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연 4회 축소 운영…"거수기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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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연 4회 축소 운영…"거수기 전락 우려"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06.0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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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매달 회의 방식 분기별 전환…전공의 정원 조정 '새판짜기'
수도권·비수도권 균등 배분 합리화 "수련교육 심의 안건 그렇게 없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교육 내실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정례회의 축소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현정부 필수의료 강화 대책방안 한축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조정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에 끌려가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열린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존 매달 회의 방식을 연 4회 회의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최근 열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매달 회의 방식을 연 4회 회의로 조정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복지부는 최근 열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매달 회의 방식을 연 4회 회의로 조정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16년 12월 23일 시행된 전공의법에 의거해 2017년 1월 제1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시작으로 올해 출범 7년차를 맞고 있다.

복지부 직속 심의 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수련병원 평가와 지정, 전공의 인력수급 계획, 수련규칙 및 수련계약 표준안 개발, 전공의 선발시험 관리 및 수련 관련 민원 접수와 조사, 처리 등 인턴과 레지던트 그리고 수련병원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총 13명으로 구성된 위원은 3년 임기로 제1기와 제2기를 거쳐 올해 3월 뒤늦게 제3기 운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복지부가 매달 열린 정례회의를 연 4회로 축소시킨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지난 6년 동안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매달 정례회의 방식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및 수련교육 안건을 심의해 왔다. 코로나 사태와 함께한 제2기에서도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 매달 화상회의를 통해 꼼꼼히 안건을 논의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지방 거주 위원들을 위한 배려와 복지부의 새판짜기라는 시각이 교차하는 형국이다.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주목하는 이면에는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조정 문제가 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필수의료 대책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필수의료 전문의 양성을 위한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조정 문제가 담겨 있다.

세부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을 6대 4에서 5대 5로 조정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조정은 의료계 내부의 '뜨거운 감자'이다. 

지방 수련병원 전공의 확대는 수도권 수련병원 전공의 축소 그리고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변화를 의미한다. 전공의 1명이 귀한 상황에서 수련병원과 전문학회 그리고 전공의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현안인 셈이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정례회의 축소 배경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복지부는 연 4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수시 회의를 하겠다며 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정원 조정 방안을 정한 상황에서 분기별 열리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의견수렴 명분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시각이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의료계 인사는 "전공의법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설치 운영을 명시했을 뿐 회의 개최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매달 열린 정례회의를 연 4회로 제한하는 것이 적정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교육 관련 논의할 사항이 그렇게 없나"라고 반문했다.

위원을 역임한 다른 인사는 "충분한 논의 없이 복지부가 원하는 방안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종용하는 모양새"라면서 "전공의 정원 조정 문제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들이 복지부와 소속 병원 눈치를 보는 거수기로 전락될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 현황. 올해 3월 출범한 제3기부터 5개 분과위원회 중 조사위원회는 사실상 폐지됐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 현황. 올해 3월 출범한 제3기부터 5개 분과위원회 중 조사위원회는 사실상 폐지됐다.

전공의협의회(회장 강민구)는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출범 초기부터 문제점을 예고한 바 있다.

전공의협의회는 지난 3월 입장문을 통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13명 중 사용자인 교수가 10명이며, 전공의 측 위원은 2명에 불과하다. 사용자 단체를 벗어난 제3의 독립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구 회장은  "전공의 정원 조정에 대한 의견 반영 및 실질적인 수련환경평가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주 80시간을 지키지 않은 병원은 거의 없다고 나오나, 이는 실질적으로 거의 주어지지도 않은 식사 및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하고 타인의 아이디를 이용해 진료와 처방을 실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은 ▲의협:임인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명예원장, 강민구 전공의협의회장(고려의대), 조승우 전공의(한양대병원) ▲병협:유희철 전북대병원장(위원장), 윤을식 고려대의료원장, 김성우 공단일산병원장 ▲의학회:박정율 고려대 안안병원 교수, 이승구 세브란스병원 교수, 이유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전문가:김영대 부산대병원 교수, 이근미 영남대병원 교수. 주재균 전남대병원 교수 ▲복지부: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당연직) 등 1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수련환경평가위원회 5개 분과위원회 중 전공의 수련과 민원 접수와 조사, 처리를 담당해 온 조사위원회는 민원 접수 수가 적다는 이유로 기관평가위원회에 통합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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