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의 날'이 있어도 초고위험환자 적정 치료는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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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의 날'이 있어도 초고위험환자 적정 치료는 먼 길?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8.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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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발표됐지만 현실은 '따로국밥'
의료계,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 55 mg/dL미만으로" 

9월 4일은 ‘콜레스테롤의 날’이다. 최근 정부도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에 관리해야 하는 선행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이상지질혈증’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콜레스테롤 중 ‘LDL 콜레스테롤’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의 발생과 재발 예방을 위해 관리가 매우 중요한 인자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발병 가능한 심근경색은  첫 발생 시 사망률은 약 20~30% 수준이지만 재발하면 사망률이 약 68~85%까지 급격하게 증가한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국내외 학계에서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기병력을 가진 환자의 경우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55 mg/dL미만으로 설정했다. 관련해 치료제로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 등 PCSK9 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최신의 진료 지침을 반영하지 못하는 급여기준 때문에 국내 초고위험군 환자 일부는 진료지침에 따른 LDL 콜레스테롤 강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급여 기준을 보면 PCSK9억제제 급여 기준은  기존 지질 저하제(스타틴+에제티미브) 사용에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70mg/dL 이상인 경우로 설정돼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를 비롯 국내외 진료지침에서 초고위험군에 제시한 목표치 55 mg/dL미만는 차이가 있다. 

심근경색 등을 겪은 초고위험군 환자일지라도 스타틴, 에제티미브 등의 기존 지질저하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55 mg/dL 이상 70 mg/dL 미만이라면 PCSK9 억제제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의료진과 환자들이 직면하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심근경색 등을 경험한 초고위험군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70 mg/dL 이상 나와도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초고위험군이라는 것을 다시 입증해야 한다. 

급여 기준이 심근경색 과거력이 있더라도 추가적으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을 앓았었거나, 최근 1년 이내에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경험하는 등 주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요인을 2개 이상 경험했어야 한다고 설정됐기 때문이다. 

1개만 경험한 환자라면 혈관 재관류 시술경험이나 당뇨,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울혈성 심부전 등 9개의 고위험요인 중 2가지를 동반하는지 여부를 다시 증빙해야 한다.

환자가 적정한 치료를 위해 '적정한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현실이 이러하자 의료계와 환자들까지 급여기준 간소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PCSK9억제제의 급여 기준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1개라도 경험했다면 고위험요인 확인이 필요 없도록 급여 기준이 간소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이식 전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핵심위험 요인 중 하나로 그 관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문제로 직결된다"면서 "특히 LDL콜레스테를 관리가 시급한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요인이나 기타 고위험군 요인이 몇 개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그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를 적용하는 복잡한 과정은 진료 과정을 번거롭게 하고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거나 지연시키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급여 기준이 일선 진료현장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면서 “PCSK9억제제 급여기준이 최신의 연구결과와 지침에 맞춰 심근경색 등을 겪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고위험환자라면 다른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이력이나 고위험요인을 확인할 필요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효율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LDL 콜레스테롤 기준 수치를 55 mg/dL 미만으로 낮추는 등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런 노력이 '콜레스테롤의 날'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시키고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재발 예방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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