증명했다.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 24시간 내 우울증상을 개선하는 첫 약제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논점도 있다. 먼저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주성분인 에스케타민은 향정신성약물인 케타민의 사촌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약사측은 방책을 준비했다. 등록된 의료기관에서만 스프라바토를 사용하도록 하는 위해성관리계획(REMS)을 세웠다.

약가는 또 다른 논점이다. 스프라바토는 한 해 투약비가 미국 표시가격 기준 약 3만2000달러(38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임상경제리뷰연구소(ICER)는 비용효과성을 위해선 약가를 25~52% 가량 낮춰야 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역시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스프라바토를 우울증 치료에 권고하지 않았다.

국내에선 어떤 결론이 나올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다만, 현 시점까지 스프라바토의 접근성 개선에 대한 계획은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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