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 "제주 외국영리병원 설립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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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단체 "제주 외국영리병원 설립 반대"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5.05.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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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리병원 확산 시발점 우려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인 중국 녹지그룹이 직접 투자하는 영리병원의 제주도 진출이 가시화되자, 지역 의약계가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제주지역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등 5개 단체가 참여한 '제주특별자치도 의약단체협의회'는 12일 '녹지그룹 녹지국제병원 설립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중국 상해시가 운영하는 녹지그룹이 제주도 진출을 희망하는 녹지국제병원에 직접 투자 신청했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정부도 투자승인에 긍정적이다.

협의회는 이 때문에 첫 외국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조만간 설립 허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의회는 "당초 계획과 달리 콘도만 대거 들어선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중국 영리병원이 들어서면 제주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제주도 당국의 입장은 십분 이해할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녹지그룹의 제1호 외국영리병원 진출에 대해 우려는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유는 4가지를 들었다.

협의회는 먼저 "국내 자본의 우회투자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제주특별자치도법가 마련한 외국 투자자 설립 영리병원 허용 조항은 국내 의료인을 비롯한 국내법인과 국내 자본의 우회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녹지그룹 외국영리병원이 성공하면 국내 의료인은 물론, 국내 법인과 자본들이 투자대열에 합류해 영리병원 허용에 따른 폐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 현 법률로는 외국영리병원 외에는 대상환자, 시술범위, 시술방법, 가격, 의료서비스의 질 등을 알 수 없고,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다며, 두번째 반대이유를 밝혔다.

무분별한 중국 자본의 투자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현재도 중국 관광객이 중국계 자본이 투입된 식당이나 가게, 호텔 등에서만 머물다가 가버려서 제주도 내 여행업체나 서비스업이 힘든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중국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기존 의료기관과 가격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수익이 고스란히 국외로 유출돼 피해만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무엇보다 제1호 외국영리병원 설립이 다른 지역의 영리병원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국내 의료환경에서는 어떤 형태의 영리병원이 허용되더라도 건강보험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보건의료인들을 지금보다 더 심한 무한 경쟁체제로 내몰 것이라고 협의체는 주장했다.

의료업을 매개로 한 대형 자본의 이윤창출 수단으로 전락하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협의회는 결론적으로 "영리병원이 갖고 있는 위험성과 국내 의료관광 시장 실태,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의료인들이 처한 상황, 중국의 경제력과 중국 의료의 발전상황 등을 놓고 볼 때 10년 전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에 의해 허용되는 녹지그룹 영리병원을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5개 의약단체는 용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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