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언제 들어오는지 묻지 말아주세요" 약국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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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언제 들어오는지 묻지 말아주세요" 약국 호소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3.09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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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공급에 피로감..."사회약자부터" 제안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마스크 구매 5부제가 시행된다.

정부가 생산업체와 계약을 통해 생산물량의 80%를 구입해 공적판매처에 공급하는 마스크가 약국을 중심으로 풀린다.

약국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이 이뤄진는 것이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지침'은 주민등록번호 끝자리수로 나눈 5부제를 통해 국민 1인당 1주일에 2매씩 구매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지난 6일 서울의 A약국은 마스크로 인한 전화 문의 등에 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약국 본연의 책임은 잊지 않았다.
지난 6일 서울의 A약국은 마스크로 인한 전화 문의 등에 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약국 본연의 책임은 잊지 않았다.

정부는 이같은 판매처 일원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마스크 품귀현상을 잠 제우고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노약자나 기저질환자 등에게 우선적으로  마스크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식약처 등 관련 부처가 전면에 나서 앞으로 공적마스크의 70%가 약국으로 유통될 것이라고 밝히고 약국의 수고에 대해 감사의 뜻을 보냈다. 정부도 이번 조치에 약국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적극 행정적 지원을 약속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약국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많은 수의 약국이 1~2인의 소형 약국이 많기 때문이다. 조제 및 상담 업무 외에 마스크 판매를 전담해야 하기에 업무 과부하가 생길 수 있다. 자칫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로 약국이 피로감을 느낄 경우 오히려 지역주민에게 항의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마스크 수급문제로 약국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일선 약국으로서는 이번 공적 마스크의 일괄 판매처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당장 오늘부터 마스크 판매를 위해 찾아온 주민뿐만 아니라 80세 이상, 10세 이하에 대한 대리구매에 따른 일일이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절차는 정부가 심평원에서 구축한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주민번호 확인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주민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약국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잡음이 쌓이면 피로감으로 옮겨지는 게 현실이다. 벌써 일부 지역약국에서는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민감한 반응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서울의 A약국은 약국유리문에 지역주민을 향한 공지글을 붙였다. 약국의 현상황을 고스란히 담았다. 다소 '격앙된' 목소리이지만 마스크 구매에 있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는 메시지는 잊지않았다. 

A약국은 '공적 마스크 품절'이라는 공지문을 통해 "마스크게 언제 들어 오냐 제발 전화하지 말아달라. 아픈 분들과 상당할 수가 없다. 예약해 드릴 수 없으며 맡아 놓을 수 없다. 따로 챙겨 드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공급가에 마진없이 15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1500원도 비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상처주지 마시고 다른 분들께 양보해달라. 사회적 약자 분들에게 먼저 배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주 소량 공급되어서 공급되더라도 1인당 2매 판매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 약국은 마스크 판매 시간부터 재고량, 구매절차 등을 묻는 전화상담뿐만 아니라 수많은 주민들이 직접 방문을 통해 마스크가 있는지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쏟아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이다.

또 다른 서울의 B약국은 SNS를 통해 시스템이 준비가 되지 않거나 혹시나 하는 오류 등의 발생할 경우 약국이 당혹스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약국은 지난 6일 약국문에 공적마스크 판매에 대해 판매절차 등을 소상히 공지하고 번호표를 나눠주는 등을 통해 주민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약사회의 노고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약국은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판매사태를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냐에 따라 향후 위기냐 희망이냐를 가늠할 수 있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에게 좀더 다가가느냐 아니면 더 멀어지느냐의 선택길에 섰다.

한편 식약처는 8일 안전안내 문자를 통해 9일부터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시에는 5부제 시행으로 출새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분들만 1인 주 2매 구매 가능하며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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