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편의를 위해서라면…" 어플 개발에 나서는 다국적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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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편의를 위해서라면…" 어플 개발에 나서는 다국적제약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1.03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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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머크·다케다·노바티스…투약기록·생활습관 개선 관리 서비스
개인정보보호법 이슈 여전 개발 ‘장벽’으로 작용

"SNS를 넘어 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의 질환 관리를 돕는다."

약물 투약시간 알람이나 생활습관 개선 정보 제공으로 환자들의 편의를 개선하는데 주력했던 다국적제약사들이 정보제공 창구로 이용하던 SNS를 넘어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환자들이 직접 투약 정보를 입력해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정보를 통해 직접 질환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

사노피 아벤티스는 지난 10월 사회책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한당뇨병학회와 손잡고 '당당케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저소득층 당뇨환자의 심리케어와 당뇨 자기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당케어 어플리케이션은 과학적으로 효과성을 검증 받은 행동활성화 이론을 기반으로 임상심리 전문팀과 협업을 통해 환자들의 심리지원을 돕는다.

환자는 앱을 이용해 12주간 ▲정신 건강 및 행동활성화 교육 ▲일상활동 기록 ▲가치중심활동 선택 ▲활동계획 수립 ▲목표활동 점검 ▲문제 해결 ▲재발 방지 등 7단계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생활습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당케어는 일상의 당뇨병 관리와 함께 스스로 심리 상태를 돌볼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자가관리, 정신 건강 통합 케어 앱"이라면서 "환자들이 당당하게 당뇨병을 관리하고, 심리케어 콘텐츠를 통해 당뇨병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당당케어 어플리케이션은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당뇨병의 정석’ 영상 콘텐츠를 연동해 환자의 식단과 운동 등 당뇨병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앱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이 앱은 올해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한 뒤 내년 초 전국에 공식 배포될 예정이다.

머크, 성장호르몬 투여 환자·의사용 앱 개발

머크는 성장호르몬치료제인 싸이젠(성분 소마트로핀) 투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어플리케이션 그로우링크를 출시했다.

이 앱은 이지포드(성장호르몬 투여기기)를 투약기로 사용하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투약기록과 순응도를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 기록은 의료진에게 전송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환자들은 앱을 통해 투약 알람과 주사제 투여 일정 관리, 카트리지를 교환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환자의 성장 진행상황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일정 시간에 키와 몸무게를 기록할 수 있다.

머크는 의료진이 환자 투약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이지포드 커넥트의 새로운 버전도 함께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 목록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환자 상태와 투약 순응도까지 간편하게 확인해 투약 알림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머크 관계자는 그로우링크를 통해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이 지속적으로 투약기록 및 성장기록을 직접 보면서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투약에 대한 동기 부여와 함께 투약순응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담당 의사도 이지포드 커넥트로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체크하면서 성장기록과 투약의 효과를 함께 측정하고, 적합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리케이션 이용에 대해서는 싸이젠을 처방 받은 환자가 지원 프로그램(PSP: Patient Support Program)에 등록할 때 통합 동의서(개인정보활용동의)를 직접 작성한 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면서 의사의 처방을 통해 디지털 기능이 있는 이지포드 디바이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환자들만이 그로우링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케다, 혈우병환자 위한 myPKFiT 운영

다케다제약은 혈우병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앱기반 의료기기인 myPKFiT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애드베이트와 애디노베이트를 투여 받고 있는 혈우병A 환자에서 혈중 8인자 수치를 추정해 개인별 맞춤치료 계획 수립을 돕는다.

환자는 myPKFiT과 연계된 모바일 앱을 통해 혈중 8인자 농도 추정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환자들이 주사 시간과 투약 용량을 입력하면, 예상되는 혈중 8인자 농도를 원하는 시간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시간은 물론 일정 시간 경과 후 예상되는 혈중 8인자 농도를 확인할 수 있어, 혈중 8인자 농도에 따라 환자의 활동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했다.

다케다 관계자는 "혈우병 치료는 출혈 조절을 최우선으로 하는 예방요법이 중요하지만 환자가 평소에 주기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myPKFiT은 질환에 대한 인식 및 생활방식, 출혈패턴 등을 제공해 개인별 맞춤치료 계획 수립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 숨선생스마트케어 서비스

조금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노바티스는 기존에 출시된 웹서비스에 자사의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복약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 파프리카케어와 협업을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와 천식환자에게 질환에 대한 안내와 질환 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

처방약 복약을 돕는 안내영상과 질환 관련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처방약제별 복약일정, 복약시간알람자동세팅, 증상개선을 위한 생활습관정보, 복약순응도 체크, 증상평가시험 등의 기능을 제공해 통합적인 질환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가 매일 체감하는 정도를 기록에 남기고 누적 결과를 통해 본인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호전되는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환 관리의 주체 '환자'를 위한 노력이지만…

다국적제약기업들이 운영하는 어플리케이션의 기반을 잘 살펴보면 의료기기와 연계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되거나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 질환자에 한정돼 운영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유'를 토대로 한 어플리케이션이 이렇게 한정된 환경 내에서 운영되는 이유는 바로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 중이거나 한 때 개발을 추진했다가 포기한 회사들의 한결같은 답변도 "관련법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정보와 관리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결국 환자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는 어플리케이션"이라면서 "환자들의 실천이 중요한 생활습관 개선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려해도 까다로운 관련 규정으로 인해 앱 개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모바일 시대에 환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는 어플리케이션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서비스를 개발하는 가장 큰 장벽은 개인정보 이슈에 있다.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관련 프로그램을 계획하다 접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자의 질환 관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약사의)취지가 "약을 팔기 위한 홍보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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