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한국vs영국 너무 다른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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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한국vs영국 너무 다른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4.02.2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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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쟁의 불구 파업 예고...사직서 던지고 사라진 전공의
출처: 영국의사협회
출처: 영국의사협회

영국에서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주니어 의사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진행하는 장기파업 투쟁이다.

주니어의사는 통상 의사면허 획득 이후 10년 이내의 젊은 의사들로 한국에서 사직서 제출이라는 집단행동방식을 통해 정부에 항의표시를 한 전공의와 교집합을 갖는다.

영국의 주니어의사들는 지난해 2월 파업찬반 투표 이후 1년이 넘도록 장단기 파업을 진행하며 정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의사와 전공의가 함께하는 연합 파업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쟁의의 타이틀은 의사임금복원(Pay Restoration for Doctors) 이다.

또한 주니어의사들은 정부와 협상에 다시 실패함에 따라 오는 2월 24일 토요일 오전 7시부터 2월 28일 수요일까지 닷세간의 강도높은 10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 웨일즈의 주니어의사들 역시 21~24일까지 이미 72시간 파업에 돌입했고 추가적으로 3월에도 닷세간의 전체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북아일랜드 주니어의사도 쟁의행위에 찬성투표를 기반으로 3월에 이틀간 전면파업을 시작한다.

정부와 협상에 진전이 있었으나 지난 8일 마감시한까지 납득할 만한 제안이 없었고 협상기간을 4주 추가 연장하는 대신 파업을 연기하겠다는 제안마저 보건부 장관이 거부함에 따라 파업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니어 의사의 주장은 2008년 이후 16년간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인상률이 턱없이 낮아 실질임금은 30%가량 줄어들게 됐다며 이에 대한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해 주니어 의사의 2/3정도가 가입해 있는 의사 권익단체 격인 영국의사협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 BMA)는 세부적인 파업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합법적인 피켓시위 방법, 파업에 따른 의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과 혼선을 예방하기위한  다양한 정보를 포함된다. 

특히 대정부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자연스러운 대국민 홍보의 방식을 제안하고 시위중이라도 환자, 장애인의 통행 등에 불편을 주지않도록 했다. 시기는 예고됐고 불가피한 환자의 불편과 의사들의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직후 행동요령까지 상세하게 마련됐다. 

반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2000명 의대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하자 보름만에 수련병원 전공의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현장을 이탈했다. 길게 설명할 내용도 없고 환자에 대한 고려 하나 없는 강대강의 대결이다.

정부의 부족한 설득 또는 협의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먼저다. 의료계가 이견이 있는 정부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도 없다. 다만 진료현장을 떠나면서 보여준 환자를 위한 태도에서의 다름의 격차는 커 보인다. 

'내일은 환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길 희망합니다'로 끝맺음을 한 대전협 비대위 성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든 질문은 하나다. 오늘은 환자 곁을 지킬수 없고 내일도 희망 뿐인데 환자들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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