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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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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간신경통 없는 폐암 로봇 수술법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정우현 교수가 가장 대표적인 폐암 수술 후유증으로 꼽히는 ‘늑간신경통’이 없는 새로운 수술 기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폐암 환자 수는 약 11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30%가 증가했다. 갑상샘암을 제외한 암 중 발병률 1위, 빈발하는 암이지만 생존율은 췌장암 다음으로 낮아 연간 약 1만 9천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폐암은 3기초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갈비뼈 사이(늑간)에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경을 삽입하여 폐를 절제하는 ‘늑간 흉강경 수술’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법에도 단점이 있다. 비록 2~3개의 작은 구멍에 불과하지만 갈비뼈 사이를 절개해야 하는데, 이곳에는 척수로부터 갈라져 나온 늑간 신경(갈비뼈 사이 신경)이 위치하고 있어 수술 후 신경 손상 및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늑간 신경이 손상될 시 환자들은 숨을 쉴 때마다 찌릿하거나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을 평생 앓게 된다. ‘늑간신경통’이라고 불리는 이 통증은 폐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더라도 약 40%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을 깊게 쉬기 어렵고 신체 활동도 제한되는데다가, 심할 경우 호흡곤란이 오며 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수술 후 삶의 질과 예후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우현 교수는 가장 아래쪽 늑골(갈비뼈) 밑에 절개창을 내고(subcostal route), 흉강경 대신 수술 로봇을 이용해 폐를 절제하는 ‘늑간 보존 로봇 폐절제술’을 고안하여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기존에도 맨 아래 갈비뼈 밑으로 흉강경 기구들을 넣어 폐절제술을 시행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수술 기구의 한계로 폐를 안전하게 절제해내는 데 필요한 각도와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우현 교수는 몸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술 로봇이라면 늑간 보존 폐절제술을 시행하는 데 적절할 것으로 판단, 수술 로봇을 적용하였고 지난 2년간 50여건을 시행해 모두 성공했다.

정우현 교수는 “폐암 수술이 잘 되더라도 늑간 신경이 손상되면 숨 쉴 때마다 통증 혹은 불편감이 느껴져 긴 시간동안 삶의 질 저하를 겪는 환자분들이 많다”며, “본 수술법의 경우 늑간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관련된 신경통 및 후유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늑간 신경은 호흡근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폐 재활에도 유리하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해당 수술법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수술법은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저널 ‘JTCVS Techniques’에 게재됐다.

줄기세포 기술로 변이형 협심증 병인 규명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연구팀이 자가 만능줄기세포를 혈관세포로 분화시켜 변이형 협심증 환자의 체내에서 발생하는 혈관 경련·수축 발생 기전을 확인한 체외실험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동맥이 경련·수축을 일으키면 심근혈류가 저하돼 ‘변이형 협심증’을 유발한다. 변이형 협심증의 주요 증상인 흉통은 새벽이나 아침에 주로 생기며, 만일 취침 전 혈관확장제를 제대로 투여하지 않으면 새벽 동안 심장 급사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처럼 급사의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질환임에도 지금껏 변이형 협심증의 발생기전에 대해선 정확하게 연구된 바 없었다. 실제 관상동맥을 채취해 실험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변이형 협심증의 병태생리 기전을 규명하고자 서울대병원 심혈관연구단이 지난 20년간 축적해 온 자가 만능줄기세포 노하우를 활용했다. 먼저 변이형 협심증 환자 및 정상인의 말초혈액 속 단핵구를 이용해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 후, 역분화 줄기세포를 다시 분화시켜 관상동맥 평활근세포 및 내피세포를 획득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획득한 평활근세포에 혈관 수축 유도제를 투여한 결과, 정상인군과 달리 변이형 협심증 환자군의 평활근세포에서는 강하고 연속적인 수축이 일어났다. 특히 환자군은 세포내 칼슘 농도가 정상인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칼슘 농도 증가 반응이 1회에 그친 정상인군과 달리 2회 이상의 칼슘 반응을 보였다.

정상인군과 환자군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환자군의 평활근세포는 정상인과 달리 단백질 붕괴를 막는 수모화(SUMOylation) 과정의 항진으로 인해 칼슘 조절 채널인 서카2(SERCA2a) 단백질이 세포의 소포체 부위에 누적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즉 칼슘 조절을 담당하는 서카2 단백질이 붕괴하지 않고 누적되면서 대량의 칼슘이 세포내로 유입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자극이 강하고 연속적인 평활근세포 수축 반응을 일으켜 결국 변이형 협심증 증세를 유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칼슘 농도를 정량화된 그래프로 표현하자, 정상인군과 환자군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이로써 칼슘 농도가 변이형 협심증을 진단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근거가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환자별로 변이형 협심증 치료제의 최적 투여 농도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치료제를 다양한 농도로 각 환자유래 세포에 처리했다. 이로써 환자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약물 및 농도를 확인해 기존 변이형 협심증 약물 치료의 난제였던 부작용을 최소화할 길을 열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김효수 교수는 “줄기세포 역분화 및 분화 기술을 이용해 체내 혈관을 체외에서 구현하고, 혈관 이상현상의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해 의미가 크다”며 “현재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암 줄기세포에 의한 재발성 암 정복, 고령환자의 근감소증 재생치료법, 심부전환자의 심근재생치료법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 바이오치료유닛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분야 권위지 ‘바이오머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 IF 15.9)’에 게재됐다.

