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치료 대상 아닌 주체로 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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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치료 대상 아닌 주체로 발전 중"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1.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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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지와 공중 공감대 형성 위해 교육 필요 
의료인-환자 '관계' 수평적 구조로 전환 중 
"환자단체, 사회권력으로서의 면모 보여줘"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상대적인 약자에 해당됐던 환자가 이제는 의료환경 내에서 치료접근성과 처우 개선을 당당히 이야기 할 수있는 주체로 발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함께 환자단체 역시 사안에 따라 이익집단 또는 사회권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자체적인 아젠다 설정과 공유 등을 통해 위상을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다만 환자단체의 활동만으로는 사회적 지지와 대중의 공감대를 얻는데 한계가 있어 교육 시스템 내에서 이를 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환자라는 것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교육을 통해 실현한다면 인식 개선과 사회적 지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제언이다.  

하대관 메드트로닉 대외협력부 이사는 18일 진행되는 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에서 '헬스커뮤니케이션에서 환자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하 이사는 먼저 환자에 대해 "과거에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의 위치에서, 전문의료인과는 극단적으로는 상하관계에 준하는 틀 안에서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했다"면서 "정책입안자와 관료, 제약사, 의료기기 회사 등 산업계 공급자와의 관계에서 역할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 이사는 "하지만 개개인의 인식향상과 정보 욕구의 실현, 사회적 관계 재설정 등 일련의 변화들은 이해관계자와 환자들 사이의 관계를 바꿔놓고 있다"면서 "전문의료인과 환자의 관계는 상하관계에서 부분적으로는 적대관계, 또 한편으로는 수평관계로 바뀌는 현상들이 쉽게 목격된다"고 말했다. 

환자 단체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이익집단 나아가 사회권력으로서의 면모를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자체적인 아젠다 설정과 공유, 강화 등에도 망설이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변화한 환자단체의 위상은, 주로 해당 질환자에 대한 치료접근성 등 환경과 처우개선 등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정책 변화들을 많이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련의 정책과정 즉 제안과 수립, 결정, 시행, 피드백 등에 있어 환자단체의 위상은 강화되고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는 단순히 헬스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자단체 목소리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

하대관 이사는 의료체계 내에서 환자단체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 요소로는 △가용 리소스 부족 △문제 제기에 그치는 아젠다화 △운영의 비합리성 등을 들었다. 

하 이사는 "환자단체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와 성장세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가용 리소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면서 "  상당수 환자단체가 가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나 예산 등 측면에서 양적 질적으로 열악하다"고 짚었다. 

이어 "환자 개인의 경험과 고통을 표출하고 제기해 사회적 아젠다화시키는 양상을 띄고 있다"면서 "이는 학습, 연계와 규합, 발전 등 과정을 거치며 정책과정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자양분이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사회적 담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산발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는 "일부 적극적인 이들을 제외하면 공동의 목표를 향한 연대보다는 개별적인 요구와 충족에 집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환자단체가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조직으로서 오랜 기간 작동하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저변의 탄탄한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리더의 운영 측면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치적 의도가 단체와 기관의 핵심과제를 앞서는 경우도 있고 소속원이나 환자, 하위 단체 등과의 정보 공유나 소통의 단절, 회계의 불투명성 등도 종종 문제가 된다"고 짚었다. 

그는 환우회의 활동 성과에 대해서는 "환우회는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보건의료 정책과정에 있어많은 성공사례를 남겼으며 상당 부분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환우회 자체의 리소스 확보와 역량 강화와 함께, 운영 측면의 다소간의 불합리성 등 문제들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자단체가 각각의 의제를 정책적으로 관철시킴과 동시에, 공동의 관심사와 아젠다를 연대를 통해 개발하고 확대하려는 고민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정자로서의 국가와 정부의 역할과 함께, 산업계와 의료인 등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이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다.  

교육, 환자를 위한 사회적 지지 완성을 위한 시작 

하 이사는 환자의 사회적 지지를 완성하는 기반으로 일반 대중과 공중의 공감과 심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하 이사는 "사회적 지원이나 원천은 교육에서 시작될 수 있다"면서 "각급 학교에서 여러 질병과 ‘환자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바른 가치관을 조기에 심는 교육이 매우 의미있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육계는 보건교사라는 훌륭한 자원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그 수를 확충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면서 "환자의 사회적 지지 확보, 나아가 안정적인 보건의료체계 운영과 국민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위한 투자로써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이사는 마지막으로 "환자의 입장이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가족 등 주변사람들의 노력과 국가, 사회적 시스템의 투자 그리고 일반 공중의 공감대가 함께 작용해야 한다"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첫번째 열쇠로 교육 특히 각급 학교와 공공영역에서 비롯되는 질병 교육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발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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