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협상은 처음이라'...美 샅바싸움 중 오인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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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협상은 처음이라'...美 샅바싸움 중 오인사격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4.01.26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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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확대 우려 보고서, 특정 제약사 심각한 매출피해 집중 분석  
제약업계, 협상 중단 또는 최대 협상대상 20품목 수성 목표
정치권, 연 최대 협상 50품목 확대 위협...빅파마 약가 청문회 호출

미국에서 2월 1일 시작되는 첫 메디케어 약가협상을 앞두고 샅바 싸움이 한창이다. 이과정에 아군에 총구를 겨눈 오발사고가 발생했다.

출처: 미 상원 버니 샌더스 HELP 위원장, 25일 J&J, MSD 청문소환장 투표 진행 기자회견 장면....임브루비카 등 약가 비교표가 등장했다.
출처: 미 상원 버니 샌더스 HELP 위원장, 25일 J&J, MSD 대표 청문회 소환장 투표 진행계획 관련 기자회견 장면....임브루비카 등 해외와 다른 약가 비교표가 등장했다.

미 정치권은 연간 최대 약가협상품목을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이 정한 20품목보다 품목을 추가 확대하기 위한 법안 발의와 약가청문회 등으로 제약사를 협상장에 저항없이 나오도록 압박하고 있고 제약업계는 일자리, 신약감소와 산업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연일 언론전을 펼치고 있다.

관련해 지난 18일 29년 적용되는 최대 약가협상품목을 20품목에서 50품목을 늘릴 경우, 피해가 특정 제약사에 집중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프랭크 팰런(Frank Pallone) 하원의원이 동료의원 2인과 함께 지난해 7월 발의, 복지위에 계류중인 미국 가족을 위한 약품 비용 낮추기법(Lowering Drug Costs for American Families Act) 법안 관련 제약업계의 대응의 일환으로 발표된 보고서다.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위 위크 포 헬스'(We Work for Health)가 바이탈 트랜스포메이션에 의뢰 제작한 보고서로 제목은 'The Impact of The House Proposed IRA Expansion on the US Biopharma Ecosystem' 으로 풀어서 해석하면 '하원에서 발의된 인플레이션 감소법 확장법안의 미국 바오오제약에 미치는 영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가협상품목을 현행 최대 20개품목(29년 부터)을 50품목 확대 하고 민간보험과 비급여시장에도 상한가처럼 협상약가를 적용할 경우 10년간 제약사 일자리는 13만 5천~21만 6천개가 감소하고 임상시험 등 관련 일자리는 67만 8천~107만 6천개가 사라진다고 분석했다.

미국내 제약사 일자리가 현재 90만개인데 20% 가량 줄고, 간접일자리는 350만 개인데 최대 30% 가까이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혁신 감소로 10년간 신약은 135개(백신 검토제외) 줄어들고 주로 노인 대상 치료제가 대거 신약라인에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발사고의 대목은 제약사의 영업이익(EBIT)이 상상 이상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파란그래프:20품목시 이익감소/주황그래프:50품목시 이익감소/20대비 50품목시 추가 감소율
파란그래프:20품목시 이익감소/주황그래프:50품목시 이익감소/20대비 50품목시 추가 감소율

약가협상으로 신약중심의 64개 제약사가 영향을 받는데 약가협상 품목이 집중된 1개 제약사는 10년간 매출이 1천억달러(한화 약 133조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매출 감소의 약 1/6이 한제약사에 집중된다는 이야기다.

700억 달러 이익 감소 제약사 2곳 포함 500억 달러이상 이익감소 제약사 6곳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또한 18개 제약사가 100억 달러 이상으로 피해가 집중된다.

한 제약사는 1천억달러 이상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이를 밝히면서 어떤 제약사가 타격이 큰지 궁금증만 불러일으켰다.
한 제약사는 1천억달러 이상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이를 밝히면서 어떤 제약사가 타격이 큰지 궁금증만 불러일으켰다.

이는 제약산업의 피해상황을 잘 알리기 위한 과정에서 피아식별에 실패 아군을 저격한 분석결과로 보인다. 외부 데이터인 50대 빅파마의 각사별 22년 매출실적보고 기준 미국시장의 의약품 매출이 450억 달러를 넘는 곳이 없다.

외부데이터를 갖고 들어오면, 특정 3개 정도의 제약사는 26년 협상약가 적용이후 10년간 20품목 약가협상시에도 미국시장에서 10% 전후, 50품목 확대시에는 최소 20%이상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투자를 피해야할 제약사는 어디냐는 궁금증을 자아낼 떡밥을 던진 셈이다. 

분석내용은 전제조건인 약가관련 리베이트 영향을 배제했다는 오류를 제외하면 꾀나 신중한 분석이다. 결국 회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일부 제약사에 극심한 피해가 집중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관련해 21년 비슷한 추정치에 대한 신빙성 있는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연 최대 50품목 약가협상시 절감액을 추정한 의회 보고서는 10년간 4560억 달러(한화 약 534조원)의 의약품 지출 절감액을 추정했다. 

두 보고서의 차이는 협상약가의 민간보험/비급여 적용 여부 이외 다른 조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조건의 차이에 따른 절감(또는 매출) 추정액은 엇비슷하다.

정치권은 21년 메디케어 약가협상법안 도입시 법안 'HR 3' 대로 최대 약가협상 품목을 50품목으로 확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말 그대로 몇몇 제약사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적극 협상에 참여하라는 압력이다.

제약업계는 로비를 통해 연 최대 협상품목을 20품목으로 낮춘 현행 인플레이션 감소법 자체를 무력화하는 법정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대응하는 한편 정치권의 위협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세다.

아무튼 아스텔라스가 엑스탄디가 첫 약가협상 품목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 미 정부상대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상이 아님을 확인 소를 취하하는 해프닝에 이어 이번에는 아예 아군에 피해가 가는 오인 사격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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