정중궁인대증후군 대신 새 이름 ‘호두까기복통’ 제안

반복적으로 극심한 복통을 일으키는데도 진단이 어려운 정중궁인대증후군을 발병 기전에 따라 보다 직관적인 ‘호두까기복통’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김지은 교수, 건강의학본부 강미라 교수 연구팀은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IF=4.725) 최근호에 정중궁인대증후군의 ‘새 명칭’과 함께 ‘감별진단 기준’을 발표했다.

정중궁인대증후군(Median arcuate ligament syndrome, MALS)이란 복부 상부의 정중궁인대가 복강동맥을 아치 모양으로 가로지르면서 복강신경절을 누르는 탓에 통증이 생기는 병을 말한다. 

복강 내 주요 장기가 몰려 있는 탓에 다른 병과 헷갈리기 쉬운데다, 병 자체가 흔한 것도 아니어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모르다 보니 극심한 복통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데도 통증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려야 하는게 환자들의 현실이다. 증상에 맞추어 치료를 하는데도 차도가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이 병의 이름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도 병의 인지도부터 개선해야 진단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연구팀은 정중궁인대증후군을 ‘호두까기복통(nutcracker ganglion abdominal pain syndrome)’이라 부르자고 했다.

호두까기복통이라고 이름 붙인 건 정중궁인대가 복강동맥을 감싼 모양이 호두를 누르는 호두까기와 비슷해서다. 

원인불명 복통으로 병원 이곳저곳을 헤매는 환자들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질환의 발병 특징을 병명에 담아 환자나 의료진이 병을 인지하기 쉽고, 기억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또 호두까기복통을 확진할 표준진단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새 감별진단법도 논문에 제시하였다. 

호흡에 따라 횡격막이 움직이기 때문에 횡격막 움직임에 의해 호도까기복통이 발생한다. 호흡과 자세 변화에 따른 통증의 강도가 변하고, 식사나 배변과 상관없는 통증이라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임상적 특징과 영상검사에서 나타난 생리적 특징을 종합해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원인불명 복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에게 새 진단기준을 적용하였고, 의심 정도에 따라 그룹을 분류하였다. 

이들 중 호두까기복통이 매우 의심되는 환자에게 혈관조영 CT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호두까기복통으로 최종 진단하여 감별진단법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전향적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원인불명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호두까기복통에 해당하는지 감별진단법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이풍렬·김지은·강미라 교수 연구팀은 “원인 질환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복통이 지속되는 경우 식이나 배변과 관계없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등 호두까기복통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환자들도 알아야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의사가 알아야 한다. 드문 질환이긴 하지만 복통 원인이 확실치 않다면 논문에서 제시한 감별진단 기준을 참고해 호두까기복통인지 확인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호두까기복통이 확인되면 정중궁인대 위치가 정복될 수 있도록 흉식호흡 매뉴버를 먼저 시도해 보기도 하고, 통증의 원인이 신경절 압박이므로 신경통증 조절제 투여가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경우에 따라 수술적인 교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국내 유일 '류마티스 예방접종 클리닉' 열린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이 류마티스질환 환자의 맞춤형 예방접종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류마티스 예방접종 클리닉’을 내달 1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류마티스질환은 자가면역질환 중 염증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100여 가지 질환을 통칭하는데, 환자들은 면역저하자이면서, 동시에 각종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류마티스질환 환자들은 코로나19, 독감 등 감염질환의 고위험군에 속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적인 의료진의 면밀한 검토 후에 체계적인 예방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감염내과장 김봉영 교수는 “감염병은 질환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능하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라며 “이번 ‘류마티스 예방접종 클리닉’ 운영을 통해 면역저하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감염내과 김진남 교수도 “류마티스질환 환자들의 감염질환 발생비율과 중증도를 낮춰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류마티스 예방접종 클리닉’은 매주 화요일 오후에 감염내과 의료진으로 운영되며, 전화 및 온라인 예약을 통해 진료가 가능하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은 이번 ‘류마티스 예방접종 클리닉’ 개설로 류마티스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간 다소 간과되었던 독감, 폐렴구균, 간염, 대상포진 등의 성인 예방접종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뿐 아니라 류마티스질환 환자들의 면역 저하 수준과 기저 질환 종류에 따른 환자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통해 류마티즘 치료의 4차 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국내 의료기관 최초 ESG 보고서 발간

고려대학교의료원이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주요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2 고려대의료원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의료기관이 작성한 최초의 ESG 리포트로서 고려대의료원의 지속가능경영 추진 노력과 주요 성과를 대내외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속가능 보고 기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s와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원칙을 적용해 기술된 해당 보고서는 고대의료원과 산하기관(의과대학,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주요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소비 등의 환경 지표, 노동·인권·환자 권리 등을 담은 사회적 지표를 비롯해 윤리경영, 재무정보, 이해관계자 중대성 평가 등 다양한 전문영역을 상세히 담고 있다.

무엇보다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 K-ESG 등의 국내외 기존 ESG 지표를 분석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려대학교의료원 ESG 관리 지표’가 공개되어 관심을 끈다. 해당 지표는 재생에너지 사용, 인권 관리체계 수립 등의 국제 필수 지표와 환자친화경영, 지역사회공헌 등 의료기관 실정에 맞는 영역에 가중치가 부여되어 ESG 실천에 대한 국내 의료기관들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범 기관 차원의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고대의료원은 산하 캠퍼스 및 병원의 에너지 사용 및 탄소배출, 의료 폐기물 관리 현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저감하고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탄소배출 감축 시나리오’를 시행하고, 상생·윤리경영 등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통해 환자들에게 사회적이고 친환경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의료기관은 연구와 치료, 교육의 중심이자, 지역공동체에 높은 파급력을 가진 사회적 기관으로 일반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게 되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은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초일류 기관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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