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변동성, 심혈관계 질환 발생에 영향"…"'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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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변동성, 심혈관계 질환 발생에 영향"…"'관리' 필요"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11.13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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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고혈압학회, 혈압 조절 효과 약제 지속적 사용 권고"
그제고시 빌로 교수, "CCB계열 약물, 장기지속·혈압 강화 우수"

"최근 유럽고혈압학회가 발표한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가급적 1일 1회 투약하면서 혈압 조절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에, 혈압 변동성 조절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더라도 그 중요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다뤄졌다고 볼 수 있다."

그제고시 빌로 교수(Grzegorz Bilo, 이탈리아 오솔로지코 연구소 산 루카 병원)
그제고시 빌로 교수(Grzegorz Bilo, 이탈리아 오솔로지코 연구소 산 루카 병원)

최근 고혈압 치료 목표에서 평균 혈압 감소와 함께 '혈압 변동성'이 또 다른 관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 치료의 전문가들은 심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해 혈압 변동을 최소화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고혈압학회에서도 올해 2023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정확한 혈압 측정의 중요성, 혈압의 변동성 감안한 혈압 측정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혈압 변동성'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진 않았으나 가급적 1일 1회 고혈압약제를 투여하면서 혈압 조절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하는 선에서 권고 내용이 수정됐다. 

이 같이 혈압변동성이 부각되는 시점에 한국을 찾은 글로벌 고혈압 치료 전문가 그제고시 빌로 교수(Grzegorz Bilo, 이탈리아 오솔로지코 연구소 산 루카 병원)를 뉴스더보이스가 만나 고혈압 치료에서 혈압 변동성의 임상적 의의와 효과적인 혈압 변동성 관리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혈압 변동성은 왜 중요한가.

혈압이 고정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다양하게 변화한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 밝혀진 자명한 사실이다. 이때 일정 기간이나 상황에 따라 혈압이 변화하는 상태를 ‘혈압 변동성’이라고 한다. 기존의 많은 임상연구들에 의하면 혈압이 높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의 이환 및 사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 규명되었는데, 최근에 단순히 평균 혈압이 높고 낮음을 떠나, 혈압 변동성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에 일정 수준 기여하는 인자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혈압 변동성 관리 중요성이 더욱 대두됐다. 

한편, 혈압 변동성에는 무작위로 변화하는 형태 뿐만 아니라 체계적 변동성도 있다. 예를 들어 혈압은 일반적으로 저녁에는 낮아지고 아침에는 상승하는데, 고혈압 환자에서 아침 시간대에 과도한 혈압 상승이 확인되는 경우 위험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실제로 혈압 변동성이 큰 환자들의 경우 혈압 변화의 폭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 시점에 측정한 단 하나의 수치만 가지고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

-혈압 변동성은 어떻게 측정하나.

혈압 변동성을 잘 관리하려면 올바른 혈압 측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혈압 변동성의 측정은 ▲24시간 활동혈압 ▲가정혈압 ▲진료실혈압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검사 결과에서 혈압의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난 환자들은 치료 예후도 부정적이다. 혈압 변동성 수준을 파악한 후에는 다른 위험인자들을 잘 통제해, 변동 폭이 더 커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 변동성 관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아직까지 명확한 권고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관련해서 권고안이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유럽고혈압학회가 발표한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가급적 1일 1회 투약하면서 혈압 조절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에 혈압 변동성 조절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더라도 그 중요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다뤄졌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의료진으로서 실제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는 주지하고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혈압 변동성도 일정 부분 가이드라인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장기 지속형 약제가 있음에도 여전히 혈압 변동성이 중요한 이유는?

혈압 변동성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장기 지속형 약제가 있음에도 여전히 치료 효과가 짧게 유지되는 약제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명확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칼슘채널차단제(CCB) 중 일부 약제들은 단순히 장기 지속형 약제라는 점 이상으로, 혈압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일부 실험 데이터에 의하면 칼슘채널차단제는 환자들의 혈압 관련 자율 조절 기능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자율 기능(Autonomic Function)도 개선시킨다는 일부 실험 데이터가 있다. 따라서 이 분류의 약물들이 효과의 장기 지속 외에도 다른 기전을 통해서도 혈압 변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장기 지속형 약제가 등장한 만큼 혈압 변동성의 중요성이 낮아진 것은 아닌가.

대개 혈압은 저녁에 떨어지고 아침에 오르기 때문에, 혈압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혈압 약을 복용하는 시간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인식했었다. 이 같은 이슈에 대한 연구들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진행되었는데,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혈압 약은 아침과 저녁 중 언제 복용해도 관계가 없다는 명확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혈압 약을 저녁에 복용할 경우 아침 복용 시 보다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오전 시간대 복용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다. 치료에 있어 또 중요한 점은 환자의 삶을 복잡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루에 여러 번 약을 복용하기 보다는, 가급적 1일 1회 복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혈압 변동성이 높은 환자는 어떻게 관리하나.

혈압 변동성이 큰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혈압 조절 효과가 장기 지속되는 약제를 통해 혈압이 꾸준히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혈압 변동성 감소와 혈압 조절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칼슘채널차단제가 타 약제 대비 혈압 변동성 조절에 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디하이드로피리딘 계열의 노바스크(성분 암로디핀베실산염)는 이와 관련된 임상적 근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치료제다.

-혈압 변동성에 대한 노바스크의 임상 데이터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노바스크의 핵심 강점은 CCB 약제 중에서 혈장 반감기가 가장 긴 약제로 약효가 오래 유지된다는 점, 같은 계열 중에서 임상적 근거를 가장 많이 축적했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노바스크는 64%의 높은 생체 이용률과 혈장에서 약 45시간의 긴 반감기로 24시간 안정되게 지속적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대조군 대비 혈압 변동성을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CCB 계열 니페디핀(Nifedipine)과 이뇨제를 비교한 INSIGHT 임상연구와 딜티아젬을 이뇨제 및 베타차단제와 비교한 NORDIL 임상연구 모두 주요 결과에 대해 매우 중립적이었다. 노바스크는 고혈압 환자에서의 유의미한 아웃컴 데이터가 나온 유일한 CCB 약제이므로 혈압 관리에 상당히 큰 의미를 갖고 있다. 

CCB계열과 베타차단제, ACEi, ARB 등 다른 계열 약물들 간 비교 연구를 살펴보자면, 대표적으로 노바스크를 사용한 경우와 이뇨제인 인다파마이드(Indapamide) 및 ARB 제제인 칸데사르탄(Candesartan)의 병용 요법을 비교한 The X-cellent Study 연구에서도 노바스크의 결과가 더욱 유의미했다. 이렇게 CCB 계열 약물들은 약물의 장기 지속 효과 외에도 혈압을 강하시켜주는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같은 CCB 계열 내에서도 노바스크가 1위라고 본다.

-한국의 경우 ARB를 먼저 쓰고, 이후 CCB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현재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CB와 ARB 모두 1차 약제로 권고되고 있다. 개별 환자별로 평가하면서 고려한다면 ARB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한 가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노바스크의 경우 환자들 간 나타나는 반응성에 있어서 별다른 편차 없이 환자 대부분에서 높은 반응률을 보인다. 

반면 ARB는 개별 환자의 호르몬 프로파일에 따라 나타나는 반응성에 차이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안지오텐신 시스템의 활성도가 높은 환자들은 활성도가 낮은 환자들 대비 더 높은 ARB 반응을 보이는 특징도 있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서 어떤 약제를 선택할지 결정한다.

환자의 건강상태나 특성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는 것에 대한 예시를 두 가지 더 들어보겠다. 첫 번째로는 아프리카계 인종에서는 ARB 계열 효과가 다른 인종 대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가이드라인의 경우, 아프리카계 영국인의 경우 고혈압 1차 치료제로 CCB 혹은 이뇨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가임기 젊은 여성인 경우다. 가임기의 젊은 여성에서는 ARB 계열이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 약제를 사용할 경우 상당한 주의가 요구되며 혹은 사용을 아예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많은 환자들에게 고혈압 치료를 위해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환자가 혈압이 높고 심혈관계 위험도 높은 상태라면 단일 약제만으로는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젊으면서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지 않고, 혈압도 아주 높은 수준이 아닌 환자의 경우 단일요법을 우선 고려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고혈압 3/4제 복합제 복용에도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탈리아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한 환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소 3제 요법 등을 동원한 가이드라인 기반 치료를 적절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치료 저항성 고혈압 환자로 일단 분류된다.

이 경우 혹시 환자들에게서 발견하지 못하고 간과한 2차 혈압 관련 요소들이 있는지 여부를 살핀다. 예를 들어, 내분비 문제나 심장 동맥 협착증 등 기타 다른 원인으로 인한 혈압 조절 문제가 있는지 찾아보고, 원인을 찾으면 고혈압 치료로 넘어간다.

또 환자들이 병원에 와서 혈압을 잴 때마다 혈압이 상당히 높고 조절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일 때, 집에서도 그러한 지, 혹은 병원에 올 때마다 불안 등으로 인해 혈압이 치솟는 상황인지를 같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른 원인들을 다 확인하고, 고혈압 문제 여부도 확인해 본 이후 환자가 복약 준수를 잘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치료 저항성 고혈압으로 보이는 것이 약을 안 먹어서 발생하는 문제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약을 먹었다고 고 답할 것이므로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원인들을 제거한 뒤 실제로 치료 저항성 고혈압인 경우, 필요에 따라 다른 약제들을 추가한다. PATHWAY-2 연구 등에는 이런 경우 스피노놀락톤(Spironolactone) 계열의 약물들이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다. 이외에도 독사조신(Doxazosin) 등 알파차단제도 같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 관리를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지난 몇 년 동안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은 계속 확대됐다. 그 형태는 패치, 시계, 반지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기기를 사용하면 고혈압 환자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언제 어디서든 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상당히 잠재력 있는 분야지만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할 정도로 적극 활용하기까지는 아직 더 많은 연구와 근거 축적이 필요하다. 이미 고혈압 측정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들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들이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는 사견이 아니라, 실제 ESH(유럽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현재로서는 일상진료에 이러한 디바이스들의 적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혈압의 변동성을 잘 관찰 및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압의 측정 수치 자체가 정확하게 나와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확한 추적 관찰인지 여부가 의문이라면 이를 통해 추정하는 혈압 변동성도 같이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정확도 문제는 혈압 변동성 측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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